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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정말 고혈압을 일으킬까?

박광균 의학박사 | 기사입력 2021/10/19 [13:44]

▲ 소금이 건강에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논쟁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맥매스터 대학교(McMaster University)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듐 저감 캠페인은 중국 등 소듐을 많이 섭취하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설득력이 없다. 18개국 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어떤 나라도 소금을 하루 5 g 먹는 예는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앤드루 멘트(Andrew Ment) 교수는 고혈압, 뇌졸중 등 소듐의 부작용은 요리할 때 간장을 아끼지 않는 중국 사람에서만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인은 소듐을 하루 평균 5 g(소금 12 g)을 섭취한다. 연구진은 오히려 소듐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심장 마비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하면서 소듐을 적당히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 브레이크뉴스


한번쯤 해외에 나가 피자를 먹어 본 사람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짭짤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짜게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와 당연히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은 나쁜 것으로 뇌리에 박혀있다. 정말 소금은 어는 정도 먹는 것이 적절하고, 어느 정도 이상 먹으면 나쁠까?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권장량 소금 5 g(작은술 하나 정도, 소듐 기준 2000 mg, 3세 미만 유아의 경우 700 mg)은 과연 적합할까? 1일 섭취권장량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많다. 2005년 소듐(나트륨) 저감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많은 단체에 영향을 주었던 미국 의학학술원(IOM) 조차도 2014년 5월 연구에서 1일 섭취량 2,300 mg 이하가 건강에 좋은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오늘날도 소금의 하루 필요량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놀랍게도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과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 주로 육식을 하는 사람과 채식을 하는 사람, 모두 똑같은 양의 소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와 토질 등의 자연환경과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사람마다 소금 섭취량이 달라야 한다. 체질, 나이, 직업, 거주지역 등 각각의 환경에 따라 소금 요구량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소금을 많이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 적게 요구하는 사람도 있으며, 어떤 날은 소금을 많이 필요로 하고,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김은숙, 정진기가 쓰고 그린 “백년 면역력을 키우는 짠 맛의 힘”에 있는 내용을 보자. 월급을 소금으로 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던 소금이 오늘날 왜 이리 괄시를 받는 처지가 되었을까? 짜게 먹으면 고혈압에 걸린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처럼 인식되면서 소금은 ‘소리 없는 살인자’ ‘성인병의 근원’과 같은 억울한 꼬리표를 덜게 되었다. 사람들은 소금이 우리 몸과 삶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기 전에 무지막지한 오해부터 쌓이게 된 것이다. 맛은 있지만 건강을 위해 멀리해야만 하고 심각한 중독을 부른다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 의료계와 학계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 강력한 소금 저감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사실을 보며 사람들은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있을 거라 생각들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나라 보건 당국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이 내세운 기준을 근거로 저염식 정책을 펼치는 동안 미국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소금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한국과 일본, 프랑스 등이 비만 인구도 적고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낮다면서 미국의 저염식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 고혈압학회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맥캐런(David A. McCarron) 박사는 “소금 섭취는 뇌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다(Physiology, not policy, drives sodium intake)”라고 일갈했다(Am J Hypertension 26:1191-1193, 2013).

 

2011년 5월 20일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올린 최창균의 ‘소금은 생명이다’를 인용해보자(https://cbe.snu.ac.kr/ko/board/free_board/view/20491). 태아가 자라는 엄마 뱃속의 양수는 바닷물과 같다. 소금이 아니라면 태아는 안전하게 자랄 수 없다. 사람 몸 안에도 소금이 들어있다. 인체 내 혈액의 염분(소금) 농도는 0.9%이고, 세포의 염분 농도 역시 0.9%이다, 병원에 입원해 맞는 생리식염수 역시 0.9%이다(우리는 이것을 등장액으로 배웠다.). 0.9%를 유지해야 삼투압에 의해 물을 끌어들이지 않게 되며, 혈액의 산성화도 막고 신진대사를 도와준다. 심장은 소금 농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 몸 어디에도 암이 발생하지만 심장에는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엄밀한 의미에서 심장에도 암 발생 확률이 낮지만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심장이 폐나 위와 달리 외부물질과 직접 접촉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심장은 평생 움직이기 때문에 외부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세포가 없는 머리카락, 손톱, 발톱 외에는 다 암이 생길 수 있다). 옛날부터 심장을 염통, 즉 소금통이라 불렀다. 사람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도 40여일 정도 살 수도 있고 뜨거운 사막에서 먹을 거 하나 없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숨을 쉬지 않거나 물과 소금을 먹지 않을 경우 살 수가 없다. 인간 생명의 고향인 엄마의 뱃속에 있는 양수는 바닷물이다. 봉급을 뜻하는 셀러리(salary)의 어원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이다. 로마시대에 공무원의 봉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는데 이를 라틴어로 ‘salarium’이라 하였다. 이것이 샐러리의 어원이다. 군인의 영어 ‘soldier’ 역시 봉급을 받는 군인이란 뜻이다. 샐러드(salad) 역시 소금에서 유래한 말이다. 채소에 소금을 뿌린 음식을 ‘salade’라고 했다. 실크로드 이전에 이미 소금길(salt road)이 있었다. 로마제국이 건설한 세계 최초의 무역로인 살라리아 가도(Via Salaria)는 바다로부터 소금을 나르는 소금길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에는 아직도 소금길이 남아있다. 유목민들이 야크 때를 몰고 목숨을 걸고 수백 km 떨어진 소금호수에 가서 소금을 채취해 시장으로 운반했다. 고대 이집트에서 미이라를 만들 때 시신을 소금물에 절인 뒤에 만들었다.

 

