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개발아젠다'(DDA) 도하할 묘수는?

허상만 대한민국 농림부 장관님 전상서

김유원 | 기사입력 2004/09/11 [13:02]

참여정부에 입각하신 것을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내년 말로 바짝 다가선 '도하개발아젠다(dda)'가 장관님의 어깨를 짓눌러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겠군요.

2001년 11월 14일, 카타르의 수도 도하. 1995년 wto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다자간 무역협상인 뉴라운드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지요.

이에 따라 우리 나라를 비롯한 각 회원국은 2004년 말까지 세부협상을 거쳐 이른바 '새로운 세계무역질서'를 창출하는 새 규범을 확정짓기로 했었지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1년 연장됐지만 말입니다.

지금 국내 농·수·축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개방 속도에 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분야의 경우, 우리측 입장이 묵살돼 쌀을 비롯한 농산물 개방 폭이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농심은 노심초사하고 있지요.

당초 우리 나라는 완전한 시장 개방을 막을 수 있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시장 접근 및 국내 보조금 항목에서 '실질적(substantial)'이라는 문구 대신에 '점진적(progressive)'이라는 표현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바람에 국내 시장은 이래저래 운신하기가 힘겹게 된 상황입니다. 여기서 한 닭고기 전문업체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십시오.

"정부는 축산업 가운데 계육(닭고기)산업이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중점 육성하고 있죠. 하지만 이 분야마저도 이미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닭고기 수출국으로 부상해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가 살 길은 무엇입니까?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겠지요. 미국 계육업체 '타이슨(tyson)'처럼 덩치를 최대한 불려서 말입니다. 이 업체는 육류회사인 ibp를 인수·합병함으로써 세계 최대 축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요.

"이제라도 농촌정책 대전환하라"

허상만 장관님! 이제 긴장감이 맴도는 '요주의 지역'으로 발길을 옮겨보겠습니다. 여기는 쌀과 마늘, 고추, 참기름 등이 애물단지로 바뀌어버린 농가입니다.

현재 농산물의 평균 관세율은 67%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1986∼94)에 따라 올해까지 62.4%로 감축하기로 돼 있는 터에 뉴라운드 선언문이 채택돼 더 좁혀질 운명이지요.

고율 관세품목인 마늘(372%), 고추(279%), 참기름(651%)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쌀은 어떻습니까? 재고 누적으로 농가에 시름을 안겨주더니 얼마 안 되는 보조금(2001년 당시 1조7,200억원)마저도 제대로 못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체제에 '내던져진' 형국입니다.

역대 정부 가운데 '농촌 경제 살리기'에 제대로 나선 정부가 있었나요? 그러니 국내 쌀 시장의 국제경쟁력은 취약 그 자체일 수밖에요. 그저 추곡수매 등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으니 말입니다. 그 결과 우리 쌀은 태국이나 미국 쌀보다 최대 9배나 비싸고, 아이로니컬하게도 창고엔 재고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허 장관님! 이제 농촌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까지 원시적인 농정으로 '우는 아이 달래기'에 급급해 할 것인가 말입니다. 가격지지 정책보다는 논농업 직불제 등 소득지지 정책을 과감히 펴고, 농촌환경 개발 등 적극적인 농정을 시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본 게임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효과적인 협상전략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리고 유럽연합과 일본, 노르웨이 등 동병상련 국가와 공조방안도 강구하십시오.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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