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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의 뻔뻔함과 이중성

방송사의 후안무치함에 끌려다니는 시청자들

김헌식 | 기사입력 2004/07/02 [09:51]

▲파리의여인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이정재는 고현정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나 “뽕”하고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말이 별로 없고 고현정에게 요구하는 것도 없다.

언제나 자신이 위기일 때만 나타나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마음은 현실에서 약자일수록 강해진다. 현실에서 무력한 어린이들이 수호천사나 요정들이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고, 소원을 이뤄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유치하다”는 기대를 깨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이러한 맥락과 닿아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맥락에는 이중적인 심리가 있는지 모른다.

물론 “파리의 연인”은 재벌 2세라는 백마 탄 왕자 한기주 (박신양)와 가난한 신데랄라 강태영(김정은)의 사랑 구도 때문에 비판을 받고있는 점은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가난한 신데렐라가 매우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고 그것을 갈구하는 재벌2세를 감동시키는 뻔하고 “허무 맹랑한 구성”이라며 비판한다.

즉, 김정은(강태영)은 말을 잘하고, 발랄하며 깜찍하다. 또 매우 인간적인 감정이 많은 사람이다. 박신양(한기주)은 그러한 면이 없다. 무뚝뚝하고 말을 재미있게 하거나 소곤소곤하지 않는다. 또한 언제나 성공이나 성취에 대한 갈망과 압박을 받고 있다.

김정은의 그러한 면을 보는 박신양은 그녀에게 매력을 느낄만 한다. 결국엔 비인간적인 조건이나 그러한 상태에 있는 박신양을 인간적이고 감정이 많은 김정은이 포용하는 셈이 된다. 인간적인 가치와 감정을 통해 현실의 강자를 약한 자신이 아우르다니.

그렇지만 박신양이 김정은이 어려울 때 "짠"하고 언제나 등장할 수 있는 배경과 수단은 "돈과 지위"다. 돈과 지위라는 어쩌면 마술 지팡이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박신양과 김정은의 구도가 이어진다. 박신양에게 그것이 없으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까.

또한 성격 좋고 인간적인 여주인공이 그것만으로도 부와 지위를 가진, 그러한 마법의 방망이로 자신의 소원을, 아니 말하지 않아도 들어준다고 생각. 하지만 그것은 허구임을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은이 진짜 원하는 것은 박신양이라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가 가진 수단일까? 김정은이 박신양에 대한 사랑의 연민이라기보다는 마술 지팡이에 끌린다는 점이 더 클 것이다. 이 때문에 박신양과 김정은의 운명이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아가 마술지팡이는 과연 있을까? 언제나 돌아오면 현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려준다.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네티즌들은 윤수혁(이동건)과 김정은이 연결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한바탕 꿈이었도다! 텔레비전 드라마...!” 이를 시청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백마 탄 왕자보다는 같은 조건의 사람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그것-“파리의 연인”이 픽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앞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애들 같이 열광한다. 과연 여주인공의 현실과 같이 여전히 현실은 팍팍하기 때문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우리 자신이 너무 이중적이라는데서 귀결되는 것은 아닌가.

무엇보다 그것을 미디어는 너무나 뻔뻔하게 그 이중성을 얄팍함으로 시청률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거 뻔한 거 아냐, 유치하네" 하면서도 시선은 어느새 가 있도록 끊임없이 허상을 조작하는 짓을 계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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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니 2004/07/14 [16:56] 수정 | 삭제
  • 내가 꼬리말을 잘 쓰지 못해염~~~★ 작문시간에 졸았거든염~★ ㅋ ㅑㅋ ㅑ
  • 짱가1594 2004/07/12 [10:20] 수정 | 삭제
  • 전 정말윗글쓰신 분들 정말 이해가안갑니다 물론이해할필요없지만 드라마를 무슨 어떤교훈을받기위해봅니까?보기싫음 공부를하던가 왜구지보구 욕설인지~정말할일없으신분 인것같음ㅎㅎㅎ
  • ㅇㅇ 2004/07/07 [16:54] 수정 | 삭제
  • 원래 드라마라는 게 여성의 허영심과 환상을 자극시켜서 먹고 사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뻔뻔해야 성공하잖아요.ㅋㅋ

    그러나 이런 미디어비평은 꾸준히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수동적인 시청자들이 비판능력을 상실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위험한 일이니까요. 화이팅!!
  • 독자 2004/07/06 [13:27] 수정 | 삭제
  • 글쎄요..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전 일주일동안 회사일로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도 풀고 골치아픈일도 잠시 잊어버리고자 할때 TV를 봅니다..

    뭐..조금은 유치하고..뻔한 스토리인줄 알지만 전 가끔 이런 드라마도 보고 다른 오락프로도 보면서 그런것들을 조금은 해소하죠..

    그게 방송사의 후안무치에 끌려다니는 어리석은 사람쯤으로 매도될만한 것인지 모르겠군요..
  • 글쎄요 2004/07/03 [00:53] 수정 | 삭제
  • 우리가 드라마를 볼때
    무엇을 기대하며 시청할까를 생각하면
    윗글을 쓰신분의 지적은
    아주 조그마한 부분만 차지한다는 겁니다

    드라마를 볼때
    아니
    드라마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를 보고 들을때
    단지
    교육적인 면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찾아 다닌다고는 생각안합니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육적인 면도 줄수 있고
    재미도 줄수 있고
    카타르시스를 줄수도 있읍니다

    드라마가 우리에게
    교육과 재미를 함께 줄수만 있다면
    그것보다 더 바랄것이 없겠지만
    재미만을 줄수 있다고 하더라도
    드라마라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수 있는 것이죠

    그 재미에서
    우리들이 느끼고 배우는 것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드릴겁니다

    파리의연인
    그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은
    멋집니다

    타 드라마에서는 억지스런 인물을 만들고
    억지스런 에피소드로 우리를 스트레스로 몰고가지만
    파리의 연인에서의 인물들은
    우리에게 심플한 멋짐을 주고 있읍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부분을 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랑니 2004/07/02 [15:22] 수정 | 삭제
  • 김정은 어울리지도 않고,,,진짜 그시간대 볼게 없다
    그냥 가볍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 우하하 2004/07/02 [12:00] 수정 | 삭제
  • 재벌2세가 나오는 드라마 !!! 거기에 김정은까지 출연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차라리 동물의 왕국 맹수들의 교미장면 하이라이트 방송하는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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