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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단백질·지방 3대 영양소와 밥의 맛

박광균 의학박사 | 기사입력 2021/09/24 [09:54]

▲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속이 비면 어께가 내려앉고 등이 절로 굽는다. 뱃심 두둑해지려면 무엇보다 진기가 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고 믿는 정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운 없이 축 처진 사람에게 ‘밥심이 최고다. 밥 굶지 말고 다니라’는 말로 위로를 건네다. 밥맛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인의 정서이다.  © 브레이크뉴스


예전 같으면 벌써 해외여행을 여러 번 하였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까운 동남아마저도 4,5년 전에 갔었고 태국, 라오스나 미얀마를 갔었다. 사람 인심도 좋고 풍경도 너무 좋은 데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밥이 왜 날라 다닐까? 쫀득쫀득한 맛이 없이 푸석푸석하니 나에게는 그리 밥맛이 좋지 않은 것이다. 오늘은 영양소 중에서도 몸에 들어와 에너지를 만들어 우리에게 활기를 주는 에너지 영양소에 대하여 살펴보고 왜 우리네와 일본사람이 좋아하는 밥맛이 동남아에서는 그 맛을 찾을 수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문명의 이기인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전기 에너지가 있어야하듯 우리가 살아가려면 에너지가 꼭 필요하다. 모든 생명체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 분열을 통해 성장하며, 먹이를 섭취하여 소화하는 등의 물질 대사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며, 체내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생명체라 한다. 생명체의 특징 중 하나는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대사과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식물이 이산화탄소와 공기를 이용해 탄수화물을 만들면 우리는 그 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얻게 된다. 에너지를 제공하는 영양소에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중요한 제공자이며, 특별한 경우 단백질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빌딩블록 화합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외에 핵산이 있다. 이들은 대개 거대분자로 존재하여 에너지를 제공할 경우 소화효소에 의해 보다 작은 소단위로 바뀌는데, 탄수화물의 경우 단당류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되어 에너지 대사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생성한다. 아는 바와 같이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4 kcal/g이고, 지방은 9 kcal/g으로 구성하는 탄소 당 함유된 산소가 적을 경우 대사과정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참고로 영양소는 아니지만 알코올 역시 우리에게 칼로리를 제공한다. 알코올은 7 kcal/g을 제공하는데 다른 여타 에너지 영양소와는 달리 알코올은 오직 에너지만 제공하니 술을 많이 들 경우 비만이 되기 쉽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것 중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에너지를 제공하지만 핵산은 에너지원으로 사용이 되지 않는다. 핵산은 유전자를 구성하는 요소로 유전자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면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앞에서 기술하였듯이 단백질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할 경우 생명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단백질, 예를 들면 근육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위해 동원 된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생명유지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생명에 중요한 단백질은 아예 에너지 제공에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주로 탄수화물과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이 된다. 이 중에도 탄수화물이 지속적으로 공급이 될 경우 지방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미래에 탄수화물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축적이 된다. 