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모임 이후…정동영 마음 굳혔나

정동영 정계복귀와 골프모임 상관관계 추적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9/02/09 [18:22]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궐선거 출마에 긍정적인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재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말을 아껴오던 정 전 장관이 최근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정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 출마에 무게가 실리면서 새삼 지난 1월 초 논란이 됐던 민주당 의원들의 태국 외유 골프 사건이 떠오른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9명의 의원 가운데 정동영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이들의 태국행을 두고 ‘정동영 보궐선거 출마를 논의하기 위한 단합대회’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외유 골프 사건은 한나라당의 집중 폭격을 받으며 사회적 논란이 됐고, 당 내에는 ‘국정원 개입설’, ‘정동영 죽이기 음모론’ 등 적지 않은 설이 떠돌았다. 이에 국정원과 민주당측은 떠돌던 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외유 골프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정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 출마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주간현대>는 당시 민주당과 정 전 장관을 둘러싸고 퍼졌던 설과 함께 정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취재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 내비쳐…
정 전 장관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에 새삼 민주당 외유골프 회자


▲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정동영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 출마에 무게가 실리가 새삼 지난 1월 민주당 의원들의 외유 골프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오는 4월 치러질 재보궐선거 출마를 고심해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출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선 패배 이후 미국 듀크대로 연수를 떠난  정 전 장관은 끊임없는 정계 복귀설에 시달렸다. 올해 초 중국 칭화대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었지만 현재 일정을 변경한 채 미국에 체류, 마지막 고심을 하고 있다고.

당초 재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정 전 장관은 최근 입장을 바꿔 출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보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렇듯 정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시점에서 새삼 지난 1월 논란의 중심이 됐던 민주당 의원들의 태국 외유 골프 사건이 회자되고 있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9명의 의원 가운데 정동영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이들의 태국행을 두고 '정동영 보궐선거 출마를 논의하기 위한 단합대회'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외유 골프 사건은 한나라당의 집중 폭격을 받으며 사회적 논란이 됐고, 당 내에는 ‘국정원 개입설’, ‘정동영 죽이기 음모론’ 등 적지 않은 설이 떠돌았다.
 
잊어버릴 만하면 들추니 원…
 
임시국회 회기 중인 지난 1월9일 9명의 민주당 의원은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부부동반 골프여행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국회 본회의장을 불법 점거하면서 'mb악법저지'를 위해 격렬하게 저항했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기에 국민들의 원성은 더욱 컸다.

노영민, 박기춘, 박영선, 양승조, 우윤근, 이강래, 전병헌, 주승용, 최규식 민주당 의원 9명은 지난 1월9일 밤 방콕으로 출국, 현지에서 골프를 즐기는 등 휴가를 보냈다.

이들의 외유 골프 사건은 kbs의 방송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이 소식을 접한 한나라당은 물 만난 고기마냥 비난을 쏟아냈다.

국민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 홈페이지는 이들의 행위를 질타하는 글로 도배됐고, 9명의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전체가 여론으로부터 따가운 뭇매를 맞아야 했다. 임시국회 회기 중에 외유성 골프를 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이유에서다.

골프를 한 당사자들은 알려진 바와 같이 특급리조트에 묵거나 호화로운 여행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금요일 저녁에 가족동반으로 자비를 들여 저렴한 가격으로 숙식과 골프를 했다는 점을 들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임시국회 회기 중이었지만 국회 일정이 없는 주말을 이용했다는 것.

하지만 골프모임에 참석한 모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의 남편 생일이 1월10일이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의원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방콕에 모인 것"이라고 모임 이유를 밝힌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과 여론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당시 한나라당은 "전기톱 국회, 해머 국회를 해놓고 생일파티 한다고 방콕까지 가서 골프를 하는 게 무슨 서민을 위한 정당이고 못사는 사람을 위한 정당이냐"면서 "국회의원 남편의 생일파티를 위해 국회의원과 가족이 방콕까지 가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다시 돌아보기 바란다"고 일격을 가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잘한다고 칭찬하면 꼭 사고를 친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내가 부끄러워진다", "귀국하지 말고 태국에서 살아라" 등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1차 법안전쟁 승리라는 자평을 기반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던 민주당은 생각지도 못했던 돌발상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애써 얻은 지지율은 골프 한 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외유골프로 인한 불똥은 일상적인 외교 활동을 하는 동료 의원들에게까지 튀었다. 당 지도부는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렸고 일부 상임위는 해외 방문 자체가 줄줄이 취소됐다.