2010년 1월에 캘리포니아대학교 커스틴 비빈스 도밍고(Kirsten Bibins-Domingo) 연구팀은 ‘하루에 소금 3 g을 줄이면 한 해에 뇌출혈 66,000명, 심장마비 99,000명을 예방할 수 있고, 9,2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으며, 240억 달러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Bibins-Domingo K 등, N Eng J Med 362:590-599). 소금의 비극은 염화나트륨(NaCl)에서 시작된다. 즉 논문에서 말하는 소금은 천일염이나 죽염이 아니라 정제염 또는 암염이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서 이온수지 막으로 중금속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얻어낸 염화나트륨의 결정체이다. 암염은 다이어몬드와 같은 결정구조를 하고 있는 광물로 천연에서 산출되며, 화학성분은 염화나트륨이다. 그러므로 정제염이나 암염은 염화나트륨만 있고, 칼슘이나 포타슘[영어식은 potassium이고 독일식은 칼륨(kalium)이다]과 같은 미네랄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바닷물은 각종 미네랄이 용해되어 있어 그 자체가 미네랄의 보고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 역시 염화나트륨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 있다. 천일염 가운데 미네랄이 풍부한 것은 갯벌 염전에서 만들어 진다. 우리나라 천일염과 프랑스 게랑드(Guérande) 천일염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정제소금에는 각각 칼슘 1037 ppm/161 ppm, 칼륨 3701 ppm/870 ppm, 마그네슘 10,266 ppm/10 ppm, 인 89 ppm/0.3 ppm, 황 7,459 ppm/33 ppm으로 정제소금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부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하정옥/박건영, 1998). ppm이란 parts per million의 약자로 백만분율로 백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미량성분의 농도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즉1L 속에 1 mg이 들어 있는 것이다. 참고로 히말라야 핑크솔트에는 1~10 mg의 요오드가 들어 있다. 그러므로 많이 섭취해도 칼슘, 포타슘, 인, 셀레늄, 망간, 아연 등의 미네랄이 작용하여 몸 안에 과다하게 들어온 소듐을 배설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천일염은 세계 최고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도 미네랄 함량(칼슘과 마그네슘)이 무려 3배나 높다. 우리나라 서해안 천일염의 염화나트륨 함량은 80~85%이고. 15~20%는 미네랄 성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소금을 먹고 있을까? 인간의 몸속에 필요한 것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이다. 당연히 미국 의사들의 이론은 염화나트륨만 있고 미네랄이 없는 소금을 먹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의사들이 미국 의학의 영향을 받아 염화나트륨이 소금(천일염과 구분하지 않고)이라 생각하여 소금을 당연히 먹지 말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 의사 월렉(Joel Wallach)이 쓴 책 ‘죽은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Dead Doctor don’t Lie)’라는 책을 보면 소금을 섭취하게 했더니 환자들이 약을 끊었다는 임상실험을 설명하기도 한다. 미국 의학 학문을 배운 의사들이나 영양학자들의 지시에 의해 모든 국민들은 소금을 제한하며 먹고 있다. 그나마 먹는 소금도 천일염이 아니라 맛소금, 꽃소금 등 정제염이다. 소금은 과식이란 게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많이 넣으면 짠 것이 아니라 써서 먹을 수 없다. 우리는 천일염을 사 오랫동안 저장하는 과정에 간수를 빼게 되는데, 간수란 짠맛을 내는 소금이 거의 없고 염화마그네슘(MgCl2)과 황산마그네슘(MgSO4)이 주성분이며 소량의 염화칼륨과 염화나트륨이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간수가 쓴 맛(MgCl2 때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금의 맛이 좋도록 간수를 제거한다. 삼풍식연 지성규 회장이 2013년 식품저널에 기고한 ‘소금의 짠맛은 나트륨 때문이 아니다’라는 기고문에 보면 소금의 맛은 짠맛이지만 소금의 질이 높으면 각종 미네랄 덕분에 짠맛과 함께 단맛을 느낄 수 있다(염화나트륨 함량이 80% 정도에서 단맛이 난다). 소금의 맛은 제조과정에서 소듐[영국식 sodium, 독일식 나트륨(natrium)]과 염소의 존재 비율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중성을 기준으로 소듐 함량이 많아지면 단맛이 나고, 염소량이 많아지면 신맛을 동반한 기분 좋지 않은 쓴맛을 갖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의 짠맛은 소듐 맛이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짠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은 소듐 때문이 아니라 염소를 동반한 중성염의 맛이기 때문이다. 천일염의 소듐 함량은 80~85%이고, 정제염은 98~99%이다. 식품공전 상 식염의 수분 규격을 보면 천일염은 15% 이하, 재제소금은 9% 이하, 구운소금이나 용용소금과 정제소금은 4% 이하, 가공소금은 5.5% 이하로 되어 있다. 간혹 기계공정으로 탈수를 하여 간수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탈수 천일염이라 한다). 간수란 바닷물로 소금을 생산하는 과정 중에 소금이 되지 않고 남은 액체이며, 소금이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물이 생성되기도 하는 데 이 역시 간수라 한다. 맛좋은 소금은 간수가 적당히 빠져 손에 물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꼬들꼬들해야 단맛이나 맛좋은 소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도 써서 못 먹을 만큼 소금을 많이 먹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짜게 먹으면 몸이 물을 달라고 보채기 때문에 이때 물을 마시면 된다. 세계적으로 소금 생산 비율을 따지면 바다에서 얻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전 세계 소금의 약 90%가 암염일 정도로 대부분 호염(호수에서 얻는 소금)이나 광산에서 캐는 경우(암염)가 많았다. 우리나라 경우 서해안에 염전이 많다 보니 바다에서 소금을 얻기가 쉽다고 생각들을 한다. 바다에 접해 있더라도 비가 많이 오거나 바닷물을 온전히 가둘 수 있는 지형이 아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염전을 제대로 형성할 수 없는 곳이 더 많다. 우리나라 제주도 역시 소금을 만들 수 없어 갯바위를 이용해 소금을 조금 얻을 수 있었다. 제주도 애월읍 구엄리 해변의 구엄 포구 옆에 돌 염전이 있다. 파도가 갯바위 끝에서 부서지고, 너럭바위 형태의 바위가 있어 가능했다. 문명시대 이후에도 암염은 천일염에 비해 우위에 있었는데, 암염은 순도가 높은 결정질 염화나트륨인데 비하여 천일염은 해수에 포함된 다른 미네랄의 영향으로 더 쉽게 조해되거나, 불순물로 포함된 유기물 등에 오염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는 바다에서 얻은 소금을 보존용으로 쓰기 위해선 오랜 기간 동안 놔둬 간수를 빼는 과정을 거치는데, 암염은 보존 기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보다 정제된 소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언급한 천일염의 특성이 전근대 소금의 주 용도인 식품보존에는 나쁜 특성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암염 광산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근대 시대에는 천일염 생산이 가능한 환경에서도 암염이 선호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와이에는 하와이안 바다 소금(Hawaiian sea salt)이 유명한데, 만들 때 알레아(alaea)라는 점토나 숯가루를 섞는 게 특징이다. 알레아를 섞으면 점토의 산화철 성분으로 붉은 색을 띄고, 숯을 섞으면 검게 된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은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명소이다. 고원 해발 3,656 m 지점의 바람이 휘몰아치는 건조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나는 소금은 수만 년간 빙하수에 씻기어 간수가 없고 높은 순도와 맛을 자랑하는, 인근 지역의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남미 아르헨티나 메다노스 지역의 대평원의 소금호수에서 생산되는 소금이 Tresal 등의 상표로 국내에서도 안데스 청염이란 이름으로 수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채소나 생선의 절임, 김치를 담글 때나 된장, 고추장, 젓갈을 만들 때 정제염을 쓰지 않고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한다. 정제염으로 김치를 담굴 경우 김치가 쉽게 물러터진다. 중국산 천일염 역시 미네랄이 적게 들어 있어(칼슘 920 mg/kg, 포타슘 1,42 mg/kg, 마그네슘 4,490 mg/kg으로 거의 반 정도이다.) 비슷한 사태가 벌어진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알칼리성이다. 소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염소이온(Cl-)과 프로톤(H+)이 반응하여 위액의 염산(HCl)이 되어 살균작용이나 소화 작용을 돕는다. 또한 소금은 피와 섞여 몸 구석구석을 돌면서 세포 속의 노폐물을 새 물질로 바꾸어 주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이밖에도 소금은 신경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기도 한다. 만약 몸 안에 소금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혈액이 산성화 되고, 면역력이 약해져 병들게 된다. 사람이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킬 수 있는 것도 소금 속의 염소 성분이 위액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소금 섭취량이 부족할 경우 위액의 농도가 묽어져 소화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천일염이나 죽염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는 것도 이런 이치이다.