그러므로 저탄고지(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식이를 할 경우 탄수화물 공급이 적어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축적된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방을 태우면 다이어트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포도당이나 설탕 등을 우선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소다를 많이 마실 경우 그 속에 들어 있는 고과당옥수수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 HFCS)과 같은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지방으로 전환되어 축적되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영양소에 의해 만들어진 에너지는 생명유지를 위한 기초대사에 사용된다. 기초대사란 숨쉬기, 심장 박동, 혈액순환, 체온유지, 내장의 연동운동 등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이다. 이러한 에너지는 총 에너지 양의 70~80%를 차지한다. 또한 기초 대사 중 약 50%는 근육에서 이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 양이 적을 경우 소비되는 에너지 역시 적다. 활동대사는 일상생활이나 운동에 사용되는 에너지로, 활동량이 많을수록 사용되는 에너지양도 많아진다. 또한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를 식사유도성열대사(diet-induced thermogenesis, DIT)라 한다. 식사 중이나 식사 후에 몸이 따듯해지는 것은 이러한 DIT의 효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에너지 대사 지표로는 식사 후의 산소 소비량의 증가를 이용한다. 식후 산소 소비량의 증대를 DIT라 할 수 있다. 살이 잘 찌는 사람은 이 DIT가 적다. DIT의 상승은 음식을 보고(시각), 냄새를 맡고(후각), 맛보는 것(미각)으로 신경이 흥분하여 에너지 대사가 상승하거나, 식사 시 소화 흡수에 의해 에너지 대사가 상승하는 2가지가 있다. DIT는 식사를 많이 할 경우 높아지고, 식사량이 적을 경우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일종의 과잉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안정 상태에서 소비하는 DIT 에너지양은 섭취 kcal의 대략 10% 정도이다. DIT는 식후에 소화 흡수된 당질과 아미노산을 체내에서 각각 글리코겐이나 단백질로 합성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양이다. 우리가 1,000 kcal의 에너지를 섭취하고, 그 에너지를 전부 사용하면 체내에는 에너지가 남지 않는다. 그러나 과다하게 에너지를 섭취하여 섭취한 에너지를 다 소비하지 못할 경우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전환되어 몸에 축적된다. 이렇게 체내에 축적된 지방 1 kg을 빼겠다고 마음먹을 경우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야 할까? 지방 1g은 9 kcal를 생성하니, 지방 1 kg을 빼기 위해서 9,000 kcal의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실제로는 지방 1 kg을 빼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이보다 조금 적다. 왜냐하면 지방세포에 축적된 지방 비율은 80%이고, 나머지 20%는 수분과 세포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세포의 80%를 차지하는 지방의 칼로리를 태우면 된다. 즉, 9,000 kcal의 80%인 7,200 kcal를 소비하면 되는 데, 한 달 만에 지방 1 kg을 빼고자 하면 하루에 7,200 kcal ÷ 30일 = 240 kcal를 매일 소비해야 한다. 240 kcal는 밥 한 공기 정도이다. 밥 한 공기를 매일 덜 먹든지, 걷기로 빼려면 대략 50분 정도, 달리기 약 30분 정도의 운동을 해야 한다. 다른 한 가지는 기초대사가 증가하면 소비되는 에너지가 증가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 근육량이 감소하여 기초대사도 감소한다. 이렇게 지방 1 kg을 빼면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1cm 정도 줄어들어 자신이 느낀 것보다 겉모습은 훨씬 날씬해 보인다. 영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식음료를 구입할 때 제품의 영양정보란에서 제로 칼로리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경우 100 mL당 4 kcal 미만이면 제로 칼로리라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칼로리가 0가 아니라는 사실에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저칼로리 식품의 경우 40 kcal 미만을, 음료의 경우 100 mL당 20 kcal 미만이면 저칼로리라 표기할 수 있다.

