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머리통 속에 박혀있는 총알…그 총알은 결코 썩지 않는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흥행,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수면위로 올라와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20/02/14 [16:32]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흥행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 사건, 즉 1979년 10.26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 사건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일행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해,그를 살해한 사건이다. 대통령들의 경우, 사망하면 화장하지 않고 땅 속에 매장한다. 매장하면 뼈가 땅 속에  존재할 것. 특히 두개골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박정희도 김재규가 쏜 총에 의해 사살되어 절명(絶命), 국립묘지에 묻혀 있으니 그 뼈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이 사건과 관련, 특이한 특종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박 대통령의 시신-사망을 확인했던 김병수 장군(전 국군서울지구병원장)의 비화-증언을 첫 기사화 했던 기자였다. 필자는 1990년대 초 토요신문(주간)의 편집국장으로 재직했었다. 이때 이 내용의 기사를 첫 보도한 필자였다.

 

필자는 이때 10.26 관련 취재과정에서 김병수 장군(예비역 준장·의학박사)을 직접 인터뷰할 수 있었다. 김 장군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사망을 최초로 확인했던 의사. 필자는 김 장군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필자가 박 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했던 내막을 시간대별로 작성했다. 아래는 필자가 김 장군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1인칭 호칭), 박정희 사망의 실제 상황이다.

 

▲1979년 10.26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했던  김재규 장군.     ©브레이크뉴스

 

“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나 사망진단서는 내가 끊어야 한다. 사망 원인을 알아야만이 사망진단서를 끊을 수 있다.” 그 경호원은 죽어 있는 사람의 얼굴을 시트로 가리고 반쪽씩 보여주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더라도 피묻은 얼굴의 반쪽씩만을 보여주면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맞힐 수 없다. 그의 얼굴과 머리는 온통 피투성이였다. 그는 총에 맞았는데 총알이 왼쪽 귀 부분에서 오른쪽 광대뼈 방향으로 뚫고 들어가 있었다.

“총상이구나!”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경호원은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이 사람이 누굽니까?”
“알 필요 없어!”

얼굴 부위를 요리조리 뜯어보았으나 끝내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이었고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만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나는 속으로 ‘아마 북한에서 온 밀사인데, 차지철 실장이 총을 쏴서 죽인 게 아닐까’라고 상상했다. 이때 김계원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됐나?”
“실장님 죽은 사람을 무엇 때문에 여기 데리고 왔습니까?”“아무튼 잘 모셔달라” “누군지도 모르는데 잘 모시라니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추모 모임 장면.  ©브레이크뉴스

*20시30분:나는 경호원에게 “상처가 머리에만 있으냐?”고 물었다. 그는 “가슴에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가슴도 보자”고 말했다. 죽은 사람은 오른쪽 심장 부분에 총을 맞아 피가 가슴에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나는 죽은 사람의 배 부분을 보는 순간 그가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의사는 환자의 환부를 보면 자신이 치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분간할 수 있다. 나는 1974년부터 박 대통령의 건강을 돌봐왔기 때문에 몸 부위를 잘 알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배 부위에 하얀 반점이 있었는데 그 반점을 보는 순간 죽은 사람이 박 대통령임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경호원에게 죽은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임을 알았다는 기색을 나타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엄청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순간 무아지경에 빠졌다. 그 시간은 몇 초쯤이었을 텐데 굉장히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주검의 실체를 확인한 직후의 충격이었던 셈이다.
 

▲ 김재규를 사형 시켰던 구 서대문교도소 사형장. 앞의 나무는 통곡의 미류나무.   ©브레이크뉴스


*20시40분경:나는 대통령의 사망을 최초로 확인한 의사였다.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했다. 보안 유지가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을 진료할 책임은 나에게 있었다. 그러나 병원 지역의 경호는 보안사령부 관할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죽었더라도 그 시신을 경호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연락을 취하기로 결심했다. 경호원은 내 곁에 바짝 붙어 다니면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진료부장실로 들어가서 전두환 사령관한테 전화를 걸었다.
“중요한 분이 사망했습니다.” “죽은 사람이 누구냐?”
“모르겠습니다.”
나는 나를 감시하는 경호원 때문에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보안사령관에게 ‘박 대통령 죽었다’는 말을 전해야 하는데 실패 한 것이다. 1차 시도에서 실패한 나는 내 방으로 들어왔다.

