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다단계 사기 몸통 잠적, 공개수배!

[심층] 피해자들 대부분 '고수익 보장' 유혹 넘어간 생계형 투자자

정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08/11/17 [13:21]
▲ 인천에 위치한 (주)리드앤 중앙지사의 입구. 평일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는 수십여명의 피해자들이 모여 사태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 정연우 기자

피해인원 3만명(추산), 확인된 피해액만 1조 5천억원대인 기업형 다단계 유사수신 사건이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11월 10일 의료기 렌탈사업을 명목으로 법인을 설립, 다단계 유사수신을 통하여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다수의 피해자를 끌어들여 투자하게 한 후, 투자금 편취해 피해를 입힌 리브(주) 대표이사 최모씨(52) 등 104명의 입건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인천, 대구, 부산 등 피해지역 해당경찰서와 공조, 사건을 수사 중인 초기단계라 피해인원과 피해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전국 조직의 우두머리격인 조모(51)씨 등은 경찰 수사망을 피해 도피 중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를 믿고 수억원을 투자했던 피해자들은 각 지역 지사별로 모여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이번 사태는 제이유 사태를 넘어선다”며 “주모자가 잡히지 않으면 자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사주간지 <사건의 내막>은 이번 수조원대의 피해를 양산해 서민들을 파탄의 지경에 빠트린 기업형 사기단의 수법의 전모와 피해자들의 사연을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경찰, 의료기 렌탈사업 명목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차린 기업형 사기단 검거
지역총책 검거로 실체 드러나…회장 조모씨 등 몸통 아직도 수사망 피해 잠적중

 
11월 10일 충남 서산경찰서는 중간수사결과발표를 통해  렌탈사업 명목으로 (주)티투, (주)리브, (주)리드앤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빙자해 기업형 다단계 유사수신체계를 구축, 수도권 및 충청권(서산)에 거주하는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의료기 렌탈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하게 한 뒤, 2조원(추산, 1조5천여억원 확인)대의 투자금을 사취한 기업형 사기단 104명의 피의자를 입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가된 금융업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마기 등 의료보조기구를 1대당 440만원에 구입해 위탁임대를 통해 8개월 만기로 원금과 수익금조로 580만원을 수령할 수 있어, 연 48%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약속하는 등의 유사수신행위를 통하여 수만 명의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유사수신행위란 ‘금융관계법령에 의한 인가?허가를 받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業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니면서 고수익을 제시하여 불특정다수로부터 투자명목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행위인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초기에 투자한 피해자들에게 수익금을 배당하여 이를 믿게 한 다음, 피해자들에게 이를 재투자 하거나 더많은 투자금을 끌어 들이도록 하는 한편, 하위 투자자를 모집토록 유인하여 피해자 및 피해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투자자들이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허위사실을 믿게 하기 위하여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후, 인천 연수 선학동 소재 “웰빙타운프라임”이라는 제품전시장을 견학시키고, 미용실 등에 일부 렌탈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보여 주어 정상적인 영업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왔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수사하게 된 배경은 지난 9월 8일 충청 서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유사수신업체가 충남 서산시내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부터다. 이후 경찰은 내사를 벌여, 9월 10일 서산시 동문동에 소재한 (주)리브 서산지사 사무실을 급습,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이때부터 인천지역에 소재하는 (주)리브를 모체로 하여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22개의 센터(지사)를 설립, 조직적인 유사수신행위를 통하여 투자금을 편취해오던 기업형 사기단의 전모가 들어나게 된 것이다.
 
▲ 피해자모임 등에 올라온 리브관련 특별경제사범 공개수배전단    

경찰은 인적이 밝혀진 용의자들을 출국금지 요청하는 한편 인천지역 소재 본사, 전시장 및 주모자들이 활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센터를 차례로 압수?수색하고, 10월 16일 주모자인 최모씨((주)리브 대표이사)을 구속하는 한편 같은 업체의 이사 김모씨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들이 새로운 법인인 (주)리드앤을 설립, 또 다른 투자자들을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경찰은 즉시 (주)리드앤에 대해 압수수색, 이들의 초기 영업활동에 타격을 가해 이번사태가 이 정도에서 멈추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대표이사 최모씨 등 임원들은 동종의 범죄경력이 있는 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년에 한 번씩 회사명을 (주)티투, (주)리브, (주)리드앤으로 바꾸어 가며, 투자자들을 늘려왔으며, 유령회사인 (주)티투주, (주)리브주, (주)아더스, (주)코니트란 법인명의의 수신계좌로 입금 받아 이를 교묘하게 빼돌리고, 일부 투자금과 렌탈수익금만 자신들의 법인인 (주)리브 명의계좌로 입금토록 하여 정상적인 영업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해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갔다.

