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이야기속 '불새' 현실의 힘으로 날다!

30대 싱글족의 현실을 통속드라마에 접목

변희재 | 기사입력 2004/05/28 [00:08]
 mbc 월화 드라마 ‘불새’의 인기가 절정에 오르고 있다. 방영 초기만 해도 전작인 ‘대장금’의 후광이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다. 줄거리 자체가 앞부분만 들어도 뒷부분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식상한 면이 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내용으로 이미 방영된 sbs의 ‘발리에서 생긴 일’의 큰 성공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불새’는 모든 염려를 불식하며 ‘불새리안’이라는 마니아를 앞세워 시청률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불새

흔히들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뻔한 이야기’라는 말을 한다. 한 해에 방송 3사에서 수십 편의 드라마를 쏟아내다보니 한 다리 건너면 비슷한 이야기의 드라마를 만나게 된다. ‘보나마나 뻔하다’는 불평을 하면서도 늘 그 시간이 되면 브라운관 앞에 앉아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를 굳이 확인한다. 이런 시청자들이 특정 드라마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명 많게는 수천만명에까지 이른다는 말이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사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대중예술의 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익숙함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익숙함을 원하고, 이를 다른 말로 통속성이라 표현한다. 대개 비판적 의미로 쓰이는 ‘통속적인 줄거리’는 사실 드라마의 성공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다.

‘불새’와 같은 정통 멜로 드라마가 지닌 통속적인 스토리는 대부분 비극의 구조를 따른다. 주인공 남녀가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들 개인의 힘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운명의 벽에 부딪친다. 그들이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그 벽은 더욱 더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인간이라면 어찌할 수 없는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 그 사랑은 실패의 위기에 처한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안타까운 운명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중요한 것은 뻔한 스토리로 전개했다고 모든 드라마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스토리에서 어떤 세부적인 장치와 인물을 활용하여 현실성과 공감대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는 결정된다. 이를 ‘불새’에서 찾으라면 단연코 입체적인 이은주(지은)의 캐릭터 변화를 들겠다. 발랄한 부잣집 말광량이 여대생에서 인생의 험난한 고난을 겪으며 어느덧 성숙한 여인으로 변한 그의 캐릭터는 묘하게도 시대상황과 맞닿아 있다. 마냥 좋았던 대학 시절을 뒤로하고 실업난과 조기 퇴직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배워가는 여성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들은 때때로 이서진(세훈)과 같은 옛사랑, 또는 에릭(정민)과 같은 연애를 꿈꾸고 있지나 않을까?

당대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은 이미 지난해부터 영화 ‘싱글즈’ 등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리얼하게 그려지고 있다. 같은 mbc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 역시 그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판이하게 다른 스토리이지만 주어진 현실 덕택에 이은주의 캐릭터 변화는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에게도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공한 통속 드라마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은 있는 법이다.

 

 * 이 글은 스포츠서울에 기고한 글을 수정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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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5/28 [10:17] 수정 | 삭제
  • 머가 현실적이란 거냐? 재벌 2세에 히스테리컬한 악녀? 니 주위엔 그런 애들이 많은지 몰라도 보통 사람들은 그런 놈들 본적도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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