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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출신' 첨단 인터넷신문 발행인의 급 변환적인 삶…수필적인 접근

문일석 인터넷신문 발행인 전후 '3대 뿌리론'•••“나의 뿌리는 바람이고, 태양이고, 녹색이려니•••”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20/08/06 [12:45]

▲ 문일석 본지 발행인. 필자의 피 속에는 농사꾼의 피가 흐르고, 또 흐르려니•••지리산 칠선계곡에 올라 지게를 져봤다. 농사꾼 모습이 어울리는 이유는? 나의 뿌리가 농사꾼이었기 때문이리라.   ©브레이크뉴스

알렉스 헤일리(미국의 흑인 소설가. 1976년 소설 '뿌리'로 퓰리처상 수상)의 소설 '루트(root-뿌리)'가 있다. 노예로 살던 흑인들의 삶이 촘촘하게 묘사돼 있다.

 

필자(1952년 생)도 나의 루트(뿌리)를, 수필(隨筆=붓 가는 대로)적 접근으로 펼쳐본다.

 

나의 뿌리는 시골-대 이은 농부집안이다. 나는 전남 담양군 수북면 풍수리 700번지에서 태어났다. 이 마을은 500여년 정도 이어온 문씨 집성촌이다. 마을 앞에 평야가 있고, 2km쯤 떨어진 곳으로 영산강이 흐른다. 3km쯤 떨어진 북쪽으로 병풍산-3인산이 있다. 평야에는 1년 내내 풍광이 가득했다.

 

부친 1세대-나(문일석은 둘째아들)2세대-아들 3세대로 이어진다. 부친은 대대로 이어온 농사꾼 집안의 농부였다. 전통적으로, 벼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지게도 짊어졌다. 벼 베기도 했다. 탈곡도 했다. 그러하니 나는 100% 시골 촌놈출신이다. 온 영혼, 온몸이 촌놈 출신이다.

 

그런데 나로부터 커다란 질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농경사회, 나의 이전 조상들은 대대로 농부였다.

 

난 어릴적에 아버지한테 무척 두들겨 맞으며 자랐다. 아주 어릴적, 나는 구타를 당하면서 "하나님이 있다면 아버지를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응답이 전혀 없었다. 아버지는 무질서한, 동물에 버금가는 나를 매질로 다스렸으리라.

 

난 문씨 집성촌 출신으로, 문씨의 한 사람으로, 토종 문씨였다. 문중 출신 가운데, 고향인 시골, 담양에 있는 고등학교를 처음 졸업했다. 나의 시대부터 비로소 현대문명 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이때 태어난 게 행운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농업의 여러 가지를 학문으로 공부했으나 전형적인 아버지 농사꾼의 맥, 그 뒤를 잇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19세까지 소년농부였다. 그 후 탈 농촌 했다. 서울로 상경할 때 나의 주머니에는 당시 돈 3천원이 들어있었다. 극 극빈자였다. 서울에 올라와 겨우, 대학을 졸업했다.

 

농부 출신으로 기자-작가-시인, 그리고 첨단 인터넷 신문사인 브레이크뉴스의 발행인까지 됐다. 몇 주간신문의 편집국장을 거쳐 주간신문인 '주간현대' '사건의 내막' 발행인으로 23년 세월을 보냈다. 농사꾼 출신으로 허구 헌 날 볼펜, 타자기, 컴퓨터 자판과 함께 살아왔다. 

 

현대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도 5년여 살아봤다.

 

전통 농부의 삶이 급 변환, 변동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눈 뜨면 변하는 급 변환시대, 이런 시대에 정착하느라, 쉼 없는 노력이 가해졌다. 속도 빠른 급변환의 시대라, 이후 얼마나 변환할지 모른다.

 

내 막내아들(여기에서 막내아들을 거론함은 질적 변환에 따른 언급)은 아마 나의 뒤를 이어 집안 처음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4년 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박사과정(생명공학)에 입학, 현대-첨단 문명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위스콘신주립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이수 중이다. 필자 전후 3대, 그 가운데 3대시대인 그의 세대는 과연 어떤 질적인 변환이 이뤄질까? 궁금해진다. 

 

나의 DNA 속에는 농사꾼 기질이 살아있을 것이다. 조상 대대로, 그 뿌리가 농사꾼이었으니까. 

 

마찬가지로 내 아들들, 그들의 DNA 속에도 평야의 풍광기질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부모세대로부터 3대째인 아들세대는 과연 어떤 변환, 어떠한 새 세상이 열리게 될까? '자유로운 우주여행' 시대에 살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인인 허유 화가(전 교수)는 '겨우 3류인생'인 오늘의 나에 대한 평에서 "호남출신 신 명문가"라고 추켜세우면서 "장수해서 명예와 부를 향유하라"고 권면했다. 정헌석 박사는 "악조건 환경에서 신분상승을 도모했다"면서 "피땀 어린 노력"을 칭찬해줬다. 농사꾼 출신 무지렁이-알거지를 '신분상승' 시켜준 미국식 자본주의여, 고맙다. 자본주의여, 진정으로 고맙도다!

 

들판의 바람과 그 들판을 비추인 태양, 그리고 들판에 자란 녹색 벼-보리, 그런 원초적인 것들이 원래 나의 고향이었으리라. 나의 뿌리에 해당된다. 

 

그러하니 바람처럼, 태양처럼, 녹색 식물처럼•••의연하게 살아가면 된다. 아! 나의 뿌리는 바람이고, 태양이고, 녹색이려니•••.나 남아있는 존명의 기간, 나의 뿌리였던 바람과 햇볕과 녹색을 흠모하며 살아가리다. 

 

<집필 후기>필자 개인의 삶, 하류인생인. 그저 그런 인생인, 미미한 족적이, 누군가의 삶을 비교하는 거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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