 

단백질은 3대 영양소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생명활동에 아주 중요하다. 단백질은 체중의 약 20%를 차지하며 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또한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 역시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천연 고분자로, 작은 소단위인 아미노산이 결합된 분자이다. 아미노산은 다른 아미노산과 펩티드 결합에 의해 연결되어 단백질 고분자를 형성한다. 2008년 중국에서 분유에 멜라민이라는 화학물질이 섞인 분유를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였는데 이를 먹은 유아의 경우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이 우유를 섭취한 아동 8명이 사망하고, 30만 명이 병원진료를 받은 대형 사건이다. 업자들은 처음에는 우유의 용량을 늘려 수익을 더 올리고자 우유에 물을 타서 양을 늘리는 꼼수를 썼다. 이러한 꼼수가 심해지자 중국 정부가 우유나 단백질의 주요 성분인 질소 함량을 조사하는 기법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일부 낙농업자가 조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질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멜라민을 물로 희석하여 부피가 증가된 우유에 섞어 질소 함량을 맞추기 시작했고, 이걸 마신 아이들의 신장이 망가져 병원에 실려 가면서 사고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멜라민은 아미노산이 아니지만 분자 1개에 질소분자가 무려 6개나 포함되어 있다. 아미노산의 경우 거울상 이성질체인 L형과 D형이 있으며, 그 생물학적 성질이 다르다. 지구상의 자연계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L형이다. 이성질체는 화학적 성질도 다르지만 생체 내에서 생물학적 효과는 전혀 다르다. 극단적인 경우 한쪽은 약으로 작용하지만 다른 쪽은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그 한 예가 수면제로 판매하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사건이다. 제약회사에서 이성질체에 대해 정확히 몰라 혼합형 탈리도마이드를 그 당시 가장 안전한 약제로 판매하였다. 탈리도마이드는 독일에서 개발되어 1957년 10월에 서독에서 콘테르간(Contergan)이라는 제품명으로 의사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진정제, 수면제로 시판되었다. 광고할 때 무독성을 전면에 내세워 특히 입덧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어 많은 임산부들이 복용하였으나, 이 약을 복용한 산모에게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나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라 한다. 1961년 11월 독일에서, 1962년 여름에 일본에서 판매가 금지되기까지 거의 5년간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 8천 명, 전 세계 48개국에서 1만 2천여 명 이상의 기형아가 태어났다. 미국에서는 FDA에서 끝까지 판매를 허락하지 않아 17건의 부작용 사례만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20종의 아미노산 중 하나인 글루탐산은 독특한 맛 때문에 오늘날 전 세계인의 입맛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인공조미료의 대표로 알려져 있는 글루탐산은 사실 거의 모든 천연식품에서 발견되는 지극히 자연적인 성분이다. 도쿄 제국대학 이케다 교수는 다시마를 끓이고 또 끓였다. 성분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끝없는 실험 끝에 인공 조미료 제조에 성공한 그는 스즈키 제약소와 손잡고 1909년 5월 20일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아지노모도의 주원료는 MSG(monosodiun glutamate) 글루탐산을 함유한다.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아지노모도 역시 L형이 D형 글루탐산으로 되면 감칠맛이 없다. 또한 페닐알라닌과 아스파라긴산의 2 종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은감미도가 설탕의 약 200배로 단맛의 질감도 설탕과 비슷하다. 1 g당 열량은 4 kcal/g이지만 설탕의 1/200만 사용하여도 충분하기 때문에 저칼로리 감미료이다. 아스파탐의 경우에도 구성 성분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이 L형에서 D형으로 바뀌면 정반대로 쓴 맛을 낸다.

 