 

아래는 2017년에 9월 3일 현대해양에 기고된 목포대 김학렬 교수가 ’소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나트륨이 위해식품이라구요? 지나친 저염식이 더 큰 문제‘ 라는 기고문을 약간의 설명을 첨가하여 그대로 인용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 1일 소듐 섭취량은 2,000 mg 이하이다. WHO 위원회 연구자(George R. Meneely & Harold D. Battarbee)는 소듐과 함께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첫째, 인류 조상은 주로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하루 소듐 섭취가 600 mg 이하로 현재보다 훨씬 적게 섭취했기에 우리 몸이 아직 적응을 잘 못하기 때문에 적게 섭취해야 하며, 둘째, 고혈압이 있는 미국 성인에서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20% 혈압이 낮아지고 증세가 호전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류의 조상들이 소금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다는 생각, 즉 일반적으로 하루 1,500 mg 미만의 소금을 섭취했다(Mennely GR, Battarbee HD, Am J Cardiol 38:768-785, 1976, Can J Cardiol 30:502-506, 2014). 구석기시대(약 260만 년 전에서 약 1 만 년 전) 동안 인류의 소듐 섭취량은 하루에 700 mg에 불과했다(Eaton SB, Konner M, N Eng J Med 312:283-289, 1985). 그러나 근래의 연구에서는 구석기시대에 우리 조상은 이미 육류가 주식이었기 때문에 소듐 섭취에 문제가 없다는 상반된 연구결과가 보고(Sponheimer M 등, Science 283:368-370, 1999) 되고 있다. 전 세계 90% 인구가 1일 섭취하는 소듐 섭취량은 2,500~4,950 mg 범위이며, 낮은 섭취량(2,500 mg 이하)이 높은 섭취량(4,950 mg 이상)에 비해 심혈관계질환에 이익이 된다는 연구 근거는 미약하기 때문에 소듐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즉, 적정 건강 유지를 위한 소듐 섭취량은 1일 2.5~5.0 g이기 때문에 공중보건 건강 제안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McCarron DA 등. Am J Hypertension 26:1218-1223, 2013). 다만 한국인의 소듐 섭취량 3.9 g이 세계 평균치인 3.4~3.6 g보다 높기 때문에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소듐 섭취량을 감소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은 1일 소듐 섭취량의 75% 이상을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으로 섭취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섭취하는 가공식품(어묵, 햄, 쏘시지 등)에는 소금이 아닌 화학 소듐(안식향산소듐, MSG 등)이 다량 포함돼 있기에 이러한 식품 섭취를 제한하고 제철에 나는 채소 등을 이용한 식재료에 건강에 좋은 소금(인공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천연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만들어 먹을 것을 권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해온 문제 중에 하나가 한국의 전통발효식품(젓갈, 고추장, 된장 및 간장) 또는 김치에 소듐 함량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떠돌아다니는 풍문과 다르다. 예를 들면, 1일 김치 70 g 정도의 양을 섭취한다고 가정해보자. 김치에는 약 1.3%의 소금이 들어있으며, 여기에 포함된 소듐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장량의 1/4 정도인 0.52 g에 해당된다. 그러나 소듐은 포타슘과의 길항작용에 의해 자연스럽게 배설되는데, 김치의 주재료가 되는 배추, 무, 파, 고추, 마늘 등에 풍부한 포타슘이 체내 소듐 배설을 촉진해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실제로 선행연구 결과에서도 김치 섭취량이 많을수록 소변으로 배출되는 소듐 함량이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소듐은 위해식품이 아니다. 굳이 위험성을 따지자면 지나친 저염식이 문제다. 신체에 염도가 낮아지면 혼수상태,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체는 약 7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물은 혈액의 정화작용 뿐만 아니라 혈액과 조직의 순환을 담당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면역세포의 활동과 바이러스 침투를 막아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이며, 물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소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70% 수분이 0.9%의 염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소금의 농도가 낮아지면 현기증과 근육 경련 및 혼수상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심지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소금을 구성하고 있는 소듐은 체내에서 혈액량 유지, 혈압조절 기능 외에도 소화 및 흡수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며, 생명유지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물질인 것이다. 인체혈장의 정상 소듐 수준은 135∼145 mEq/L이지만, 혈장 소듐 농도가 125mEq/L 정도로 떨어지면 소금 결핍증이 일어나 출혈성 심장질환을 비롯한 간질환, 신장질환, 폐렴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뇌에 부종을 일으키며 사망할 수도 있다. 이는 마라톤 경기 후 심한 갈증을 일으켜 물을 과하게 마심으로써 일어나는 저소듐혈증과 같은 것이다. 혈액에 소금 함유 수준을 낮추어 일어나는 소듐 결핍증은 메스꺼움, 구토, 두통, 순간적인 기억상실, 혼돈, 혼수, 피로, 식욕감소, 성급함, 근육약화, 경련, 발작, 그리고 자각감소와 혼수상태를 일으킨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소금(염화나트륨, NaCl)이 곧 소듐(Na, 나트륨)이라는 인식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소금은 염소(60%)와 나트륨(40%)으로 구성된 염화나트륨(NaCl)이다. 따라서 소금 섭취량과 소듐 섭취량은 다른 것이다. 소금 섭취량에서 나트륨 함량을 계산하려면 2.5로 나누어야 한다. 즉, 1일 소금 섭취량이 10.0 g이라면 소듐 섭취량은 4.0 g이 되는 것이다. 소금을 구성하고 있는 염소(Cl)와 소듐(Na)은 물(물은 녹아서 H+와 OH- 상태로 존재한다)과 만나 모두 강력한 산성(염소가 H+와 만나 HCl을 형성하기 때문에)과 염기성(소듐이 OH-와 만나 NaOH를 형성하기 때문에) 성질을 나타내며, 60%의 염소를 무시하고 40%를 차지하고 있는 소듐의 행위로 소금을 잘못 오해하거나, 단백질과 염소, 단백질과 소듐의 작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소듐이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잘못된 인식은 오해와 편견을 낳을 뿐이다. 소금에서 소듐의 존재 비율을 높이기 위해 800℃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해 염소의 비율을 줄이고 소듐의 비율을 높여 생리기능에 도움을 얻고자 태우고, 용융하여 구운소금을 만들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고온에서 소금을 구워 불순물 및 유독성분을 모두 제거하고, 소금이 알칼리성으로 변해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소금은 400℃에서 소금 결정이 깨지기 시작하여 섭씨 800.6℃에서 녹기 시작하는데 결정이 깨지는 과정에서 소금의 성분 중 염소원소가 분해되면서 염소 가스를 방출한다. 이때 소듐 함량도 반으로 줄어든다. 소금을 섭취하므로 일어나는 혈압상승은 소듐(Na)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염소(Cl)에 의한 것이다. 염소의 물리적 성질은 단백질로 구성된 혈관에 수축과 경화현상을 일으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반면 알칼리인 소듐은 탄력을 증강해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소금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염소는 비등점(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온도)이­34˚C로, 40%를 차지하는 소듐의 비등점이인 877.5°C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강력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 같은 염소의 강력한 반응이 소금에 존재하는 40%의 소듐을 억제하면서 60%를 차지하는 염소의 작용이 더욱 크게 표출된다. 결국 소금으로 인한 질병은 소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염소의 활성에 있다. 염소가 혈압 상승의 주요인이 된다는 것은 알긴산과 키토산을 이용한 소금에서도 쉽게 증명된다. 다시마, 미역 등에 다량 함유된 알긴산은 소금과 함께 섭취할 경우, 양이온을 흡착해 배설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반면 갑각류에 함유된 키토산은 음이온을 흡착해 배설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혈압 쥐(SHR)를 이용해 5주 동안 키토산이 함유된 소금을 섭취케 한 결과,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이 크게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했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김학렬 등, 2011). 이러한 실험결과는 혈압상승 요인이 소듐이라기보다 염소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의 식생활과 건강유지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학적 소듐이 다량 함유된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건강에 좋다고 외치는 어떤 기능성 물질이라도 대체물질이 있다. 그러나 소금은 대체식품이 없다. 즉, 먹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다. 소금은 의약품이 아니며, 또한 건강기능성 식품도 아니다. 소금은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식품첨가제이면서 생명유지를 위해서 꼭 섭취해야 하는 필수 전해질인 것이다.

