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날 땐, 그냥 흘리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살면서,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문일석 시인 | 기사입력 2008/10/06 [11:29]


▲ 수석동   밤나무

최근에 쓴 시 3편을 소개합니다.
 
 
밤송이
 
무얼 위해
온몸
가시로 뒤덮었을까.
 
한 톨 알밤 보호하려
그토록 중무장 했겠지.
 
밤송이 보며 가시 돋치게
내가 지킬 그 무엇,
 
알맹이 없음을 한탄하네요. (10/5/2008)
 
눈물
 
살면서, 난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나를 낳아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를 않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흑흑대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몰래 뚝뚝
가끔씩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너무 보고 싶어질 때
주체할 수 없는, 그 사람 그리움에
 
기뻐선지, 놓치고 싶지 않아선지
눈가에 눈물이 저절로 저미어 고였다.
 
눈물을 흘리다보니 흘리면 흘리는 만큼
삶이란, 양파껍질처럼
한 꺼풀, 한 꺼풀 신비를 더했다.
 
어쩌겠는가. 눈물이 날 땐
줄줄, 주루룩, 뚝뚝, 그냥 흘리도록
내 자신이 나를 내버려 둘 수밖에
 
내 눈물이 내 운명이라면. (10/4/2008)
 
느티나무
 
수석동 석실마을 2백년 된 느티나무
 
사람들은
나무 아래 쉬어간다.
 
더운 날엔 시원함을 주고
피곤할 땐 편함을 준다.
 
나무는 나이를 먹으면서
긴 가지를 덕스럽게 늘어뜨려
성격이 까다로운 사람도
그저그저 쉬어가게 한다.
 
큰 나무에
넉넉한 큰마음 있어 좋다.(10/5/2008)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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