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살리기" 위한 긴급 훈수 몇 가지

노 대통령의 지지율 올리기는 너무 쉬운데 왜 그걸 못할까?

정광일 기자 | 기사입력 2005/08/17 [01:57]

<더 이상 비판은 무의미, 차라리 훈수해야 할 판>

언론들이 노무현대통령 줄기차게 비판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제발 좀 정신차리고 잘 좀 하시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집권기간 내내 그 강도가 더 하면 할 수록 실책이 늘어만 가고 있다는 것에서 이제 더 이상 비판할 의욕도 사라진다. 때문에 이제는 방향을 바꿔 차라리 '훈수'를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입만 열면 사고친다'는 인식을 없애는 방법에 대한 훈수>

노무현대통령이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첫번째 이유는 '대통령의 말씀' 때문이다. 무슨 말씀만 했다하면 십중팔구 그 말씀이 화근이 돼서 말씀하기 이전 보다 비판을 더 받는다.

이제는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 기회가 주어질 때 마다 절대다수 국민들은 "이번에는 또 무슨 말로 문제를 만들어내는지 지켜 보자"는 식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기자회견이건 국민과의 대화이건 각종 행사의 연설이건 그리고 무슨 인터넷 편지쓰기 이건 간에 '입만 열면 사고친다'는 것이 이제는 정설에 가깝다. 오죽하면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일정기간 정지된 그 때가 '대한민국이 가장 평온한 시절이었다'는 말이 나올까?

따라서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높이기 훈수 첫번째는 그야말로 말을 하지 말든지 말을 하려면 그 말에 대해서 이중 삼중으로 사중으로사전 검증시스탬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의 말씀이 밖으로 나가면 어떤 반응이 나올것인가 하는 것을 사전에 철저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언제나 처럼 자신의 말에 대해 국민적 오해가 커지면 " 내 본 뜻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변명하기에 바쁘다. 물론 청와대 비서실 먼저 해명하기에 급급하다.  

이번 8.15경축사 내용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화합의 메세지 속에 오히려 국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송곳같은 대목이 어디 한 두군데인가, 이런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청와대에 비서실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비서실이 문제인지 대통령이 문제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연정제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훈수>

최근에 문제가된 연정도 마찬가지다. 여러가지로 연정제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마구 쏟아졌지만 무엇 보다 먼저 연정제안에 대한 절차가 상식과 크게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엄청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 연정제안을 정치적 절차를 무시하고 출처도 분명치 않게 슬그머니 언론에 흘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나중에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식화하는 과정이 당당하지 못했 뿐 만 아니라 한나라당을 염두에 둔 연정제안이었다면 여기에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할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과의 관계를 먼저 진지하게 재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조그마한 중소기업도 제품개발이나 핵기적인 정책 등 '뉴스'를 만들어내서 발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여러가지 작업을 거치는 것이 원칙인데 하물며 국가을 경영하면서 이 처럼 주먹구구식이 어디 있는가,

노 대통령의 연정제안이 그 동안 척결해야할 대상이라 지칭해온 한나라당과의 한팀 구상을 의미한 것이었다면 과거 한식구였던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을 더 명확히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 1야당인 한나라당에게 노대통령이 연정을 제안했다는 것에는 "민주당과의 분당을 크게 잘못된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이 사실상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잘 살것이라고 큰 소리치고 가출했는데 객지에서 실패하고 다시 귀가 하기가 쑥스러워 고향동네 옆 집주인에게 방 한 칸 달라고 할 처지에 무슨 체면같은 것을 따질 것인가, 이미 연정제안 자체가 체면을 다 깍아버린 것인데 무슨 말인들 못할까.

때문에 연정제안에 앞서 "민주당과의 분당은 잘못된 정치실험이었으며 그로 인해 상처받은 많은 옛동지들에게 큰 유감을 표한다"는 분당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반성이 있고 난 후에 연정을 제안했다면 그 많은 비난은 크게 줄었을 것이다.

민주당과의 분당은 노 대통령이 책임져야할 분명한 업보이고, 노대통령이 풀어야할 정치적인 과거사의 일면이다. 유신독재시대의 과거사가 죽어있는 과거사라면 민주당과의 분당으로 인해 뒤틀린 정치구도는 현재 살아있는 과거사인 셈이다. 살아있는 과거사의 정리를 미루면 그 만큼 불행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자가 복리로 불어나는 부채를 먼저 갚아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그렇게 강한 의지로 밀어부치려는 과거사 정리는 민주당 분당 과거사부터 화끈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자신과 직결된 직접적인 '민주당 분당과거사'에 대해 책임있게 사과반성하고, 다시 한번 새로운 기분으로 힘을 합치자고 했다면 연정성사여부와 관계없이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지금 보다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안기부 도청사건을 푸는 문제에 대한 훈수>

국가권력이 불법적인 도청행위를 장기간 동안 해왔다는 것에 국민들의 분노가 모아졌다.