 

제임스 디니콜란토니오(James Dinicolantonio)가 쓴 소금의 진실(the Salt Fix: Why the Experts Got It All Wrong – and How Eating More Might Save Ypur Life)의 요약으로 필요한 경우 약간 첨가를 하였다. 소금 수준에 대한 생리적 조절자는 경동맥과 대동맥에 위치하는 체적 센서(volume sensor)라는 수용체로 신호를 유발하는 압력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콩팥이 체내 소듐 저장량에 따라 더 많은 소금과 물을 유지하거나 배설한다(Folkow B, Lakartidningen 100:3142-3247, 2003). 사람 콩팥은 하루 1.4~1.6 kg의 소금(소듐 580~653 g)을 걸러낼 수 있는데, 이 양은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소금 양 보다 150배 정도 많다. 콩팥은 5분마다 6 g(소듐 2,300 mg)을 걸러낼 수 있다. 우리가 먹는 하루 소금 양은 콩팥이 매일 걸러내는 양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이다. 단지 콩팥이 받는 스트레스는 매일 걸러내는 1.6 kg의 소금을 보존하고 모두 재흡수 해야 하는 데서 온다. 이 재흡수를 위해 다량의 에너지인 ATP가 필요하다. 재흡수를 위해 소듐 펌프는 콩팥이 소비하는 기초 에너지의 70% 정도를 사용한다. 저염식을 하는 경우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여 콩팥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에너지 저장량을 서서히 고갈시켜 운동부족으로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저염 식이는 콩팥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심장에도 작용하여 소금 섭취를 제한하면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여 우리 몸 전반에 걸쳐 산소 순환을 감소시켜 심장에 산소 필요성을 증가시킨다(Overlack 등, Hypertension 22:331-338, 1993). 소금을 충분히 섭취하면 적절한 체액의 소듐 균형이 형성되어 탈수, 저혈압, 현기증, 낙상, 인지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사람은 적어도 지난 8,000년 동안 메마른 사막 호수의 밑바닥에서 소금을 긁어내거나 땅에서 소금을 캐내는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했다. 로마의 모든 중요한 도시근처에는 소금 공급원이 있었다. 로마인은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이 현대인보다 2.5배 이상인 소듐 10 g에 해당하는 소금 25 g을 소비했다(Kurlansky M, Salt : A World History. 2003). 고대 인류는 땅속에 염정(소금우물)을 판 후 수확한 소금물을 졸여서 소금 결정체를 만들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마른 강바닥에서 소금 퇴적물을 채취하기도 하였고, 인공 호수와 연못에서 바닷물을 적극적으로 증발시키고, 암염을 채굴하며, 사막의 토양이나 습지 식물이 타고 남은 재에서 소금을 얻었다. 16세기 유럽인들은 하루에 소금 약 40 g을 소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주로 소금에 절인 대구와 청어를 통해 섭취량이 70 g까지 증가했다. 이양은 현재 서구인들의 소금 섭취량보다 4~7배나 많은 양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유럽 전역에서 오늘날보다 적어도 2배에서 심지어 최대 10배 정도 높았다. 1900년대 초 미국의 고혈압 발생률은 약 10% 정도였으며, 현대인의 고혈압 발생률은 지난 50년간 현저하게 안정적인 소금 섭취량에도 불구하고 3배나 높아졌다. 1500년대 유럽에서 하루 약 40~100 g 정도의 소금 섭취량이 높았는데, 이 기간에 심장질환에 대한 보고서는 볼 수 없고 1600년대 중반에야 심장질환에 대한 첫 보고서가 있다. 이후 1900년대 초에 이르러 심장병 발생률이 심각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심장질환의 증가는 소금 소비량과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반비례 관계이다.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가설은 거의 120년이나 된다. 1904년과 1905년에 프랑스 과학자 암바르(Ambard L)와 보차르(Beauchard E)가 단지 6명의 환자로부터 얻은 발견을 근거로 소금-혈압 가설을 제안해서 인정받고 있다(Ambard L, Beauchard E, Arch Gen Med 81:520-533, 1904; Luft FC 등, Hypertension !:262-266, 1979). 이 과학자들이 환자에게 소금을 더 공급했을 때 혈압이 상승함을 보고하였다. 그 후 1907년 로웬슈타인(Löwenstein C, Arch f Exper Path u Pharmakol 57:137-161. 1907)은 신장염 환자에서 얻은 상반된 결과를 발표했다. 21세기가 가까워 질 무렵 양쪽 연구의 질은 동등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이 소금 섭취의 상대적 이익과 위험을 높고 논쟁을 벌였다. 1920년대 초에 뉴욕출신 의사인 프레드릭 앨런(Frederick M Allen) 연구팀이 혈압을 낮추는 ‘소금 제한’이라는 점재적인 치료전략을 들고 나오자 가장 먼저 미국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1920년에 2편, 1922년에 2편 등 총 4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소금제한이 고혈압 환자 약 60%의 혈압을 낮추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소금이 콩팥을 자극하여 혹사시킴으로써 정상적인 콩팥 기능을 가진 사람도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이들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단지 콩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소금제한을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 많은 출판사의 책에서 소금제한은 고혈압 치료에 좋은 선택이라는 견해를 반박하여 이 견해는 서서히 잊혀졌다. 이후 20년이 지나 이 이론은 부활했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자 월터 켐프너(Walter Kempner)에 의해 도용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는 월터 켐프너는 작업량이 증가된 신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엄격한 식이제한을 처방했으며, 여기에 소금제한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소듐만을 줄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도 충분하지 않으며, 체액량을 줄이기 위해 마시는 물을 줄이거나 아미노산을 줄이는 것도 충분하지 않으며, 전방위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라이스 다어트(Rice diet)를 주장하였는데 1940년대에 고탄수화물, 고섬유질, 저지방, 저염식이다. 쌀, 과일, 과일주스, 차, 디카페인 커피, 설탕, 비타민과 철분 보충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스 다이어트의 12가지 식이 중 하나가 저염 식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염 식이가 고혈압 치료에 효과적인 증거로서의 켐프너의 외삽법(과거의 추세가 장래에도 그대로 지속되리라는 전제 아래 과거의 추세를 연장하여 미래 일정 시점에서의 상황을 예측하고자 하는 미래 예측 기법이다)은 소금 논쟁에서 가장 터무니없이 잘못 이해된 연구 사례이다, 라이스 다이어트 요법은 혈장 속 염소 이온을 97 mEq/L에서 91.7 mEq/로 급격히 낮춰 체내 소금을 위험하게 고갈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염소 이온 양이 100 mEq1/L 미만이 되면 이 자체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다. 환자 500명 중 178명(36%)은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그 후 저염 라이스 다이어트는 고혈압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았고, 오늘날에도 저염 식이 요법이 고혈압, 신장질환, 심장마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로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라이스 다이어트를 이용해 시도했던 본태성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3%가 혈압에 떨어지지 않았다(Chasis, salt and protein restriction : effects on blood pressure and renal hemodynanics in hypertensive patients. p711-715). 이후 켐프너의 연구결과에 대한 허점을 발견하는 다양한 실험이 있었고, 1983년 뉴욕 프레즈비테리언/웨일 코넬 메디칼 센터(Presbyterian/Weill Cornell Medical Center)의 고혈압센터를 설립한 존 라라그(John Laragh) 연구팀은 더 잘 통제된 상황에서 연구를 수행했고, 켐프너 연구에 긍정적인 연구들을 검토하여 64%의 효능을 주장했던 것에 비해 라이스 다이어트는 20~40%밖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발표했다(Laragh JH, Pecker MS, Ann Inter Med 98:735-743).