지질은 원래 물에 녹지 않고 유기용매에 녹는 모든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왁스나 콜레스테롤 등 종류가 아주 많은데, 영양소인 지질은 중성지질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중성지질은 알코올과 지방산이 결합한 것으로, 지질에서 알코올은 많은 경우 글리세롤이다. 지질 중 소기름이나 돼지기름처럼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경우를 지방이라 하고, 참기름이나 생선기름처럼 실온에서 액체 상태인 경우를 기름이라 한다. 지방은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세포막이나 장기, 호르몬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피하지방에 축적되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지용성 비타민 흡수에 꼭 필요하다. 지질은 가수분해 되면 글리세롤과 3분자의 지방산으로 된다.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이 많으며, 식물이나 어패류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지방산으로 분류한다. 이중에서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은 체내에서 생합성 되지 않는 필수 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에는 알파리놀렌산. EPA, DHA가 있으며, 오메가-6 지방산에는 리놀레산, 감마리놀렌산, 아라키돈산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알레르기 억제, 염증 억제, 혈전 억제, 혈관 확장 기능이 이며, 오메가-6 지방산은 알레르기 촉진, 염증 촉진, 혈전 촉진, 혈액 응고로 효용이 정반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체내에서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의 비율은 1:1이나 4:1이 가장 이상적으로 몸에 좋지만, 오늘날 식이를 통해 오메가-6 지방산이 과다하게 많아 식품을 다양한 종류를 편식하지 않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트랜스지방이란 무엇인가? 불포화 지방산에는 시스형과 트랜스형이 있다. 이중결합에는 원자단(치환기)이 4개 결합할 수 있는데, 이중결합을 경계로 같은 쪽에 원자단이 결합한 경우를 시스형, 반대쪽에 결합한 것을 트랜스형이라 한다. 자연계에 있는 지방산은 모두 시스형이다. 천연 시스형은 구부러져 있지만 트랜스형은 직선 형태이다. 시스형은 그 구부러진 구조 때문에 규칙적으로 겹쳐 결정을 형성할 수 없지만, 직선 구조의 트랜스형은 규칙적으로 겹쳐 결정을 형성할 수 있다.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천연 식품에는 소고기나 양고기, 우유, 유제품 등이 존재한다.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의 경우 위속에 있는 세균이 불포화지방산의 시스형을 트랜스형으로 전환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고기나 양고기, 우유, 요구르트, 버터 등에도 미량의 트랜스지방이 포함되어 있다.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혈액 속의 저밀도지단백질(LDL)-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dl 증가하며, 고밀도지단백질(HDL)-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이 감소한다. 또한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핵산은 세포핵에 포함된 생물의 유전 및 성장에 관여하는 고분자 유기화합물이다. 핵산에는 아는 바와 같이 DNA와 RNA가 있으며, DNA는 유전정보를 담당하고, RNA는 단백질 생합성에 중요하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약 60조개로, 세포가 모여서 우리 몸이 만들어졌으며, 거의 모든 세포가 몇 달 만에 다 교체된다. 이러한 세포의 순환사이클을 담당하는 것이 핵산이다. 그러나 핵산은 매일 섭취하는 식사를 통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의 대사산물을 원료로 체내에서 생합성 되기 때문에 식사를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가 아니다. 또한 식사에 포함된 핵산은 분해되기 때문에 흡수를 위해 핵산을 아무리 많이 섭취하여도 체내에서 핵산의 양을 증가시킬 수 없다. 핵산은 에너지 대사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없다. 단지 ATP나 GTP와 같은 고에너지화합물로 핵산의 구성성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핵산을 많이 섭취한다 하여 칼로리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역시 에너지 영양소이다. 탄수화물 중 식물에서 발견되는 셀룰로오스를 제외하고 당질이라 한다. 탄수화물은 그 분자식이 탄소와 물이 결합한 것처럼 보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 셀룰로오스 역시 당질인 포도당으로 만들어져 있어 분해될 경우 포도당이 만들어지지만 사람에서는 셀루로오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기 때문에 셀룰로오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탄수화물의 경우 섭취 후 에너지가 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운동을 하거나 힘을 쓰는 일 등,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양은 에너지의 50~70% 정도이다. 그러나 특정 목적으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최저 100 g 정도는 뇌의 대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 이 양이 부족할 경우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에서 포도당을 만들어 뇌에 공급한다. 뇌는 포도당만을 유일하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며, 오랫동안 굶었을 경우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음식물에 포함된 당질은 최소 단위인 단당류로 되어야 흡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당질을 섭취했느냐에 따라 흡수에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당뇨환자의 경우처럼 혈당 수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려면 당의 종류를 고려하여 흡수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을 선택하거나 탄수화물보다 먼저 식이섬유나 단백질, 지방처럼 흡수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먼저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박광균 의학박사     ©브레이크뉴스