 

*20시50분경:대통령이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든지 보안사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내 책상 위에 전화벨이 울렸다. 보안사령부 참모장 우국일 준장의 전화였다. 그는 “내 말에 대답만 해다오.”라며 질문을 던졌다.
“작고했나?”
“예.”
“차 실장이냐?”
“아니오”
“코드1(대통령을 칭하는 은어)이냐?”
“예”
나는 전화를 받고 ‘예, 아니오, 예’라는 세 마디만을 답했을 뿐이다. 이때 경호원이 “무슨 통화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일 없나?’해서, ‘예’, ‘신변에 위협이 있느냐?’해서 ‘아니오’, ‘잘 지키니 걱정 마라’해서 ‘예’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보안사령부가 대통령의 사망을 확실하게 알았던 시간은 바로 그 때였다. 나는 보안 유지를 위해 비상 소집된 이들 중 몇 사람만 지명하고 나머지는 모두 귀가시켰다. “별일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브레이크뉴스

*21시20분경:나는 응급실에 있는 시신의 상처 크기, 총상 부의의 x-레이 촬영을 마치고 시신을 병원 내 대통령 방으로 옮겼다. 경호원들은 나를 꼼짝도 못하게 지키고 있었다.

 

*10월 27일 01시20분경: 국무위원들이 박 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다. 최규하 국무총리, 신현확 부총리, 김치열 장관, 김성진 장관, 김계원 비서실장 등이 함께 왔다. 이들은 슬피 울면서 애도하고 돌아갔다.
 

*01시30분경:국무위원들이 나간 후 보안사에게 나를 감시하던 중정 요원들의 체포 작전을 개시, 두 사람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체포작전은 이상연 보안사 감찰실장이 지휘했다.

 
*02시경:박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듣고 둘째딸 근영 양이 찾아왔다. 그녀 역시 통곡했다. 그녀를 따라온 경호원들은 보안사 요원들이었다. 나는 박 대통령 시신에 새 옷을 갈아입히기 전에 얼굴 왼쪽 부위에 박혀 있는 총알을 빼내려 했으나 가족들이 반대해서 그냥 두었다. 그들은 “아버지 얼굴에 칼을 대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10·26때 맞은 총알이 지금도 얼굴 속에 남아 있다.

 
*03시경:박 대통령의 시신을 청와대로 옮겼다. 박근혜 양도 대통령의 시신을 붙들고 대성통곡했다.

 

*07시경:10·26때 현장에서 사망한 차지철 경호실장 등의 사망을 확인하는 중에 경호원 박상범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그를 구명했다." 박정희 마지막은 이처럼 비극적이었다.“


이런 내용이 독립 주간신문이었던 토요신문에 게재됐을 때, 폭발적 반응이 뒤따랐다. '폭발적 반응'이란 주간신문이 그야 말로 불티나게 팔렸다는 뜻이다.

 

▲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브레이크뉴스

모든 살인사건은 흔적을 남긴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은 아직도 부식되지 않고 박정희의 머리통 속에 그대로 총알이 박혀 있을 것이다. 김 장군은 “박정희 얼굴 왼쪽 부위에 박혀 있는 총알을 빼내려 했으나 가족들이 반대해서 그냥 두었다”고 증언했다.

 

그 총알은 한국 현대정치의 비극을 웅변해주고 있다, 총알은 그야말로 박정희 생명을 빼앗은 한 조각 쇳덩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쇳덩이는 수많은 민주인사들의 탄압을 마무리한 증거품일 수 있다. 그에게 권총을 발사했다 사형 당한 김재규. 그가 박정희를 제거함으로써, 정국불안으로 예상됐던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이 사전에 차단됐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 다수는 박정희의 폭정을 벗어났다. 박정희 두개골 속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을 실탄으로 인해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향해 “김재규=의인(義人)”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 합리적 증거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닌 픽션을 생명으로 하는 영화일 뿐이다. 팩트(事實)가 결코 아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살해 사건을 다룬 영화는 맞겠으나 주요 내용에 있어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한, 이 영화는 보완-수정돼야할 미완성의 영화이다.

 

박정희를 살해했던 김재규의 복권(復權), 역사적 신원(伸寃)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미국에 망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하야를 줄기차게 주장하다가 실종 당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인(死因)도 밝혀져야만 한다. 그의 죽음을 침묵할 때, 모든 국민이 그처럼 살해 당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촛불혁명(민중혁명)으로 만들어진 정권인 문재인 정권은 김재규 박정희 살해사건에 대해 침묵해선 곤란하다. 그 진실규명에 나서야만 한다. 필자는 이를 촉구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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