 

루이스 키치너 달(Lewis Kitchner Dahl)은 에스키모와 같이 누가 보아도 저염 식이를 하는 특정 인구집단이 고혈압 환자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관심이 많았다. 이와는 반대로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일본인의 경우 고혈압 비율이 훨씬 높았다. 소금은 정상적인 쥐의 혈압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달은 소금에 민감한 쥐를 만들어 소금-혈압가설을 증명하는 데 이용하였다. 1954년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이 논문은 서구사회에서 소듐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이 증가한다는 생각을 되살린 것으로 인정되었다((Dahl LK, Love RA, AMA Arch Intern Med 94:525-531). 기본적으로 역학연구에 대한 이들의 주장을 근거로 달과 러브는 저염 식이를 한 원시 사회가 더 날씬하고, 더 활동적이며, 고혈압이 잘 발생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인용되었다. 이들은 원시사회에서 많을 설탕을 섭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비만 자체가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거나, 비만이나 고혈압이 설탕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은 대중적인 이론이 아니었다. 1983년까지 설탕이 사람의 혈압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 하나의 출판물도 없다. 1950년대 중반까지 많은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금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악마처럼 여겨졌다.1977년 식이목표에 소금제한을 통합시키는 데는 조지 메니엘리(George Meneely)와 해럴드 배타비(Herold Battarbee)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소금제한이 고혈압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이었다. 이들은 고소듐/저포타슘 식단이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라 믿었다. 이들은 과다한 소금이 세포외액의 용적을 확장하여 혈압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하였으나, 얼마만큼의 소금 양이 고혈압을 유래하는 지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1976년 고소듐과 저포타슘 환경과 고혈압이라는 논문에서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견해는 단지 이론에 불과하다고 인정했다. 다음 해에 식이목표가 발표되었는데, 이들의 논문은 당시 소금과 혈압과의 관계를 연구한 가장 포괄적인 견해 중 하나였다. 이들이 단지 이론에 불과하다고 함으로써 2 사람은 소금제한 옹호자들로부터 악명을 얻게 되었다. 그러자 이들은 소금-혈압 관련성은 단지 이론이라는 사실을 주장에서 제외하였다. 아마도 이들은 자기들 업적에 대한 영향이 반감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후 이들은 미국 상원의원 보충 의견에 인용되었는데, 이들은 상원위원회에서 오히려 소금제한을 지지한다고 증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원위원회나 1977년 식이목표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들의 이론이 고소듐, 저포타슘 섭취의 조합이 고혈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여전히 유전적으로 민감한 사람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었지만,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큰 제목에 가려져 버렸다. 그 후 40년 동안 미국인의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반 대중은 모든 사람이 소금제한으로 이익을 얻고, 고혈압을 예방하며, 치료하기 위한 안전한 개입이라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문헌상으로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도 절대 지지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1977년 영양 및 인간 욕구에 대한 조지 맥거번(Gerge McGovern)의 상원특별위원회는 식이목표를 발표하였는데, 이 보고서에서 모든 미국인이 하루 소금 섭취량을 3 g(소듐 1.2 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식이목표가 발표된 후 청문화가 2번 열렸는데, 청문회 회의록에서 보면 소금섭취에 대한 한도치가 미국 국립아카데미와 조지 메니엘리와 헤럴드 배타비에 의존되어 단 3 g의 소금섭취 한도를 권고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식이목표 2판이 발간될 무렵 소금 섭취량은 3 g에서 5g(소듐 2 g)으로 증가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요오드화 소금 3 g을 모두 섭취하더라도 하루 요오드 권장량(150 mcg=㎍)을 달성하지 못하는 양이었다.