우리가 먹는 살구나 레몬은 산성식품이 아니라 염기성식품이다. 레몬이나 산딸기는 먹으면 맛이 시며, 물에 녹으면 프로톤(수소이온)을 생성한다, 프로톤을 증가시키면 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산이라 한다. 그러나 이들 식품은 염기성 식품이다, 어떤 식품이 산성식품인지 아니면 염기성식품인지는 식품의 수용액을 그대로 측정하여 산도를 측정하여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식물을 태우고 남는 재를 물에 녹여 수소이온 농도를 측정하여 결정을 한다. 식물은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각종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다. 미네랄은 금속원소로 태우면 산화물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재다. 재속에는 산화칼슘인 CaO 등이 들어 있어 이것이 물에 녹으면 염기성인 수산화칼슘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잿물은 염기성이다. 레몬이나 산딸기 역시 태우면 이와 같이 되기 때문에, 채소, 과일 등의 식물성 식품은 염기성식품이다. 이와 반대로 고기나 생선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아미노산에는 황이나 질소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을 태우면 질소화합물이 생성된다. 이들 질소화합물은 물에 녹으면 질산이 되기 때문에 강한 산이 된다. 황이 타면 각종 황산화물이 생성되고 물에 녹으면 황산이 되어 강한 산이 생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성 식품은 산성식품이다.

 

우리나라 식품 분야의 저명한 연구가인 이성우가 1985년애 저술한 ”한국요리문화사“를 참고로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객원교수인 이명아가 국립민속박물관에 펴낸 민속소식(vol 267, 20201년)에 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글을 참고하여 필요한 설명을 덧붙여 본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속이 비면 어께가 내려앉고 등이 절로 굽는다. 뱃심 두둑해지려면 무엇보다 진기가 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고 믿는 정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운 없이 축 처진 사람에게 ‘밥심이 최고다. 밥 굶지 말고 다니라’는 말로 위로를 건네다. 밥맛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인의 정서이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모두 낟알이 짧고 둥근 단립종(短粒種)의 ‘자포니카’ 종의 쌀을 항상 먹는다. 쫀득쫀득하고 찰기가 도는 쌀이다. 씹다 보면 은은한 단맛이 난다. 중국의 동북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 동남아, 아메리카대륙, 유럽 등에서 먹는 낱알이 길쭉하고 찰기가 없는 낟알이 길고 가는 장립종(長粒種)의 ‘인디카’ 종의 쌀은 밥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걸쭉한 소스를 겹들이거나 뿌려 먹으며, 다른 재료와 함께 드레싱에 버무려 샐러드로 먹는다. 또는 해물이나 고기를 넣어 볶아먹기도 한다. 밥이 푸석푸석 흩어지고 찰기가 없어 단맛도 나지 않으니 그냥 밥만 먹기가 쉽지 않다. 쌀과는 인연이 멀 것 같은 미국이 쌀을 재배한 것은 1900년대 초반부터이다. 아시아인들의 이민자수가 늘어나면서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쌀 재배면적 역시 급속히 늘어났다. 미국 쌀의 대명사격으로 ‘캘리포니아 장미’라는 뜻을 가진 ‘칼로스 쌀(Calrose Rice)’도 자포니카형이다. 1958년 처음 선 보인 후 아시아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품종개량을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미군부대에서 간간이 흘러나온 쌀이 국내시장에 유통되면서 입소문이 부풀려져 한때 부유층들이 선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밥맛은 예로부터 잘 알려진 것 같다. 청나라의 학자 장영(張英)이 “반유십이합설(飯有十二合設)에서 기술한 것처럼 한국인의 밥 짓는 솜씨는 예부터 소문난 것이다. “취반(炊飯)은 그렇게 손쉬운 요리법이 아니다. 자(煮), 증(蒸), 소(燒)의 세 가지가 일체화하여 취(炊)가 된 것이다. 풀어 쓰면 삶는다는 뜻의 煮, 찐다는 뜻의 蒸, 사른다는 뜻의 燒라는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한 그릇의 밥이 완성됨을 뜻한다. 물을 붓고 센 불에 끓이다가 약 불로 줄여 충분히 익히고, 마지막에 불을 끈 후 뜸을 들여 수분을 완전히 날려버리는 밥 짓기의 요령이 그 안에 다 들어있는 셈이다. 물론, 이 세 가지의 단계가 처음부터 완성된 것은 아니다. 신석기 시대에 토기에서 삶아 먹기 시작하다가 삼국시대에 시루를 만들어 쪄먹고, 마지막으로 철기로 만든 솥에서 제대로 뜸들여가며 먹게 되었으니 단 두 줄의 글 속에는 수천 년에 걸친 밥 짓기의 역사가 숨어 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탄소와 물을 이용하여 포도당을 형성하여 전분(starch)으로 저장한다. 동물은 식물을 섭취하여 전분을 받아들이고 구강에서 알파아밀라아제에 의해 전분을 소화해 포도당으로 전환 후 세포질 내에서 해당작용에 의해 10단계를 거쳐 젖산(lactate)으로 대사함으로써 에너지를 획득하게 된다. 동물에서 탄수화물로부터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될 경우 남는 포도당을 거대분자인 글리코겐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탄수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 다시 분해하여 사용한다. 글리코겐은 간에 저장되거나 근육에 저장한다. 간에 저장되는 글리코겐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혈당이 떨어질 경우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글리코겐을 분해하여 포도당을 만들어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근육이 활동하는데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이 되며 혈당이 떨어지더라도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즉, 근육의 글리코겐은 에너지 공급원으로 사용이 되고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혈당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 식물에서 전분은 2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즉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다.

