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30명, 한 여고생 100회이상 성폭행

[사건속으로] 부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제2의 밀양사건 되나?

김보미 기자 | 기사입력 2007/11/23 [18:42]

중고생들에 대한 교육이 입시 위주로 치달으면서 인성교육의 부재로 발생하는 각종 범죄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한 중학생이 자신을 꾸짖는 여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같은 학교 학생 30여 명이 이웃 학교 동급 여고생을 무려 10개월 간이나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 같은 중고생들에 의한 비윤리적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

부천 모 고등학교 남학생 30여 명이 10개월 간 이웃학교 여고생 '돌림강간'

밀양 여중생 집단강간 사건이 터진지 3년이 안 돼 지난 봄 경기도 가평의 한 중학교 동급 여학생 집단 강간사건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부천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 30여 명에 의한 동급 여학생 집단강간 사건이 불거지고 있다.

다시 터진 여고생 집단 성폭행

경기도 부천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 30여 명이 이웃 여학교 여고생을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집단으로 성폭행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다. 학교에서 먼저 조사에 착수한 결과 일부 학생들은 자신들의 범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여 명의 남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에게 성폭행 사실과 사진 등을 인터넷과 학교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지속적으로 성폭행했고, 심지어는 돈까지 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 피해 여학생을 성폭행하기 시작한 주범으로 알려진 s군은 피해 여학생의 신고를 막기 위해 자신의 친구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 여학생의 친구가 이 사실을 알고 s군 등이 다니는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피해사실을 게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현재 s군이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홈페이지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학교의 학생부 l교사는 “홈페이지를 폐쇄한 것은 아니며, 접속자 수가 많아 다운이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금은 피해 여학생의 친구가 올린 글은 삭제됐지만 네티즌들이 퍼나르기를 계속하고 있어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교사는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어서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어 죄송하다”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피해 여학생 친구가 男高校 게시판에 고발글 올리자 입소문 들불처럼 번져

l교사의 말처럼 현재도 이 학교 남학생들의 집단 성폭행 사실을 적은 게시물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을 거치며 날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내용은 해당 여학생의 피해사실과 함께 성폭행을 주도한 s군 등이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해자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 b(19)양은 "불쌍한 제 친구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글을 시작하고 있다. b양의 글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부천의 한 학교 2학년 남학생 30여 명에게 피해 여학생인 a양이 100회 이상 성폭행당했다는 것.

a(19)양은 지난 2월 인터넷을 통해 부천고교에 재학 중인 2학년생 s(18)군을 만났다. 당시 a양은 s군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성관계를 가졌다. 그렇게 해서 사건은 시작됐다는 것. 이후 s군은 상습적으로 자신의 친구들을 불러 a양을 집단 성폭행했다.

10개월 동안 30명이 번갈아

s군은 a양을 ‘부평걸’이라고 친구들에게 소개하며,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폭행을 저질러왔다고 b양은 주장했다. 또 a양이 ‘싫다’는 거부의사를 남학생들에게 분명히 밝혔고 빌기까지 했지만 남학생들은 막무가내였다. a양이 전화를 받지 않자 남학생들은 ‘발신정보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거나 다른 전화기로 연락을 취해 a양을 괴롭혔다.

b양은 “지난 2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제 친구를 성폭행한 남학생이 30명을 넘는다”며 “성관계 횟수도 100회 이상이 될 것이다. 심지어는 하루에 5명을 상대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첫 번째 가해자 s군 친구들과 어울려 '부평걸'이라며 피해 여고생 집단 성폭행

b양은 “이들 남학생들은 주로 s군과 a양의 집이나 공중화장실, 상가건물 등에서 a양을 성폭행했다”면서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s군 등 3명이 a양을 화장실로 데려가 음부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바람에 피를 많이 흘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음날 음부에서 검은색 피 덩어리가 나왔지만 “a양은 상처의 아픔보다 임신에 대한 불안감에 더 고통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양은 이런 관계를 주변에 알리겠다는 남학생들의 협박에 만남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a양은 “이번 사건을 폭로하겠다”고 했을 때도 “이 일을 크게 만드는 것이 싫고 그 아이들과 연관되는 것이 무섭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b양은 전했다.
b양은 이번 사건을 폭로하며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시했다. s군 등이 a양을 성폭행할 때 현장에 있었던 k(18)군의 증언을 받아낸 것이다.