 

소금 논쟁 내내 끊임없이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다.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그렇지 않다는 연구들도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금-혈압 가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회의를 가진 자들의 주장을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며, 소금-혈압 가설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미국의 유명한 생리학자인 가이튼(Arthur Guyton)은 소금 섭취량 증가로 인한 물 유입에 의한 세포외액의 증가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가이튼은 체내의 여분의 소금이 콩팥에 의해 쉽게 배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고혈압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그러나 무엇에 의해 콩팥이 장해를 받고 소금 민감성 고혈압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였다. 집단 상호 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소금 소비와 혈압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나지만, 동일 집단 내에서는 이런 관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메니엘리와 배타비는 포화효과(saturation effect)를 주장하였는데, 한 전체 집단이 과도한 양의 소금을 먹을 때 소금 섭취량과 혈압을 연관 시킬 수 있는 어떤 인자도 차폐되고, 이러한 효과가 실제로 포타슘 섭취를 낮추며, 설탕과 정제된 탄수화물을 더 많이 소비하도록 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 하였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았지만, 저염 식이옹호자들 마저도 소금제한을 주장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4명 중 1명만이 엄격한 소금제한을 준수할 수 있어 오히려 쓸모없는 공중보건 정책이 된다는 것이다. 당시 옹호자들은 일반 사람들이 저염 식이를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옹호자들은 단지 대중이 소금을 먹고 싶은 식욕을 억제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식이목표를 발표한 지 6년 후인 1983년 뉴욕 프레즈비테리언/웨일 코넬 메디칼 센터의 설립자인 존 라라그 연구팀은 국가 전체가 그러한 엄격한 지침을 채택하도록 만들었으며, 저염 식이 옹호자들이 지침을 빨리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서둘렀기 때문에 잘못 이해된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즉 라라그 연구팀은 고혈압 치료를 위해 적당한 소금 제한을 권고 받은 환자 수가 200명 미만이며, 연구기간이 짧고, 환자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말기 상태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폭로하였다. 이런 잘못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 명령에 따라 많은 미국인들이 소금제한 지시를 따랐다. 1977년 식이요법 목표가 소금섭취를 제한하라고 말한 지 거의 15년이 지난 1991년에야 저염 섭취 권고를 시험하는 최초의 체계적인 검토가 발표되었다. 이 체계적인 검토가 후에 미국 고혈압 지침이 일반 대중의 저염 식이를 촉진한 이유의 근거가 되었다. 하루에 소듐 2,300 mg의 감소가 정상혈압군의 경우에는 수축기/이완기에 10/5 mmHg 감소되었고, 고혈압군에서는 14/7 mmHg까지 감소시켰기 때문이다(Law MR 등, BMJ 302:819-824, 1991). 로우(Law MR) 연구팀은 혈압의 점재적인 감소만을 근거로 저염 식이가 영국에서 연간 7만 명의 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다고 계속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후 새롭고 더 강력해진 메타분석 결과 수축기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1/10, 이완기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1/50로 감소되어 미미한 영향을 끼쳤다고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의 고혈압 지침은 초기의 메타분석을 인용하여 적절한 소듐(1,150 mg의 소듐) 섭취의 감소가 고혈압군에서는 7 mmHG, 정상혈압에서는 5 mmHg 정도 수축기 혈압을 떨어뜨렸다고 결론지었다. 2000년에 존 스왈레스(John D. Swales)는 정상적인 혈압을 가진 사람들은 소듐 섭취를 심각하게 제한하였을 때 수축기혈압 1~2 mmHg, 이완기혈압 0.1~1 mmHg 정도로 미미하게 감소하였다고 발표하였다(Swales JD, Am J Hypertens 13:2-7, 2000). 소금 제한을 6개월 이상 충분한 기간 시행한 무작위 통제시험 8개의 체계적인 검토결과 고혈압인 사람은 –2.9 mmHG, 정상 혈압인 사람은 –1.3 mmHg 소폭 감소하였다. 이전의 로우의 실험 경우 혈압을 최대로 낮추는데 4주 걸렸지만, 이 실험에서는 소금 제한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혈압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1989년 식품영양위원회가 “다이어트와 건강 : 만성 질환의 위험감소에 대한 시사점” 연구에서 소듐의 하루최대 섭취량을 2,400 mg으로 설정했다. 이것은 폴 엘리엇(Paul Elliot)이 이끄는 세계 52개 센터에서 수행된 대규모 역학연구인 1988년 인터솔트(Intersalt) 연구에 기반된 것이다. 식품영양위원회는 소듐의 하루 최대 섭취량이 2,400 mg(소금 약 6.2 g) 이상이면 나이가 증가할수록 혈압이 높아진다는 것이 인터솔트연구에서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는 인터솔트의 연구가 반대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대상 52개 센터 중 5개 센터만이 2,400 mg 미만을 섭취했고, 이 중 4개 센터는 원시 사회 집단이었다. 나머지 한 센터는 실제로 소금 섭취량이 많은 다른 몇몇 센터에 비해 수축기혈압이 높았다. 실제로 한 센터는 소금을 2배 이상 먹었지만 수축기 혈압이 오히려 낮았다. 또한 원시사회 센터 4개소를 52개 센터에서 제외할 경우 소금 섭취가 증가 할수록 혈압의 하강 기울기가 더 낮아졌다(Intersalt, BMJ 7:133-138, 1988). 소금 섭취가 증가할수록 혈압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금섭취 제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소듐에 대한 2,400 mg 1일 기준치를 모든 영양 성분표시에 인쇄하도록 강제 하는 것은 일종의 나폴레옹 콤플렉스(키가 작은 사람들이 보상 심리로 공격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하는 콤플렉스)이다. 소듐 양을 하루 2,400 mg으로 제한하여야 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목표치를 모든 식품 표시에 부착된 영양 성분표시 항목에 기재하도록 한 다음, 1995년에 미국인들의 식이요법 지침에 설정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인터솔트가 심박수에 관한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적어도 비욘 폴코(Bjorn Folkow)에 따르면 인터솔트의 교신저자인 폴 엘리엇이 인터솔트 연구에서 심박수가 측정되었다는 것을 자신에게 알려주었다고 하였다(Folkow B, Ely D, Blood Press 7:133-138, 1998). 