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기업보다 언론사 출신 훨씬 많다

[심층분석]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 '미디어 프렌들리'?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7/30 [14:23]
▲한나라당 제 10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유장훈 기자

이명박정부의 공공기관 수장 물갈이 작업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 사장 공모에 응모한 사람 중에서 대기업 임원급 출신이 52.6%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lg그룹 출신 인사들의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lg 출신이라는 점과 맞물려 묘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는데, 특히 호사가들 사이에서 노무현 정부에 삼성그룹 출신의 공직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과 비교되면서 이제 lg의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입방아거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이 논란이 되고 있는 공기업 사장 공모와 함께 최근 있었던 청와대 개편 및 내각에 대한 소폭 개각에 따라 재구성된 이명박 정부의 출신과 경력사항들을 분석해본 결과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고위 공직자 인선에서 아무래도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관료출신을 제외하고 보면 재계 출신의 대통령과 장관이 포진해 있는 현 정부 인사 중에서 대기업 출신보다 많은 최다 비중을 차지한 것이 언론·미디어 출신들이었던 것이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의 경우 1기 청와대 진용에서 절대 다수가 교수·박사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청와대(大)'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과 대비해 관료와 정치인, 뉴라이트 출신들의 진출이 주목받기는 했지만 언론사 출신들에 대해서는 조명이 많지 않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보다 '미디어 프렌들리'?
공무원 출신이 최다, 그 다음은 언론사 출신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땅 투기 의혹과 언론외압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전면 개편에서 살아남았다.  ©브레이크뉴스
이명박 정부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혹은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s라인(서울시청 출신) 등의 심각한 코드편중인사로 국민들에게 비판을 받았던 이명박 정부는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에 인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인적개편에서 청와대 비서실에 대해서는 거의 전면적인 인적개편과 함께 직제개편까지 함께 이루어졌던 반면, 내각의 경우 반드시 경질해야 할 사람은 경질하지 않는 생색내기식 개편이었다는 비판이 여러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들을 통해 제기되었다.

특히 전면개편된 청와대 비서실에서 땅투기 의혹과 언론사 외압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동관 대변인의 잔류에 대해 뒷말이 많았는데, 이명박 정부 인사내용을 분석하면 이 대변인에 대한 경질이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현 정부 장·차관들의 경력에서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행시·외시·사시 등 고시출신자들이다.
 
이중에는 오랜 공직생활 끝에 차관을 거쳐 장관이 되는 '모범 케이스'도 많이 있지만 공직생활을 하다 민간에서 경력을 쌓고 돌아온 경우도 상당수 있다.

고위 공직자 인선에서 아무래도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이들 관료 출신을 제외하고 보면 재계 출신의 대통령과 장관이 포진해 있는 현 정부 인사 중에서 대기업 출신보다 많은 최다 비중을 차지한 것이 언론·미디어 출신들이다.

특히 청와대의 경우 무려 12∼13명에 달하는 비서관이 언론·미디어 출신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1기 청와대 진용에서 절대 다수가 교수·박사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청와대(大)'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언론인 출신 비서관으로는 이동관 대변인(동아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 이동우 홍보1비서관(한국경제신문 전략기획국장), 이성복 홍보2비서관(조선닷컴 편집국장), 이은혜 부대변인(mbc 기자·앵커), 곽경수 부대변인(kbs·mbc 기자), 박흥신 언론1비서관(경향신문 산업부장), 박선규 언론2비서관(sbs·kbs 기자) 등 대외홍보업무 외에도 더 있다.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우선 맹형규 정무수석비서관의 경우  한나라당 대변인을 거친 국회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경력의 앞부분은 sbs 앵커로 되어있고,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의 경우 중앙일보에서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과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은 매일경제 기자 출신으로, 김상협 비서관의 경우 mbn 앵커와 sbs 보도국 미래부장으로도 근무했으며,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도 중앙일보 전문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이밖에 이번에 신설된 국민소통비서관의 김철균씨의 경우 언론사는 아니지만 촛불집회의 진앙지로 거론되는 다음 부사장과 오픈iptv 대표라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내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동양통신 기자로 시작해 동아일보에서 편집국 부국장까지 지냈으며, 송도균 방통위 부위원장도 mbc와 kbs, sbs를 모두 거친 기자 출신이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2차관은 한국일보 기자 및 주간조선 편집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렇게 각종 언론·미디어를 망라한 언론계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는 반면 '비즈니스프렌들리'라는 구호로 인해 많을 것이라 예상됐던 재계출신은 lg경제연구원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인사가 별로 없다.

이번에 경질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참다래유통사업단 대표이사를 했던 사업가 출신이고, 이병욱 환경부 차관이 lg환경연구원장을 지냈지만 재계라기보다는 환경 관련 학계 쪽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고대 출신은 실속 없고, 소망교회가 알짜배기?
盧정부에서 승승장구했어도 mb와 친하면 ok∼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에서 재계를 대변할 만한 인물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왼쪽)이 거의 유일하다.   ©유장훈 기자
청와대에서는 김백준 총무비서관이 삼양파이낸스 부회장을 지낸 것이 눈에 띄는 정도이고, 김휴종 문화예술체육비서관이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했지만 그 역시 재계라기보다는 학계에 가깝게 분류되며, 김동선 산업비서관이 삼성물산에 근무한 경력이 있기는 하지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특허청과 산업자원부를 거친 관료 출신으로 분류된다.

공기업 인사에서는 재계 선호?