이들은 이 방법으로 2007년 11월 1일부터 2008년 10월 17일까지 (주)리브에 투자한 피해자들로부터 (주)리브주 명의계좌로 송금받아 가로채고, 현재 확인 중인 (주)아더스, (주)코니트란 법인명의 계좌의 입금액까지 더하면 가로챈 금액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최종 입금된 (주)코니트 계좌에 대해서 지급 정지하고, 계좌 및 수표 추적을 통하여 자금의 행방을 파악 중에 있다. 경찰은 달아난 주모자급 임원 조모씨 등 12명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및 전국에 지명수배를 하는 등 추적수사 중이며, 22개 센터장 등 관련자 104명을 입건 수사 중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수사(압수, 수색 등) 단계에서 주모자급 피의자들이 지사장들과 피해자들에게 ‘지금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면 당신들은 바로 구속된다. 투자자들이 동요하면 당신들이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우리가 당신들의 투자금을 반드시 돌려 주겠으니 우리를 믿고 영업을 계속해 달라’고 겁을 줬다”며 “이 때문에 이를 믿은 피해자들이 경찰의 출석요구에 일체 불응하는 한편, 휴대폰을 끄고 잠적하여 피해자 확보 등 수사에 적지 않은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국 최근에 주모자급 용의자들이 투자금을 가로채고 달아난 후, 지사장들이 이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자체 회합을 가진 후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수사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11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해자들이 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하루빨리 주모급 조모씨를 잡는 것”이라며 “잠적한 조모씨 등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속히 경찰에 알리는 것이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 인터넷 피해자 모임 및 비대위 구성
 
▲ 피해자 a씨. 7천만원을 투자한 그는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 며칠째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    © 정연우 기자

이번 사기사건의 피해자들은 각 지사별 사무실에 모여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에 ‘bmc,엘틴,티투,리브 피해자모임’ 등을 구성하고 사태해결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국 지사별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전국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이 돼 피해규모 확인과 함께 사태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일반피해자들 같은 경우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어찌할 바를 몰라 애를 태우거나 아직 가족에게까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살자까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번 사태가 제이유보다 더 큰데도 언론이나 관계기관이 너무 잠잠하다”며 “사태해결이 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까지 이를 것”이라고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불법 다단계 영업을 통해 천문학적 규모의 사기 행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제이유 사태의 경우 사기 피해자가 9만 3000여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11월 12일 기자와 만난 피해자 a(27)씨 “일반투자자들한테 저축은행 등을 통해 대출을 알선해 줬다고 들었다”며 “나같은 경우에도 공증을 써준다고 해서 믿고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이번 사기사건 때문에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며칠째 잠도 못잔 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a씨의 경우 tm일을 하다가 알게 된 손님을 통해 이 회사를 알게 됐다고 얘기해 줬다.

a씨 “올해 4월경 일을 하다가 만난 사람을 통해 처음으로 이 회사를 알게 됐다”며 “나중에 그 사람에게서 소개받은 회사 직급자를 만나게 됐고 호기심에 보험을 해약하고 반구좌(220만원)를 넣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대부분 고수익 보장한다는 유혹 넘어간 생계형 투자자들
피해자만 3만명, 피해자 모임카페에선 ‘생을 포기한다’ 유서성 글 올라오기도