저염 식이가 심박수를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터솔트는 공식적으로 “과학조사의 독립성, 데이터의 온전함, 그리고 정보의 기밀성을 보존할 필요성 때문에 그들의 기본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을 거절했다”고 하였다. 인터솔트는 자신들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발표하고, 불리한 것은 사장시킨 것은 아닐까? 만약 심박수 데이터가 실제로 측정되었고 발표되었다면, 인터솔트의 연구는 오히려 저염 식이의 폐해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폴코는 저염 식이가 심장과 동맥에 대한 전반적인 스트레스를 높여 고혈압과 심부전의 위험성을 증가시켰다고 결론지었다. 2005년 미국 의학학술원(Institute of Medicine)은 소금 부족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최소 수준의 소듐 적정섭취량(adequate intake, AI)을 결정했다. 9~50세 소듐의 적정섭취량을 하루 1,500 mg으로 정했으며, 더 어리거나 더 나이가 든 경우는 이 수준이 좀 도 낮았다. 또한 매우 활동적이거나 극한 더위 상황에 노출된 근로자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어떤 근거로 이 수준을 정한 것일까? 소금 제한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폐해의 증가에 대하여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소금 감소를 통한 혈압 강하의 이점만 논하였으며, 소변, 피부 및 대변을 통한 염분 손실을 고려하지 않고 정한 것이다. 미국 의학학술원은 14세 이상 성인에 대해 최대 상한섭취량을 소듐 하루 2,300 mg으로 정했다. 이 상한섭취량이 2005년 식이요법 지침에 통합되어 미국인은 소듐 2,300 m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더해서 고혈압 환자, 흑인, 중년 및 노년층에서는 하루 1,500 mg 이하의 소듐 섭취를 권장했다. 로렌스 아펠(Lawrence Appel)은 2005년 영양소 섭취기준에 관한 자문단 의장이며, 미국 심장협회 대변인이었으며 ‘소금과 건강을 위한 세계 행동(째깅 Action on Salt and Health, WASH)의 이사진이었다. 아펠은 오랫동안 대리지표인 혈압에만 초점을 두며, 저염 식이가 혈압에 혜택을 주어 뇌졸증과 심장마비가 현저히 감소되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소듐 제한으로 인한 레닌, 알도스테론. 트리글리세리드. LDL 인슐린, 심박수의 증가와 같은 다른 건강지표에 대한 해로운 영향을 계속 무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듐 섭취를 줄이는 것에만 유일한 관심을 보인 아펠의 편향적인 생각으로 인해 2005년과 2010년 식이지침 자문 위원회의 일원으로 식이지침을 정할 때 소듐섭취 권장에 대한 의장의 의견을 따라 미국인에게 저소듐 섭취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2015년이 되어 소듐 1,500 mg 제한 기준이 삭제되었지만, 상한섭취량인 2,300 mg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들어간 국과 쌀을 아침 식사로 먹으며, 저녁에는 구운 소갈비와 다양한 종류의 반찬을 먹는 동안 한국 사람들의 평균적인 하루 소듐 섭취가 4,000 mg(소금 약 13 g)이상이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 육수 국물로 만든 떡국과 염도가 높은 간장으로 재운 불고기, 소금에 절인 김치를 자주 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고혈압과 관상동맥질환 및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이다((Park J, Kwock CK, J Ethn Foods, 2:92-96, 2015). 이것이 한국적 역설(Korean Paradox)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은 3개국, 즉일본, 프랑스, 한국은 모두 고염 식이를 한다(http://www.worldlifeexpectancy.com/cause-of-coronary-heart-disease/by-country/). 현재 건강 식단으로 널리 추천되는 지중해식 다이어트 역시 소금함량이 상당히 높다(정어리와 멸치, 올리브와 케이퍼, 숙성 치즈, 수프, 조개류, 염소젖을 포함한다). 미국인만큼이나 소금 섭취가 높은 프랑스 사람은 치즈, 수프, 전통빵, 소금에 절인 고기를 즐겨 먹는데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 노르웨이, 스위스, 캐나다 역시 고염 식이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낮다. 고염 식이를 하는 나라 중 많은 나라가 기대수명이 일본을 포함하여 긴 기대수명을 갖는다. 이와 반대로 라트비아의 소금 섭취량(7 g)은 일본(13 g)의 절반 정도인데 사망률이 10배 이상 높다.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예를 들어 한국의 소듐 섭취의 대부분은 가공식품이 아닌 김치라는 사실이다. 한국 여성 중 가장 많은 양의 소듐을 섭취하는 그룹이 가장 적은 양의 소듐 섭취를 하는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13.5% 낮다. 우리나라, 일본, 프랑스는 많은 소금을 섭취하는데 어떻게 건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소금 섭취가 많은데도 왜 혈압이 올라가지 않는 것일까? 로버트 헤니(Robert Heaney)는 영양 투데이(Nutrition Today)에서, ‘소듐 섭취의 궁극적인 생리학적 목적은 정확히 혈압 유지’라고 밝혔으며, ‘소듐을 악마 취급하는 것은 증거로 뒷받침 되지 못 할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신체에서 소듐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무시했기 때문에 반생리학적이다’(Heaney RO, Nutr Today 50:63-66, 2015)이라 하였다. 불행하게도 20세기 초 연구에서 가정을 잘못 세워 소금이 죄가 없다는 사실들이 무시되었으며, 당시에는 과학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1983년 워싱턴 의과대학의 벨딩 스크리브너(Belding Scribner)는 소금을 다루는 인체의 능력이 놀랐다고 하며 “너무 놀랐다. 실제로 피실험집단의 80%가 본태성 고혈압으로의 진행될 위험성이 없이 최고 높은 수준의 섭취량을 습관적으로 섭취하여도 처리할 능력을 가졌다”며 “소금 섭취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 중 70~80%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는 저염 지침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하였다(Scribner BH, JAMA250:388-389, 1983). 스크리브너는 소금에 민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식별해서 그 그룹만 소듐을 제한하자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도적인 학계와 정부기관 및 보건기관들이 크게 홍보하여 일반인들 사이에서 소금 제한 식이를 하는 것이 건강상 혜택을 볼 것이라 뇌리에 박혀버렸다. 이리하여 대부분 사람들이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관념은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상 혈압과 혈압 전조 증상 및 가벼운 고혈압이 혼재된 사람 중 41%가 소금 제한 식이를 하여 혈압이 상승하였다. 고혈압 환자 중 37% 이상이 소금 제한 식이로 혈압이 최대 25 mmHg 상승하였다. 종합적으로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 5명 중 3명, 고혈압 전조 증상 환자의 경우 5명 중 2명,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 정도는 소금 섭취를 제한 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였다.