지도부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고, 원혜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을 겪고 국민의 걱정이 큰 상태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간 것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의원들의 활동은 국회의 일정과 국민 여러분의 염려를 고려해 행동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우윤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월29일 지역구인 전남 광양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정보고회에서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광양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에 누를 끼쳐 무조건 죄송하다”며 “당시 동료의원들과의 계모임이라 빠질 수 없어 참석했다.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회기 중이지만 해야 할 일은 다해 놓고 갔고, 현지에서 5000원짜리 식사를 했다"면서 호화 골프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우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는 토요일, 일요일을 가리지 않고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또 다른 의원은 “국민정서법의 1호가 골프에 대한 반감인데, 그만 방심하고 말았다"면서 "충격이 너무 커 올해는 골프장에 얼씬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수의 정동영계 의원 태국 골프모임 참석…‘그들만의’ 논의 있었나
민주당 내부의 ‘정동영 죽이기 음모론’ 무시하고 정계 복귀 이룰까


‘국정원 개입설’ 혹은 ‘정동영 죽이기?’
 
▲"이제 슬슬 나가 볼까?"  정동영 전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장훈 기자
부적절한 시기에 외유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당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홍역을 치렀다는 억울함 때문인지 당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kbs의 보도과정에 국정원이 개입됐다는 '국정원 개입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사전에 민주당 의원들이 해외로 나가는 사실을 알고 언론에 고의적으로 내용을 흘렸다는 것.

이들은 또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로 국정원법 통과를 적극 반대한 민주당과 그 선봉에 나선 박영선 의원이 국정원측에 '괘씸죄'로 걸렸다는 소문을 내세웠다.

실제 박 의원은 국정원 담당 위원회인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역할을 맡아 국정원법 통과를 강력히 반대했다. 지난해 12월22일에는 국정원 직원과 국정원법 비교표를 놓고 언쟁을 벌였고, 이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정원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국정원법 통과를 위해 국회와 언론에 힘을 쏟아 부었던 국정원 입장에서 박 의원은 물론 이를 반대하고 나서는 민주당이 곱게 보일 리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보위 관계자는 "직업의 특성상 국정원 직원이 법무부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정치인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국정원 속성상 국회의원이 외유 중 골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정원이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 사건 발생 2~3일 이후였고, 때문에 국정원 개입설보다는 민주당 내 내부 인사가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국정원 관계자 역시 "하루에도 수천 명이 넘는 해외 출국자 명단을 일일이 검색할 시간도 없고 인력도 없다"고 국정원 개입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런가 하면 골프모임을 가진 9명의 의원들 다수가 '10인회'로 정동영계라는 점에서 당내 권력다툼을 배경으로 한 '정동영 죽이기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 내의 반정동영계가 정동영계를 죽이기 위한 카드로 고의로 정보를 흘렸다는 것.

실제 태국으로 외유 골프 여행에 나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재선 의원으로 3선인 이강래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난 총선 뒤 구성된 '10인회' 멤버들이다. 이들은 또 정 전 장관이 당 대표를 맡을 당시 대부분 당직을 맡았으며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런 정황상의 이유를 들어 당내 일각에서는 이들의 태국행을 두고 '정동영 보궐선거 출마를 논의하기 위해 단합대회 하러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정동영 전 장관은 미국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귀국설, 정계 복귀설이 나돌았고, 오는 4월 재보궐선거 출마설 역시 넓게 퍼져 있다.

이런 시점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진영으로서는 정 전 장관의 정계 복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같은 호남 출신으로 정 전 장관과 정 대표가 차기 대권 후보를 두고 경선을 벌일 경우, 정 전 장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정 전 장관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런 이유에서 정동영계 의원인 10인회 소속 의원들의 태국 골프모임 사실을 알고 있던 당내 일각에서  '정동영계 죽이기'를 위해 언론에 고의로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실제 국회의원이 외유를 떠날 경우 언제, 누구와 어떤 일정으로 며칠간 머무는지가 당 대표실에 보고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태국 골프모임 역시 당에서 가장 먼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탰다.

어쨌거나 국정원과 민주당측은 외유 골프와 관련된 일련의 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외유 골프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정 전 장관의 재보궐선거 출마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동영 어디서 다시 만날까?
 
정동영 전 장관이 4월 재보궐 선거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은 정 전 장관의 출마 지역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지역구는 인천 부평을과 전주 덕진을.

정 전 장관의 측근들은 지지율이 높은 전주로 출마 방향을 잡고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일수록 정치적 고향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또 최근 조사된 지역구 민심 동향도 정 전 장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지역 여론조사 결과 '출마를 찬성한다'는 의견이 50%대로 조사됐고, '반대한다'는 20%대에 머무른 것. 나머지 20%대는 '본인 결정에 달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정 전 장관의 '전주행'에 염려의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대선후보였던 사람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눈높이를 낮춰 의원직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주행을 선택한다면 대선후보로서 쌓아왔던 큰 그림이 사실상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인 부평을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겨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정 전 장관 측근에서는 부평을은 연고가 없는 지역인 탓에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대선, 총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마저 실패할 경우 상처가 너무 깊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강하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정동영 출마설에 대해 아직 신중한 반응을 고수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월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주의 경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이 상실됐기 때문에 전북 도민들의 마음이 불안한 상태”라면서 “도민들이 어떤 인물을 원하는지 우선적 판단이 있어야 하고, 수도권 선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공천이 어떤 것인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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