 

밥은 녹말 덩어리인데, 생쌀의 녹말은 결정 상태라고 해서 각 녹말 분자가 빽빽이 모여 매우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녹말 분자 사이에 틈이 없어 효소와 같은 큰 분자는 물론 물처럼 작은 분자도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이 상태의 녹말을 베타 녹말(노화 녹말)이라 한다. 베타 녹말에 물을 넣어 가열하면 즉 밥을 하면 녹말 분자가 움직이면서 틈이 생겨 수분이 들어가 부드러워 진다. 이를 호화라고 하며 이 상태의 녹말을 알파 녹말(호화 녹말)이라 한다. 노화 녹말은 딱딱해서 소화도 안 되고 먹기에도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쌀을 익혀서 부드럽고 소화하기 쉬운 알파 녹말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수분이 들어가 부드러워진 알파 녹말은 식으면 다시 베타 녹말로 되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식은 밥은 딱딱해진다. 그런데 알파 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하면 노화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옛날 무사들이 전쟁터에 가지고 다니던 구운 쌀이나 건빵처럼 딱딱하게 구운 빵, 알파 상태의 밥에 열풍을 쐬어 급속히 건조시킨 알파 쌀 등은 언제든지 소화에 적합한 상태를 유지한다.

 

왜 어떤 전분은 호화시키면 쫀득해지고 어떤 건 탱글탱글 해지는 지 궁금한 경우가 많다. 전분의 호화(gelatinization)란 녹말에 물을 가하여 팽윤하고 점성도가 증가하여 전체가 반투명의 거의 균일한 콜로이드 물질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생 녹말은 녹말 분자가 서로 밀착되어 있고, 물 분자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묶음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미셀(micelle)이라 한다. 물을 가하여 가열하면 이 미셀 구조가 녹아서 간격이 넓어져 틈이 생기는데 이 사이에 물이 들어간 겔(gel)이 졸(sol) 형태로 된다.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 분자들은 수소결합에 의해 전분 입자 속에서 미셀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미셀이 모여 전분층을 형성하며, 전분층이 겹쳐서 전분 입자를 형성한다. 그런데 이 전분에 물을 가하여 가열하면 열에너지에 의해서 전분의 규칙적인 미셀 구조가 느슨해져서 물이 침투해 들어가 팽윤하게 된다. 한층 더 가열을 계속하면 미셀 구조는 파괴되고 전분 입자들의 콜로이드 용액이 형성되면서 점도가 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을 호화(a화)라 한다. 전분은 호화되면서 전분이 갖고 있던 결정성 물질 특유의 방향 부동성이나 복굴절(birefringence)의 성질을 잃어버린다. 전분의 호화는 전분 입자들의 내부 구조와 크기, 형태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전분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온도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수분함량이 많을수록 전분 현탁액의 pH가 알칼리 상태일수록 전분의 호화를 촉진한다. 전분의 호화는 b-전분이 호화된 상태의 a-전분으로 변화되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다. a-전분은 전분 입자가 풀어진 무정형 상태이다. 전분의 노화에는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 관여하며, 아밀로오스는 그 분자 형태가 직선상이며 분자량이 적기 때문에 아밀로펙틴과 비교해 호화가 더 잘된다. 그러므로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된 찹쌀 등은 일단 호화되면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된 일반 곡류의 전분에 비해서 노화되기가 쉽다. 호화되 전분 분자들이 교질 용액을 냉각시키면서 장시간 방치하면 아밀로오스 분자들이 서서히 가라앉아 재결정화 되면서 호화 전분의 특성을 잃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노화(b화)라 한다.