 

의학계는 콩팥이 우리가 소비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소금을 배설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일고 있었다. 정상 혈압인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소듐 섭취량의 10배, 하루 86 g까지 배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커켄달(Kirkendall AM) 등은 정상적인 혈압을 가진 성인의 경우 소듐 섭취량의 41배 차이에서도 총 체액량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다(J Lab Clin Med 87:411-434. 1976). 소듐 섭취를 심각하게 제한하면 혈액량이 약 10~15% 감소할 수 있다. 이 정도 변화가 있을 경우 인체가 탈수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소금 유지 호르몬은 혈압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분비한다. 그런데도 소금 제한이 어떻게 그리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사람들은 이해하기 쉬운 답을 요구하였고 소금섭취 → 갈증 증가 + 수분 보유 → 혈액량 증가 → 혈압 상승이란 간단한 설명은 쉬운 답을 찾는 일반 대중에게 설명하는 데 훨씬 수월하였다. 이런 간단한 설명은 한편 논리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언론, 의료계, 대중, 정부나 보건기관들이 쉽게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결과 소금은 독성이 있고, 혈압을 상승시키며, 중독성이 있는 물질로 악마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혈압 상태와 관계없이 고염 식이를 하는 대다수 사람에서 혈액량 팽창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이 연구들이 사실이라 증명이 되자 저염 옹호자들은 핵심 전제의 오류를 인정하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가설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소금은 나쁘다’라는 표현으로 혈액량에서 혈관저항으로 초점을 바꾸었다. 더 많은 양의 소금 섭취로 인해 갑작스런 혈액량 팽창은 혈관 수축 증상, 즉 말초 혈관 저항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런데 후속연구에서 소금 섭취량이 많을수록 혈관 저항이 감소하여 혈관 이완을 유발하는 반면, 저염 식이가 말초 혈관 저항을 유발한다는 결과들이 나왔다. 이후 고혈압의 원인으로 새로운 범인이 지목되어 선전되었는데, 소듐배설촉진호르몬(natriuretic hormone)이었다. 이 호르몬은 콩팥의 소듐 재흡수 펌프를 억제함으로써 몸에서 소금과 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금 함량이 높은 식단은 이 호르몬의 증가를 유도하여 혈관 수축과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혈관 수축이 항상 고혈압 환자에서 발견되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이론은 많은 관심을 끌어 소금이 고혈압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맡았던 것이다. 그러나 여러 해 동안 소듐배설촉진호르몬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다. 오늘날은 이 호르몬이 소듐 재흡수 펌프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심장의 펌프작용을 증가시키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마리노부파게닌(marinobufagenin, MFG)인 것을 알고 있다. 만약 MFG가 고혈압을 유발하고,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 원인으로 지목되었다면, 고염 식이가 MFG 증가를 유도해야 한다. 쥐에서 고염 식이를 시험해보면 소금 민감성 쥐에서는 MFG가 증가되나 소금으로 인한 혈압 문제가 없는 소금 저항성이 있는 쥐의 경우 짠 음식을 먹인 후에 MFG는 약간만 증가하였다. 이런 결과는 소금 민감성을 유발하는 결함이 무엇이든 간에 그 결함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소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혈압이 MFG에 의한 것이고,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이 가설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 이론대로라면 MFG가 증가하면 말초혈관 저항성이 증가되어야 하고, 고염 식이를 하는 사람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혈압에 대한 소듐배설촉진호르몬 이론은 실험에서 입증되지 못하였다.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는 일관되게 소금 민감성과 높은 소듐배설촉진호르몬의 수치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당뇨병은 소듐배설촉진호르몬인 MFG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 환자에서 교란된 소듐 펌프 기능이 인슐린 저항성, 콩팥의 소듐 보존, 고혈압의 발달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Bagrov YY 등, Pathophysiol 147-151, 2007). 즉 당뇨병이 어떤 이유로 발생했든 MFG의 증가를 통해 소듐펌프를 손상시키고, 소금에 민감한 고혈압을 유발한다. 당뇨병을 유발하는 식이 물질은 당연히 설탕이다. MFG가 소듐배설촉진호르몬인 것이 밝혀지기 전에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소변에서 MFG가 현저하게 증가되는 것이 밝혀졌다.

 

▲ 박광균 의학박사.    ©브레이크뉴스

소금이 건강에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논쟁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맥매스터 대학교(McMaster University)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듐 저감 캠페인은 중국 등 소듐을 많이 섭취하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설득력이 없다. 18개국 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어떤 나라도 소금을 하루 5 g 먹는 예는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앤드루 멘트(Andrew Ment) 교수는 고혈압, 뇌졸중 등 소듐의 부작용은 요리할 때 간장을 아끼지 않는 중국 사람에서만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인은 소듐을 하루 평균 5 g(소금 12 g)을 섭취한다. 연구진은 오히려 소듐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심장 마비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하면서 소듐을 적당히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멘트 교수는 “건강을 유지하려면 소듐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그 양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연구진은 2년 전에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었다. 당시 의료계 전문가들은 “나쁜 과학”이라고 혹평했고, 미국 심장학회는 연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 역시 즉각적인 반론에 직면했다. 특히 소듐 측정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제대로 측정하려면 소듐 섭취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소변을 채취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 부분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런던의 퀸 메리 대학 병원의 그레이엄 맥그리거(Graham MacGregor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환자를 참가시킨 것도 큰 문제”라며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음식을 적게 먹기 때문에 소금도 적게 먹은 것으로 측정되지만, 그가 사망한다면 소금을 덜 먹어서가 아니라 심장질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 대학교의 톰 샌더스(Tom Sanderson) 교수는 “영국과 일본에서 지난 수십 년간 벌여온 소듐 저감 캠페인 덕분에 고혈압과 뇌졸중 환자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소듐 외에 칼륨 수치도 측정했다. 과일과 채소에 많은 칼륨 섭취가 많은 사람은 뇌졸중, 심장질환 등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연구진은 “소금 섭취를 공격적으로 줄이는 것보다 칼륨을 먹는 것의 효과가 크다”면서 “소금 섭취에 관한 논쟁에 매달리는 것보다 칼륨이 풍부한 식단을 고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Mente A 등, Lancet 392:496-506, 2018).

 

퉁퉁마디(함초)는 바닷가 개펄이나 내륙 염분지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식물이다. 소금을 흡수하면서 자라기 때문에 가공해서 소금대용으로 쓸 수 있으며, 갈아서 즙을 짜면 간장과 비슷해서 함초 간장이라고 부르며 간장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이외에 해초를 가공해 소금을 얻기도 한다. 헌데 소금대용으로 쓰는 경우는 한국 정도고 일본이나 서양 쪽에서는 그냥 채소의 일종으로 먹는 듯하다. 참고로 시중에 파는 함초 소금의 경우 보통 소금에 함초 추출액을 아주 조금 섞어 넣고 함초 소금이라 하며 비싸게 파는 경우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사야한다. 붉나무(소금나무, 오배자나무)의 열매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붉나무의 열매는 겉표면에 소금 성분이 흘러나와, 열매가 많이 자라면 아예 겉에 하얗게 소금 결정이 층을 이루어 쌓이는데 이를 긁어모아 소금으로 쓸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에 소듐은 얼마나 들어 있을까? 물냉면 2,600 mg, 자장면과 어묵국 2,400 mg,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2,000 mg, 갈비탕 1,700 mg, 순대와 비빔밥 1,300 mg, 떡볶이 900 mg, 김밥 800 mg,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300 mg이다. 한식이든 중식이든, 서양식이든 음식을 먹을 때 샐러드나, 쌈 채소 등을 함께 섭취하면 좋다. 녹색 채소에는 소듐을 잘 빼내주는 포타슘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 역시 소듐 배출은 물론 에너지 소비에도 도움이 된다. 소금은 귀했기 때문에 중국은 1980년대 중구경제의 발전에 따라 소금 전매로 얻는 세수 비중이 줄기시작해서 2000년 이후에는 국가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져 2017년이 되어 소금 전매제도를 폐지하였으며, 일본도 1997년까지 국가가 소금 전매를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에 이미 소금을 자유롭게 사고팔게 해 동아시아에서는 꽤 특이한 나라였다. 

 

kkp304@hanmail.net

 

*필자/박광균

 

1975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생화학과 졸업(이학사)

198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과 졸업(치의학사)

1988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졸업(의학박사)

2004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와 법 고위자과정

 

1986~1990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생화학 전임강사

1990~1996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조교수

1996~200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부교수

1996~2018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교수

 

1990~1993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School of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2~2005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Dental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6~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생명과학단장

2008~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의생명단장, 자연과학단장, 공학단장 겸임,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장

 

1990~현재  미국 암학회 회원

1994~2000 International Society for Study of Xenobiotics 회원

1995~1996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기획간사

1996~1998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이사

2006~2008 한국독성학회 이사

2005~2006 대한암학회 이사

2006~2008 한국약용작물학회 부회장

2009~2010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2009~2010 생화학분자생물학회 부회장

2018~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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