k군은 b양에게 보낸 미니홈피 쪽지를 통해 “나는 잘못이 없다. 같이 가달라고 해서 가준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k군은 오히려 a양의 또 다른 친구에게 “많이 해봤자 3번 한 거다. 말은 똑바로 하라”고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양은 이번 사건을 주도한 s군과 지난달 27일 화장실에서 '몹쓸짓'을 해 a양에게 상해를 입힌 l(18)군의 미니홈피를 공개했다. 그리고 b양의 폭로에 분개한 네티즌들에 의해 일부 피의 남학생들의 얼굴 사진도 공개됐다.

b양은 자신의 글에 파장이 일었고, 남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학생부 담당교사와의 통화 내역도 공개했다. b양에 따르면 자신의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이슈화되자 해당학교는 문제 학생들을 불러 a양에 대한 성폭행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그러나 학교측은 b양이 주장한 30명 이상에 훨씬 못미치는 7명만이 a양을 성폭행했다고 발표했으며, 더구나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마저 의심하고 있어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학교측 이미지 생각해 ‘쉬쉬’하며 처리지연…가해 학생은 졸지에 7명으로 축소

학교측은 “s군이 성관계를 소문내겠다고 위협해 a양과 성관계를 맺은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s군 외에 다른 2학년 남학생 6명도 s군을 통해 a양을 알게 돼 1개월 가까이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측은 “강제성이 있는지는 더 조사해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학교측은 이어 “10일 피해 여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며 “12일 이들 학생을 다시 불러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피해 여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연락을 취해 학생들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측은 사실이 확인된 학생들에 대해 아직까지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b양에 따르면 s군 등은 같은 반 학생들에게 “부평걸이 친구 여러 명 데려와도 다 받아주고, 피가 나도 다음에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가 늦어진 까닭에 대해 b양은 학교측에서 “학교 안에서 처리하도록 a양의 부모를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양의 경우에는 피해 당사자가 직접 경찰에 고발해야 사건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밀양사건 판박이 또! 가해자 없어

한동안은 a양 역시 사건이 확대되는 걸 두려워 해 학교 안에서 처리하길 원했을 정도로 학교측의 설득이 강했다고 b양은 주장하고 있다. “피해 학생의 인격이나 고통보다 해당 학교의 이미지가 더 중요시됐다”며 b양은 “사건이 비인간적으로 해결됐다”고 한탄했다.

성폭행 장소·기간 등 밀양 여중생 사건과 흡사…이번에도 가해자 없는 사건 되나?

이 같은 b양의 글은 삽시간에 인터넷 공간으로 확산됐고, 경찰 역시 인지 수사에 나섰다. 현재 피해 여학생인 a양은 몇몇을 제외하고서는 자신을 성폭행한 남학생들의 이름과 연락처 등은 알지 못한다고 b양은 전했다.

b양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부천의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밀양 사건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밀양 사건의 경우 경찰의 안일한 수사와 가해 남학생들의 학부모가 피해 여학생을 협박하는 바람에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사건 역시 피해 여학생인 a양의 주장대로라면 30명의 남학생들에게 1년 가까이 성폭행을 당했다. 그것도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일본 망가를 흉내낸 것들이다. 공중화장실에서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친구들을 불러 구경하게 하며, 이를 주변에 알리겠다고 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토록 하는 것들은 일본 망가의 주된 내용들이다.

이 같은 집단 성범죄를 저질러도 가해자들이 중형을 받지 않는 것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밀양 사건, 가평 사건 등 집단으로 여중고생을 성폭행한 가해자들은 대체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고, 주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훈방된 경우도 많았다. 밀양 사건에서도 40명 중에서 입건된 학생은 고작 5명에 불과했다.