 
▲ 피해자 a씨가 리드앤으로과 계약한 상품구매계약서. 이들 사기단은 440만짜리 의료기기 1대를 구입하면 원금은 물론 8개월 후 이자만 140만원을 보장한다고 속였다고 한다.     © 정연우 기자

a씨는 “기계 한대 440만원인데 한달기준으로 원금포함 73만 5천원, 8개월 지나면 581만원 정도가 나온다고 들었다. 즉 8개월간의 이자만 140만원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 이자가 붙는다면 사기는 아닌 것 같아 믿게 됐다”며 “이후 집에다가 말해 담보대출 5천만원을 받아 인천중앙지사에 센터장을 만나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나중에 카드론을 받아 1600만원을 더 투자하게 됐는데 이익금이 10월 24일전까지는 매일 통장으로 꼬박꼬박 들어왔다”며 “그런데 24일부터는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전산시스템이 오류가 났다고 말만 믿고 기다렸지만 계속해서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11월 초에 중앙지사를 찾아가니깐 사무실에 울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으며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나중에 기사를 보고 이번 사태가 사기인 것이 알게 됐다”며 말했다.

a씨는 “모든게 사기라는 것으로 듣고 허망해졌다. 경찰조사가 9월달부터 시작됐다고 하지만 우리는 몰랐던 이유가 돈이 입금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계속 전산오류인줄 알았다. 지금도 중앙지사 사무실에 보면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정도다. 피해자의 대부분이 나의 많은 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내가 투자한 금액만 7천 300만원 정도다. 솔직히 고소장을 접수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오늘 카드 결제일인데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리드앤 인천중앙지사 사무실에서 만난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는 지사 직급자인 경우로 본인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이번 일에 휘말리게 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대구에 본사가 있고 인천은 다른 분이 대표이사였다. 인천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이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일 확정금리씩으로 나온 돈이 24일까지 나온 뒤 그 다음 주부터 돈이 안들어오면서부터”라며 “피해액이 커진 이유는 이익금을 계속해서 재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이와관련 “회사가 직급자라는 것을 양산하면서 ch라는 명목으로 통장에 돈을 넣지않고 핸드폰 문자로만 약손된 돈의 액수만 찍어줬다”며 “회사에서는 나중에 돈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며 이렇게 ch명목을 통해 재투자를 유도해 피해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지사 당 국장을 포함한 직급자만 100여명이 넘었다. 직급자의 경우 사람을 끌어들이면 돈을 더 주겠다고 했고 10월 24일까지 계속해서 투자하라고 직급자들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b씨는 특히 “경인지역에만 해도 22곳의 지사가 있었다”며 “이번 사건도 튀는 사람들이 일부러 사건을 터트렸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를 우왕좌앙하게 만들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직급자들의 경우 평균 억대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거기다가 주변 사람들까지 끌어들였으니 피해규모만 몇 조가 될 것”이라며 “지금 이것을 터트리면 경인지역이 망할 정도”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제이유(ju) 사건보다 피해액 훨씬 넘을 것 예상됨에도 언론 관심 부족”
“제이유 사태처럼 발 빠른 언론공개와 국민여론 환기 필요해”




한편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블로그 등을 통해 처음으로 알린 것으로 유명한 블로거 ‘뒷골목인터넷세상(http://bizworld.tistory.com)’은 11월 14일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금액만 전국적으로 3조원이 넘는 건국이래 최대의 금융다단계 피해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몇 주가 소리소문없이 지나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 “피해금액이 2006년 발생한 제이유 사건의 피해액을 훨씬 넘어서는 희대의 사기사건에 의아하게도 관련당국과 방송언론매체의 관심이 매우 부족하다. 사건의 진실에 대한 제대로 된 보도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몇만명의 투자자들과 관련 피해자가족들은 생업을 포기한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피해자 모임카페에는 생을 포기한다는 끔찍한 유서 형식의 글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으며 가정파탄에 대한 두려움과 처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며 “놀랍도록 신속한 강남귀족계에 대한 기자들의 발 빠른 뉴스송고와 검경들의 빈틈없는 처리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이 사건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지도 않은 채 힘없는 피해자들의 가슴에 피눈물만 흘리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론사의 무관심 속에 피해자 카페의 여러 피해자들은 정치권과 언론사가 암묵적으로 이 사건을 축소, 은폐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금감원에서는 어떻게 불법다단계 금융회사를 5년간이나 합법적 회사로 존치시켜왔는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며 “제이유 사건과 같은 금융사기사건의 가장 중요한 수습 및 해결책은 발빠른 언론공개와 국민여론의 환기였다. 적절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과 동시에 대처방안, 예방법소개 등의 사회 환기의 순기능도 중요한 언론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우 기자 119@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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