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60년 '출판업 대명사' 계몽사 위기

수차례 부도 겪는 우여곡절 속 회계위반 징계까지

김민아 | 기사입력 2004/09/07 [22:13]

수차례 부도 겪는 우여곡절 속 회계위반 징계까지

60년 전통 아동출판사 명맥 '흔들'... 업계 '아쉬움'

국내 최고 아동도서전문출판사인 ‘계몽사’가 최근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계몽사에 대해 감리와 조사를 벌인 결과, 재무제표의 자산과 부채를 속인 사실을 적발해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5월16일 상장폐지된 바 있었던 계몽사로서는 이번 징계로 인해 다시한번 더 어려움을 겪게 돼 60여년 전통의 전문아동출판사의 명맥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8월25일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계몽사는 지급수수료와 선급금을 늘리거나 줄이는 등의 수법으로 당기 순이익과 자기자본 규모를 조작했다.

계몽사는 실제, 자금변제 목적과 일치하지 않는 회계처리를 하여 지급수수료와 선급금을 각각 13억3백만원과 6억1천만원씩 늘렸으며, 전도금 17억7천만원 및 단기대여금 14억1천만원을 줄여 계상했다.

또한 개인으로부터 10억원을 빌리면서 선급금이 회수된 것처럼 회계처리하여 부채발생 사실을 누락시켰으며, 최대주주에게 28차례에 걸쳐 23억1천여만원을 대여하고도 이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즉, 계몽사는 자기자본을 10억원 이상 늘리는 반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손실규모도 오히려 10억원을 늘렸다. 현재 회사와 전 대표이사는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며, 유가증권 발행을 9개월간 제한 받게 됐다.

한편, 증선위는 계몽사를 감사한 삼일회계법인에 대해서 특정회사 감사업무제한 및 벌점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도 주의 조치했다.

홍회장 시절 회계 ‘엉망’

계몽사는 1946년 창립돼 90년대까지 국내 굴지의 아동출판사로 자리매김했으나, imf와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1998년 1월 부도를 내고 주인이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01년 홍승표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바 있으나 2003년 4월 28일 15억2천만원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또다시 부도 처리됐다.

당시 홍회장은 탤런트 오현경의 남편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회사인수 직후 ‘토털엔터테인먼트’회사를 표방하며 멀티미디어, 아동용게임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러나 2003년 1월 홍회장은 뇌물제공 및 회사공금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되면서 계몽사의 재도약은 실패로 돌아섰다.

이후 김성래 회장이 계몽사의 부실어음을 모두 막기로 하고 회사를 맡았다. 그러나 그 역시 앞서 운영해온 ‘보나페이’가 부도나자 계몽사 어음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때 김회장은 홍회장으로부터 경영을 물려받은 직후 농협을 상대로 1백억원대 사기대출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계몽사 인수 전 썬앤문 그룹의 부회장이었던 김회장은 역시 같은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의 고발로 구속돼 한동안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결국 김회장은 홍회장으로부터 계몽사를 인수하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회계분식 사건도 홍회장이 사업을 운영하던 시기에 발생된 결산 보고내용에 따른 것으로 그가 경영에 물러난 직후에도 계속하여 회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출판업계에서는 이러한 계몽사의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향후 출판업계의 낙후된 전망을 비춰볼 때 동종업계에서의 아쉬움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과사전과 교육용 책을 주로 판매해오던 계몽사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인하여 책 판매가 한자리수도 못 미치는 사태까지 발생한 바 있으며, 또 뒤늦게 사업방향을 전환해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계몽사에서는 현재 이같이 처한 상황에 대해 참으로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결국 홍승표와 김성래 전 회장으로 인한 파장이 이번 회계분식 사건으로까지 터져 나오게 된 배경에 한숨만 터져 나올 뿐이라는 것.

계몽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회사는 홍승표·김성래 회장으로 인해 주위 여론으로부터 많은 시달림을 받고 있다”며 “60년 전통의 명문 출판사가 단 몇 사람으로 인해 이러한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로 현재 임직원들은 하루빨리 정상화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 김성래 회장의 딸이 계몽사 경영관련 서류를 가져가 숨겼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향후 이번과 같은 회계 파문이 한차례 더 일 것으로 보여진다.

취재/김민아 epsom422@hanmail.ne

 

 

계몽사는 어떤회사?


아동도서 전문출판사인 계몽사의 역사는 1946년 5월 대구 포정동에서 고 김원대 회장이 ‘계몽사서점’을 창업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1947년 미군정청에 출판사 등록을 해 시집과 한글사전, 옥편 등의 출판을 시작해 6.25전쟁 당시였던 1950년 11월 서울 종로1가에 대한민국 정부에 출판사를 재등록해 초중등학교 대상의 학습참고서를 소규모 출판하며 많은 책을 발간해 왔다.


1959년도부터 발간을 시작한 ‘세계 소년소녀 문학전집’(1962년 전 50권 완간)을 통해 명실공히 국내 최대 아동출판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계몽사는 이후 아동도서 발간에 주력하여, 90년 전집류 50여종 8백80여 책과 단행본·학습참고서 등 2백20여 책을 출간했다.

1976년 주식회사로 개편, 74년 안동 길원여자고등학교 설립, 78년 온양민속박물관, 88년 계몽문화센터 개관 등 사업을 확장했다. 81년 어린이문학상 제정, 85년 《월간과학》 창간, 이어 <강소천아동문학상>을 운영했다.

한편, 계몽사란 이름은 고 김 회장이 광복직후 사회 전체가 계몽이 필요했던 시기라하여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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