부천에서 발생한 남학생 30명의 10개월에 걸친 한 여고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도 벌써 7명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에 처음 구원요청을 하며 글을 올린 b양도 이를 경계하고 있었다. b양은 “학교측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고 있다”면서 경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학교측의 해명대로라면 현재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는 말이지만 경찰에서는 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밀양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 처음 여학생을 성폭행한 주범이 있고, 그 주범이 다른 친구들을 끌어들여 차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또 피해 여학생을 협박하고, 무려 1년여에 걸쳐 집단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도 동일하다. 또한 피해 여학생이 주변에 이를 알려 사건이 밝혀진 뒤에야 범죄가 중단되었다는 점도 밀양 사건의 판박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마저 밀양 사건을 닮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밀양 사건에서는 피해 여학생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던 적이 있다. 또 피해자의 정보를 가해자들에게 알려 피해 여학생이 오히려 ‘가해자’ 취급을 받기도 했었다. 당시 더욱 놀라웠던 것은 밀양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당시 피해 여학생이 잘못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부천에서 발생한 남학생 30명의 한 여고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도 자칫하면 밀양 사건처럼 흘러갈 수가 있다. 피해 여고생의 집, 주범으로 지목된 s군의 집 등에서 성행위가 있었고,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건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밀양 사건처럼 흘러갈 요지가 많다는 우려가 줄을 잇고 있다. cielkhy@hanmail.net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그 후 추적

숨어 살던 a양 결국은 자취 감춰

지난 2004년 12월 경남 밀양의 남자 고등학생 41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당시 여중생 a양이 학교와 사회의 냉대 끝에 결국은 종적을 감췄다. 반면 가해 학생들은 별다른 형사 처분을 받지 않은 채 대부분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밀양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당시 여중생은 수사과정에서부터 가해 학생들과 부모, 수사당국에 시달려야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3년 6월 피해 여중생의 여동생이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 밀양의 한 고등학생과 통화하면서부터.

이후 a양은 동생과 함께 밀양으로 놀러 갔다가 밀양지역 고등학생들에게 여관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그렇게 시작된 밀양 사건은 성폭행이 1년여 간 지속되면서 가해 학생들은 점점 늘어났고, 쇠파이프로 구타를 하거나 옷을 벗긴 채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a양은 결국 경찰수사 직후인 지난 2005년 1월 어머니와 함께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왔다고 한다. 당시 극심한 불안증세와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당시 담당의사였던 신의진 연세대 정신과 교수는 최근 “그때는 a양이 자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지하철에 뛰어들려고도 했었다. 자살 시도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났었고, ‘내가 살아서 뭐 하나’하는 등의 생각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정보를 알려주는 바람에 a양은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의 부모들로부터 집요한 합의종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3월 정신과 치료 도중 가해 학생들의 부모와 a양의 아버지가 같이 나타나 “합의서가 있어야 한다”며 합의를 종용했다.

가해자 학부모 전학 간 곳까지 습격…신분 노출되자 꽁꽁 숨어버려

당시 a양은 합의해줄 생각이 없었지만 고모와 부친이 합의를 강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적인 것은 a양의 합의금 5000만원을 a양의 부친과 친척들이 나눠 가졌다는 점이다. 또 가해자들 역시 합의하는 순간 a양을 비웃었고, 가해자 부모들도 태도가 바뀌었다. 그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합의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a양은 학교도 다닐 수가 없었다. a양을 받아주길 꺼려했던 한 학교 관계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으면 학교에서 학생을 받지 않기도 한다”며 “심각한 병이 있다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는 꺼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a양을 변호했던 변호인들까지 나서 서울 한 공립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전학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한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이 받은 소년원 처벌 수준을 낮추기 위해 탄원서를 써달라”며 학교를 찾아왔고, a양이 피하자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전학 간 학교에서도 성폭행 피해자라는 것이 알려진 a양은 그 일로 인한 충격으로 휴학을 한 뒤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사까지 했다. 또한 심한 우울증세도 다시 찾아왔고, 결국 a양은 지난 5월 가출해 아직도 연락이 없다고 가족측에서는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a양에 반해 실제 가해 학생들 가운데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울산지검은 41명 중 20명만을 처벌대상으로 추려 그 중 10명을 소년부로 보내 사실상 전과조차 남지 않는 상황이 됐다. 검찰이 정식기소한 10명도 부산지법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결국 5명이 소년원의 보호처분을 받았을 뿐 나머지 가해 학생들은 다들 집으로 돌아간 셈이 됐다. 3개 고교의 가해 학생 중 학내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도 1개 고교 7명으로 3일 간 교내 봉사활동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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