 

전분을 구성하는 성분은 아밀로펙틴과 아밀로오스로, 가장 큰 차이는 그 모양이다. 아밀로펙틴은 짧은 사슬들이 포크 머리 모양으로 붙어서 무수히 연결된 가지가 많은 생김새를 가지며, 소화효소에 대한 내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소화가 잘되는 편이다. 가지가 많다 보니 말단 부분이 개방되어 있는 곳이 많다 보니 소화효소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밀로오스는 나선형 구조로 아밀로펙틴에 비해 상당히 단순하고 분자의 크기도 작다. 하지만 사슬 자체가 아밀로펙틴보다 길고 단순한 모양이기 때문에 아밀로펙틴에 비해 결정화되기가 쉽고, 아밀로펙틴에 비해 소화효소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하다. 즉, 아밀로오스는 직선형으로 소화효소가 접근할 수 있는 말단은 하나 밖에 없어 하나씩 하나씩 절단해 나가야 하니 아밀로펙틴에 비해 소화가 느릴 수밖에 없다. 아밀로펙틴이 많으면 쫀득하고, 아밀로오스가 많으면 탱글탱글 해진다. 찹쌀은 거의 100%가 아밀로펙틴으로 되어 있고, 녹두 전분은 40% 정도 아밀로펙틴으로 되어 있다. 멥쌀, 고구마, 타피오카, 찹쌀 순으로 아밀로펙틴 함량이 높고, 옥수수, 밀, 도토리, 녹두나 완두 순으로 아밀로펙틴 함량이 낮다. 사이토 가쓰히로가 지은 “영양소노트”를 참고하면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으면 쌀의 점성이 높아지고, 아밀로오스 함량이 높으면 푸석푸석해져 식감이 떨어진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점성이 높은 음식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아밀로오스 함량이 적은 쌀을 맛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쌀은 아밀로오스 함량이 20%이지만 사람들이 밥맛 때문에 선호하는 고시히카리 쌀의 경우 아밀로오스 함량이 16% 전후로 더 쫀득쫀득하다. 그렇지만 아밀로오스 함량이 0%인 찹쌀의 경우는 찰기가 너무 많아 오히려 떡처럼 된다.

 

kkp304@hanmail.net

 

*필자/박광균

 

1975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생화학과 졸업(이학사)

198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과 졸업(치의학사)

1988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졸업(의학박사)

2004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와 법 고위자과정

 

1986~1990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생화학 전임강사

1990~1996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조교수

1996~200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부교수

1996~2018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교수

 

1990~1993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School of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2~2005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Dental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6~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생명과학단장

2008~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의생명단장, 자연과학단장, 공학단장 겸임,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장

 

1990~현재  미국 암학회 회원

1994~2000 International Society for Study of Xenobiotics 회원

1995~1996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기획간사

1996~1998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이사

2006~2008 한국독성학회 이사

2005~2006 대한암학회 이사

2006~2008 한국약용작물학회 부회장

2009~2010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2009~2010 생화학분자생물학회 부회장

2018~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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