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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구입하려다 사기당한 '보스의굴욕'

[사건X파일] 조양은 재떨이 한 번 더 들뻔한 사연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8/11/28 [13:18]
세상 무서울 것 없을 것 같던 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58)이 사기를 당했다. 1970~80년대 주먹세계를 주름잡았던 조씨에게 사기를 친 겁 없는 사람은 30대 의사. 지난해 8월 재떨이로 사람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조씨는 보석으로 풀려나 이 의사를 통해 영국제 고급 승용차 벤틀리를 리스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는 조씨를 상대로 1억2000만원의 이문을 남겼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씨는 수사를 의뢰했고, 결국 법원은 의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억2000만원을 조씨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주간현대>가 사건을 재구성했다. 
 

재떨이 폭행사건으로 복역 중인 양은이파 조양은 의사에게 사기당해 
1억2000만원 뜯기고 수사 의뢰…사기 친 의사 징역1년 실형 선고…


영화 같은 화려한 삶을 살았던 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58)이 지난해 30대 의사에게 억대 사기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양은 상대로 사기 친 간 큰 의사
 
지난 11월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에 따르면 법원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의사 a(3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억2000만원을 조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970~80년대 주먹세계를 주름잡았던 조씨에게 30대 의사가 사기를 친 것.

▲"에이~ 창피해"  주먹세계를 주름잡던 전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이 지난해 30대 의사에게 사기를 당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07년 8월 조씨는 재떨이로 후배의 머리를 내리치고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보석으로 풀려났다.

승용차를 한 대 구입하고 싶었던 조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a씨를 통해 영국제 고급 승용차인 벤틀리 자동차를 리스 계약했다.

계약은 a씨의 명의로 하되 리스 보증금을 비롯한 비용은 조씨가 부담하고 자동차를 넘겨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조씨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 리스 보증금을 5600만원으로 약정했지만 조씨에게 1억76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거짓말한 것. a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조씨는 두 번에 나눠 이 돈을 모두 지급했다.

순식간에 1억2000만원의 차액을 손에 넣은 a씨는 쾌재를 불렀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조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모 연예인이 조씨에게 “리스 보증금으로 너무 많은 액수를 지불했다”면서 a씨에게 속은 사실을 일깨워준 것.  

사실을 알게 된 조씨는 a씨에게 넘치게 지불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조씨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사죄 문자를 보내는 등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이에 조씨는 수사당국에 손을 내밀었고 결국 a씨는 사기죄로 법정에 서게 됐다.
 
사기혐의 a씨 “억울하다”
 
사기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a씨는 법정에서 “조씨가 사업자금 수백억원을 주선할 테니 차를 한 대 뽑아 달라고 요청해 리스 계약을 했다”면서 “보증금 차액은 조씨가 약속한 자금을 마련해 주지 않아 이를 변제하는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나 증인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씨는 배상신청인 자격으로 공판 때마다 법정에 출석해 진술했고, 재판부는 혹시 증인들이 조씨를 두려워해 진술에 어려움을 느낄까봐 분리 심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에게 유리한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씨와 a씨 사이에서 주선자 역할을 한 참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a씨에게 불리한 진술서를 남긴 뒤 자살해버려 a씨는 결국 자신이 주장한 무죄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비록 초범이기는 하지만 피해액이 1억20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이고,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았으며, 수법에 비춰 죄질이 불량해 엄벌에 처한다”면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조씨에게 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억울함을 주장하며 항소했고 이에 따라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조씨는 “수입차 판매회사 직원이 전후 사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사기를 방조했다”면서 “보험금과 리스료, 초과지급 보증금 등 1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b리스 회사를 상대로 옥중에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초과 보증금을 요구했을 때 실계약자인 조씨에게 물어보지 않아 사기를 당했으니 회사측이 범행을 방조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판 내내 억울함을 호소했던 a씨의 주장이 항소심에서는 받아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같은 삶 살았던 조양은
 
조양은은 지난 2005년 10월 초 서울시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후배 황아무개(45)의 머리를 재떨이로 내리치는 등 폭행을 행사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가 위험한 물건인 재떨이를 사용해 폭행했고 출소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누범 가중처벌 기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만큼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는 1980년 이후 7번이나 구속 수감을 반복하며 출감 때마다 세상을 상대로 갱생을 약속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 1980년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5년형을 선고받고 1995년 만기 출소한 조씨는 옥중에서 약혼한 약혼자와 '새 삶'을 약속하며 하객 2000명이 모인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과거를 영화(보스)로 제작하기도 했으며 이후 각종 간증 행사에 참여하고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과거를 청산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997년 8월 조씨는 필로폰 밀반입 시도와 조직원 살해 지시 등 10가지 범죄 혐의로 또 다시 구속됐다.

이후 혐의의 일부만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998년 8월 출감했고, 당시 조씨는 “이제 정말 신앙생활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신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이조차 얼마 가지 못했다. 2001년 12월 필리핀 카지노에서 20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또다시 구속된 것. 10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2002년 10월 출소한 조씨는 출소 3년 만인 지난 2005년 화를 참지 못하고 ‘재떨이’를 휘둘러 현재 대구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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