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행랑이 으뜸이다!

[고전소통]주위상계(走爲上計)

이정랑 중국 고전 평론가 | 기사입력 2021/04/29 [10:56]

▲ 이정랑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남사(南史)’ ‘단도제전(檀道濟傳)’에 다음과 같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유송(劉宋)의 정남대장군(征南大將軍) 단도제(檀道濟)가 북위(北魏) 정벌에 나섰다. 먼 길을 행군하느라 병사들은 지쳤고 식량도 제때 보급되지 않아 상당한 곤경을 치르고 있었다. 역성(歷城.-지금의 산동성 역성현)에 이르자 마침내 식량이 바닥을 드러냈다. 여기서 단도제는 모래를 가마니에 담아 식량인 것처럼, 쌓으면서 병사들로 하여 ‘양식 가마니 수를 큰 소리로 세게’ 하는 ‘창주양사(唱籌量沙)’의 계략으로 적을 속이고 무사히 귀환했다.

 

역시 ‘남사’ ‘왕경칙전(王敬則傳)’에 실린 내용이다. 남조의 송나라가 망한 후 소도성(蕭道城)이 스스로 황제라 칭하니 그가 바로 제(齊) 고조이고, 이로써 남제(南齊)라는 왕조가 시작되었다. 왕경칙(王敬則)은 소도성 밑에서 보국장군(輔國將軍)이라는 자리에 있었다. 글은 몰랐지만, 위인이 교활하고 야심이 컸다. 명제(明帝) 소란(蕭鸞) 때 왕경칙은 드디어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명제는 중병을 앓고 있던 터라 금세 위기 상황이 닥쳤다. 명제의 아들 소보권(蕭寶卷)은 도망갈 준비를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왕경칙은 득의만면해서 비꼬았다.

 

“저들 부자는 자신들이 지금 무슨 방법을 취하려는지도 모를 것이다. 단공(檀公)의 36계 중 ‘줄행랑이 으뜸’이라는 계책이다. 암! 일찌감치 달아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른바 ‘36계’는 계책이 많다는 뜻이지, 계책이 모두 합쳐 36가지라는 뜻이 아니다. 뒷날 완성된 ‘36계’도 군사 계략이 36개라는 것이 아니라, 음양 학설 중 태음(太陰)에 해당하는 수인 6x6=36이란 뜻으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계략을 비유했을 뿐이다. 그 조목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넌다’는 ‘만천과해(瞞天過海)’, 제3자로 하여금 나의 경쟁자를 치게 한다‘는 ’차도살인(借刀殺人)‘, ’매미가 껍질을 벗듯 후퇴한다‘는 ’금선탈각(金蟬脫殼)‘, ’잡으려면 일단 놓아주라‘는 ’욕금고종(欲擒故縱)‘, ’조호이산(調虎離山)‘ 등등이 있다. 그, 중에서 ’주위상계‘는 맨 마지막의 제36계다.

 

‘주위상계’는 불리한 형세에서 적과의 결전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투항‧강화‧퇴각이 포함되어 있다. 세 가지를 서로 비교해보면, 투항은 철저한 실패, 강화는 절반쯤 실패, 퇴각은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도망’이 상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도망’이 각종 책략 중에서 상책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단도제의 안전한 퇴각이나, 송나라의 필재우(畢再遇)가 ‘양을 거꾸로 매달아 북을 치게 하는 ’현양격고(懸羊擊鼓)‘의 계략으로 안전하게 군대를 퇴각시킨 것 등은 적의 절대 우세를 차지하고 있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상책이다. (’현양격고‘ 참조)

 

‘싸워 이길 것 같으면 싸우고, 그렇지 못하면 달아나라’는 말도 결국은 같은 말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달아나느냐 하는 것에는 반드시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현대적 조건에서 군대의 기동력‧반응력‧정보 수집력이 엄청나게 발전해 있기에, 제대로 도망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j6439@naver.com

 

*필자 : 이정랑

언론인. 중국 고전 평론가. 칼럼니스트.

 

j6439@naver.com

The line haengrang is the best!

[Classical Communication] Ambient Offset (走爲上計)

-Jung-Rang Lee, Chinese Classical Critic

 

The following facts are recorded in'Namsa' and'Dandojejeon'. Dahndoje, General Jeongnamdae-gun of Yoo Song, set out to conquer the northern latitude. His soldiers were exhausted from marching the long way, and food was not supplied in time, causing considerable trouble. When we reached Yeoseong(歷城, now Yeoseong County, Shandong Province), food ran out at last. Here, the Dandoje deceived the enemy and returned safely with the tactic of the ‘Changju Yangsa’, which ‘strengthened the number of cultivated bales aloud’ using the soldiers while stacking them as if they were food in a bag of sand.

 

It is also the content that appeared in'Namsa' and'Wang Gyeongcheokjeon (王敬則傳)'. After the fall of the Song Dynasty of the Nam Dynasty, Sodo Castle called himself Emperor, and he was the Go Dynasty, and the Nam Dynasty began. Wang Gyeong-cheok (王敬則) was in the position of General Boguk (輔國將軍) under Sodoseong Fortress. I didn't know the text, but the great man was cunning and ambitious. During the turmoil of the proposition, Wang Gyeong-cheol finally rebelled. At that time, the proposition was suffering from a serious illness, so a crisis situation quickly struck. So Bo-kwon, the son of Myeong-je, prepared to flee. Upon hearing this news, Wang Gyeong-cheol was sarcastic.

 

“They have no idea what they are going to do now. It is a tactic called ‘the best in line haengrang’ among the 36 divisions of Dan-Gong (檀公). cancer! It would be better to run away early.”

 

The so-called '36 gye' means that there are many tricks, not that there are 36 ways in total. The ‘36 Gye’ completed in the later days did not mean that there were 36 military tactics, but it was just likened to an incalculable tactic that means 6x6=36, which is the number corresponding to the taeum among the yin-yang theory. Some examples of these items are'Mancheongohae (瞞天過海)', which means'deceive the sky and cross the sea','Chado murder', which means letting a third person beat my rivals, and'Cicada cuts the shell. There are'Geumseon Dealgak (金蟬脫殼)', which means to retreat as if naked,'Yokgeum Gojong' (欲擒故縱), which means'Let's get caught,' and'Johoisan'. Among them, “Ambient Upper System” is the last and final 36th system.

 

“Ambient Offset” includes surrender, reinforcement, and retreat as a method to avoid a decisive battle with the enemy in an unfavorable situation. Comparing the three, surrender is a thorough failure, reinforcement is a half-failure, and retreat is a way of leaving room for failure to turn into success. Therefore, in such a situation, it is said that'run away' is the best solution. However, this does not mean that'run away' is the best strategy among various tactics.

 

The safe retreat of the Dandoje, or the safe retreat of the army through the tactics of'Hyunyang-ryokgo', which ``Hang the sheep upside down and make the drums beat'' by Pil Jae-woo of the Song Dynasty, occupy the absolute dominance of the enemy. It is the best solution that came out of a situation where you could hardly win. (Refer to'Hyunyang High School')

 

‘If you feel like you will win by fighting, fight, if not, run away’ is the same word in the end. For what and how to run away, it is imperative to adapt. Since the military's mobility, reaction power, and information gathering power have been tremendously developed under modern conditions, it is emerging as a very important question whether it is possible to escape properly. j6439@naver.com

 

*Writer: Jeongrang Lee

Journalists. Chinese classic critic. Columnis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브레이크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