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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최초 대규모 팬미팅.. 2천명 '1분 매진' 단상

티켓 구매 대기자도 5천명.. 리그 인기 좌우 '위력 입증'

박진철 기자 | 기사입력 2023/05/18 [17:43]

▲ 김연경 선수  © 박진철 기자



'배구 황제' 김연경(35·192cm)의 인기는 시즌과 비시즌 구분이 없다. 또한 팬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김연경이 스포츠 선수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단독 팬미팅'을 실시한다.

 

김연경은 오는 20일 오후 6시 서울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 대극장에서 120분 동안 단독 팬미팅을 실시한다. 좌석은 2000석 규모다. 티켓 가격은 7만7000원, 1인당 1매만 구매할 수 있다.

 

지난 4월 21일 팬미팅에 참석할 티켓 예매를 실시한 결과, 예매 오픈 1분 만에 2000석이 매진됐다. 일부 팬들은 팬 게시판에 자신이 예매할 때 '대기자 순서'가 5000명이 넘은 화면을 캡처한 인증샷을 올리며 혀를 내둘렀다. 특급 아이돌 슈퍼스타의 팬미팅에서나 볼 수 있는 열기이기 때문이다.

 

암표상까지 달라붙는 바람에 팬들이 좋은 자리를 놓치는 등 혼선이 초래되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장소가 너무 작다. 6000석 규모의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팬미팅은 규모와 팬들의 참여 열기 측면에서 김연경 개인적으로도 최초일 뿐만 아니라, 배구계는 물론 스포츠 선수 전체를 통틀어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다.

 

김연경은 팬미팅을 통해서 자신에게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막혀 있었던 팬들과 소통 및 공감대 형성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팬미팅은 방송인 박경림 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림은 각종 시사회, 제작 발표회 등 대형 행사에서 단골 MC로 등장해, 탁월한 진행 솜씨를 발휘해 왔다.

 

'김연경 인기'는 비시즌이 없다.. 팬미팅 사회 '박경림'

 

비시즌에 마련한 단독 팬미팅임에도 엄청난 팬들이 몰린 점을 보면, 지난 시즌 여자배구가 V리그 역사상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는 걸 새삼 절감케 한다.

 

실제로 지난 시즌 여자배구는 관중 기록에서 V리그 역사상 전례도 없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깨기 어려운 신기록이 나왔다. 김연경이 흥행을 주도한 흥국생명 팀이 V리그 정규리그에서 남녀 배구를 통틀어 '최다 관중 경기' 1위부터 21위까지 싹쓸이를 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2006-2007시즌과 2013-2014시즌에 당시 최고 인기 팀이었던 현대캐피탈이 남녀부 전체 최다 관중 경기 1위~7위까지 독차지했던 것이 최고 기록이다.

 

그만큼 지난 시즌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작성한 대기록은 앞으로도 다시 나오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김연경만이 깰 수 있는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구계 '김연경 은퇴 이후 준비' 어디쯤?

 

지난 시즌 V리그 전체 인기를 통째로 좌지우지할 위력을 입증했던 김연경이기에 배구계 안팎에선 '김연경 은퇴 이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는 각 프로구단들이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프로 리그는 종목을 막론하고 인기 상승 또는 하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국룰'처럼 존재한다. 바로 국내 선수 중 대중 스타의 존재와 팬덤 형성 유무다.

 

때문에 어떤 리그가 높은 인기를 누리다 하락세로 굳어진 핵심 요인을 설명할 때, 전문가들은 '국내 스타와 팬덤의 소멸'을 가장 먼저 꼽는다. 흔히 '스타의 대가 끊겼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뛰어난 기량의 외국인 선수가 아무리 많아도, 돋보이는 국내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리그 인기 상승에 거의 효과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오히려 역효과 측면이 더 강했다.

 

그만큼 한 종목의 리그 인기를 유지하거나 회복시키는 데, 국내 스타 선수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 리그가 대중 스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일부 종목의 프로구단은 연봉 협상 때 방송사 예능 프로 출연 횟수가 많을수록 연봉을 더 주는 옵션을 달 정도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리그 인기가 떨어지면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도 방송사다. 해당 종목의 중계 순위를 뒤로 밀어버린다. 인기 있는 다른 종목과 경기 시간이 겹치면 중계를 포기하거나 녹화 중계로 돌리는 일이 지금도 비일비재하다.

 

방송사 입장에선 기업 광고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선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나 팬덤이 많은 프로그램이 최우선 기준이다.

 

일부 마니아 팬과 구단 관계자들만 남아서 아무리 '경기력 좋다'고 희희낙락해봐야 방송사는 철처히 외면한다. 중계에서 밀려나면, 대중적 관심도와 인기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지난 시즌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은 2개의 스포츠 전문 채널이 모두 프로야구 인기 팀 경기 대신, 여자배구 경기를 동시 생중계했다. 반면, 다른 겨울철 프로 리그의 챔피언결정전은 골프 채널로 옮겨서 중계하기도 했다.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지난 시즌 도중 김연경이 은퇴를 고민 중이라는 언론 인터뷰가 나오자, 가장 전전긍긍한 곳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아니라 V리그 주관 방송사들이었다는 얘기는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니다.

 

인기 하락 '국룰'.. 스타·팬덤 소멸, 방송사 외면, 정책 찬물

 

'프로'라는 간판을 달고 리그를 운영하는 순간, 경기장을 채워주고 TV로 시청해주는 팬들이 떠나면 추락하는 게 숙명이다. 팬이 없으면 프로 리그는 존재 이유도, 존립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떨어진 인기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는 상승 추세일 때보다 2~3배 이상 힘들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리그 인기가 떨어지면 또 다른 악순환이 공식처럼 반복된다. 꼭 하락 타이밍에 프로 리그를 주관하는 연맹이 잘못된 정책으로 하락 속도를 더 가속화시키거나, 구단이 선수들에게 갑질하고 인권 침해 사례가 횡횡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큰 논란이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팬덤' 운운하며 팬들을 향해 훈계하고 질타하는 오만과 착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타 선수와 팬이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을 주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김연경 열성 팬들도 기부금을 모아 김연경 모교 배구부에 전달하거나, 튀르키예 지진 피해 성금 모금에 동참해 거액을 만들어내는 등 모범적 사례를 많이 남겼다.

 

지금은 팬덤을 적극 활용해서 스타 선수, 프로구단 모기업이 서로 윈윈하는 프로다운 운영과 스타 마케팅이 절실한 때다. 그런 과정 속에서 대중 스타를 키워내는 역량이나 노하우도 쌓인다. 그러나 현재 프로배구 구단들은 그런 부분에서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연경 같은 초특급 스타는 앞으로 나오기 불가능에 가깝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올림픽 4강 후광 효과로 팬덤이 형성된 양효진, 김수지, 김희진, 박정아 등 고참급 선수들까지 하나 둘 은퇴하기 시작하면, 다른 프로 리그의 하락세 전철을 밟아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결국 강소휘, 정호영, 이다현 등 후계 세대들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각광을 받고, 대중 스타로 발돋움해야 한다. 구단들도 각 구단의 후계 세대 선수들이 팬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포스트 김연경'은 김연경이 V리그에 있을 때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김연경이 은퇴하는 순간, 골든타임도 지나버릴 수 있다.

 

한편, 김연경은 20일 팬미팅을 마치면, 곧바로 여자배구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표팀의 튀르키예 전지훈련에 동행하기 위해 22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출국한다. 김연경은 대표팀 어드바이저(고문)으로 선임돼, 후배 대표팀 선수들을 적극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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