이렇게 내각과 청와대 진용에서는 재계 출신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숙청을 거쳐 아직까지 인선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공기업 ceo 인선에서는 대기업 임원들의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들의 경우 사장 공모에 응모한 사람 중에서 대기업 임원급 출신이 52.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그 중에서도 lg그룹 출신 인사들의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경우 최종후보로 압축된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과 정규석 전 데이콤 사장, 조방래 전 gs파워 사장, 김상갑 남부발전 사장, 임창건 전 한전kdn 사장 등 5명 중 3명이 lg 출신이다.

이 가운데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렇게 lg 출신들의 지경부 산하 공기업 진출 희망이 폭주하고 있기는 하지만 lg 출신이라고 해서 공기업 사장 선임 경쟁에서 유리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lg상사에서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지낸 이수호 전 가스공사 사장처럼 재신임에 실패한 케이스가 있고, 석유공사 사장 후보로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 사장과 노연상 전 에쓰오일 사장, 금병주 전 lg상사 사장이 선정됐는데, 이 중에서는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후문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까지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유장훈 기자
정부 출범과 함께 공석이 된 가스공사 사장 자리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는데, 아직 공모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주요 공기업으로는 이밖에 난방공사와 수자원공사, 조폐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마사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있다.

관료출신 배제? 사실은…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최근 공기업 사장 인선에서 관료 출신은 일단 배제한다는 '원칙(?)'에 대한 소문이 보도되고 있지만, 관료출신들이 재신임에 성공하거나 신임 사장으로 들어간 경우도 적지 않게 있고 노무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사람들도 다수 눈에 띈다.

관료 출신인 오지철 관광공사 사장처럼 재신임에 성공한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윤용로 신임 기업은행장의 경우 노무현 정부 마지막까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윤장배 신임 사장은 농림부 공무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농어촌비서관을 지낸 인물이고,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에 선임된 조환익씨는 산자부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산자부 제1차관까지 지낸 바 있다.

이러한 경력 자체보다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이 더욱 중요한 변수로 보이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과 강경호 코레일 사장이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에 잠깐 근무한 경력과 함께 서울시공무원으로 이명박 시장을 모셨던 경력이 눈에 띄고, 강 사장은 한라중공업(구 인천조선, 현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2003년부터 2007년 사이에 서울메트로(구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소망교회에 다닌다.

또한 최재덕 주택공사 사장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냈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고, 진동수 수출입은행장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재경부 제2차관을 지냈지만 인수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일각에서는 도로공사 사장으로 선임된 류철호 전 대우건설 부사장의 경우처럼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소망교회에 다녔거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선임된 안택수 전 한나라당 의원이나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처럼 이명박 대통령과 친하게 지낸 인물들일수록 공기업 사장 선임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정권출범초기부터 최근까지 널리 회자되고 있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이라는 시사용어의 경우 일부 사실에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발견된다. 

▲(왼쪽부터)김은혜·곽경수 청와대 부대변인은 mbc 출신이고, 김철균 국민소통비서관은 다음 부사장 출신이며,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은 인하대 조교수로 근무하다 1994년부터 최근까지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브레이크뉴스

여러 언론의 분석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처럼 소망교회 신도와 영남 출신의 기용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사실과 잘 들어맞지만 고려대 출신이라고 해서 인사에서 큰 이익을 받는다는 평가를 하기는 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 구성원들의 출신학교를 보면 고려대학교 출신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17명(내각 8명+비서실 8명+대통령)이고, 이는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들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이기는 하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의 숫자는 내각이 35명, 비서실이 28명으로, 총 63명에 달한다. 이는 고려대를 포함한 다른 모든 대학을 다 합친 것(62)보다 많은 수이다.(2개 대학 이상 다닌 사람 등 일부 중복 포함)

한편 이명박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기타 출신 대학은 다음과 같다.(내각+비서실=합계)
연대(6+4=10), 육사(4+1=5), 성균관대(4+1=5), 중앙대(3+1=4), 한국외대(2+1=3), 영남대(2+1=3), 서강대(0+2), 이대(0+2), 방송통신대(1+1=2), 경북대(1+0), 계명대(0+1), 국제대(0+1), 동국대(1+0), 전남대(1+0), 조선대(1+0), 충남대(1+0), 한양대(0+1), 한국사이버대(0+1),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전국전력노조 성명서

"한전사장, 낙하산 절대 안 돼!"

한국전력 사장 선임을 위한 재공모 결과 총 22명이 응모, 이 중 5명의 인사가 사장후보로서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결과에 대해 전국전력노동조합이 지난 21일 "한전사장, 낙하산은 절대 안 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재공모 후보추천 결과만 두고 볼 때 "왜 재공모를 추진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으로, 전력노조는 "5명의 사장후보 가운데 소위 민간 전문경영인으로 일컬어지는 일부 부적절한 인사가 포함된 데 대해 우려와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간 전문경영인으로 포장된 고·소·영 인사 반대
임원추천위, 부적격 인사 추천 심사결과 공개 요구

노조는 "이번에 선임될 한국전력의 사장은 에너지 전문가로서 미래지향적 경영능력을 겸비한 합리적인 인물이 선임되어야 하지만 임원추천위원회를 통과한 5명의 후보가 과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 5명의 후보에 대한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노조는 또한 "소위 고·소·영으로 일컬어지는 현 정부의 인사난맥상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한국전력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해당 부적격 인사는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아무리 능력을 겸비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경영해야 할 기업의 종업원들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자가 과연 올바른 경영자로서 도덕성을 겸비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자는  결코 기업 경영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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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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