물론 재벌과 언론사 사주가 정치권과 결탁해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거래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 소위 x파일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문제지만 1차적인 문제는 도청 그 자체다.

그리고 2차적인 문제는 재벌들의 불법정치자금 커넥션이고, 그 다음이 불법도청물의 유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불법도청을 자행한 당사자가 아닌 제 3자가 테이프를 유포한 것은 사실 문제라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가장 먼저 단죄돼야할 대상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권력기관 국정원이다.

따라서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노무현대통령이 할 수 있는 첫번째 발언은 "김대중 정부에서도 불법 도청이 있었다는 것을 공개하라"는 지시가 아니고, 국정원에 대한 과감한 쇄신, 즉 국정원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이 기회에 어두운 역사의 상징물인 국정원을 철저하게 재정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오히려 조금은 올랐을 것이다.

이 부분은 아직도 늦지않다. 이미 국회에서 국정원 해체론을 포함한 재정비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대한 노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잃어버린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국정원은 도청을 안하는 '참 좋은 국정원'이라고 감싸고,  그 이전의 국정원, 즉 노벨평화상을 받고 도덕적으로 깨끗하다고 주장해온 김대중정부시절 국정원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도청을 일삼아온 '구시대적 국정원'이라고 몰아부치는 것을 국민들이 그대로 용납할 수가 있겠는가?

이번 사건은 x파일 사건이 아니고 국정원의 도청 사건이다. 그래서 국정원은 스스로 자체조사해서 그 내용을 중간에 발표할 자격이 처음부터 없는 수사대상인 것이다.수사대상에게 자기변명할 기회를 줄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다. 자숙할 기회만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5.16군사쿠데타의 산물로 만들어져 그 동안 정치사찰의 대명사로 요인을 납치해 수장을 시도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고문을 밥 먹듯이 자행했고, 용공조작을 일삼았으며 불법도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요인을 납치살해하고 그 시체를 유기한 권력기관 국정원정리 작업을 과거사 정리 첫 번째 사업으로 하겠다는 발표를 할 수 있다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들로 부터 엄청난 박수를 받을 것이다.

과감한 국정원 쇄신이나 재정비, 이것 역시 죽어있는 과거사가 아니고 살아 움직이고 있는, 정리가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는 이 시대의 중요한 과거사다.

'노무현대통령이 김대중 전대통령을 x파일 속으로 집어 넣으면서 병원에 입원시키고, 공교롭게도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이 병원에 사람을 보내 극진한 예의를 전하면서 퇴원시킨다'는 시중의 요상한 뒷말을 무성하게 만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노무현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방법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것은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매우 쉽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입버릇 처럼 외쳤던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집권 기간 내내 국민들로 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 이유가 다름 아닌 그토록 강조해온 '상식과 원칙'을 잊어버리고 '청와대 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독기를 품고 특정세력에게 공개적인 선전포고 하듯이 연설문 작성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고, 경축일은 경축일에 맞는 연설문 원고가 작성되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고, 대통령의 연설문 한글자 한글자는 그 파급효과를 사전에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 역시 원칙과 상식이다. 언제까지 대통령 말씀을 가지고 추가해명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가,

연정제안은 안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지만 굳히 해야만 했다면 순서와 절차, 그리고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진실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다. 연정제안을 깜짝 쇼 처럼해서 국민들은 어리둥절하게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동안 무성했던 합당론이니 한 뿌리론이니 해왔던 민주당과의 문제를 연정제안에 앞서 결과 예측이 쉽지 않지만 진실하게 접근해 보는 성의를 갖는 것이 원칙과 상식이다.

안기부 도청사건은 글짜 그대로 안기부가 불법행위를 한 사건이다.누구를 먼저 혼낼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권력기관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해왔다면 그 기관이 단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원칙과 상식이다.불법으로 녹취된 내용을 끄집어 내어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문제는 나중 문제 즉, 2차 적인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20%대라면 이것은 대통령 개인의 불행 차원을 넘어 이 시대를 살고있는 전체 국민들의 불행이기에 더 이상은 무의미한 비판이 아닌 '노무현 살리기 훈수'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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