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사막화와 바이러스의 인간습격

기후위기와 바이러스는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 기사입력 2020/04/01 [11:05]

▲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브레이크뉴스

코로나19로 지금 지구촌 전체의 경제적, 사회적 역동성은 중단되었다. 그것이 단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바이러스 때문일까? 아니면 바이러스는 복잡한 문제들의 결과일까?  나는 기후위기와 바이러스는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는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유엔환경계획(UNEP)은 작년 9월에 발표한 기후보고서에서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1℃ 올랐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로 우리나라의 1.2배에 달하는 12만㎢의 면적이 매년 사막화되고 있다. 2015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160개 나라 21억 명이 사막화로 인한 식량과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중 3억 명이 집을 떠나 환경난민이 되어 위험한 실정이다.

 

2025년에는 더욱 악화되어 56억 명이 사막화 피해를 입을 것이라 한다. 확산 속도와 피해 규모를 볼 때 기후위기와 사막화는 지구생명을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그런데 이 기후위기가 고대 바이러스와 천연두를 불러 온다고 하니 두렵다. 

 

2015년 9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를 통해 프랑스 과학자들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3만 년 전의 고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런데 그 경고는 1년 뒤에 현실로 나타났다. 

 

2016년 8월 시베리아 야말반도에 러시아의 무장 군인들이 진입을 했다. 이유는 12살 소년이 탄저균 감염으로 죽고, 주민들이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겹겹이 봉쇄를 한 이유로 확산은 안 되었지만, 영국 BBC 뉴스는 탄저균 감염의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했다. 사정은 이랬다.

 

2016년 여름 시베리아를 덮친 폭염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75년 전 탄저균에 감염된 순록이 땅 위로 드러났다. 그러자 주변의 물, 흙, 풀이 탄저균에 오염되고, 인근에서 서식하던 2,000마리의 야생 순록과 마을 사람들이 감염되었다.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백만 마리의 순록이 시베리아에 묻혀 있다고 과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2011년 러시아 과학자 보리스 레비치와 마리나 포돌라야는 과거 천연두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이 시베리아 여러 지역에 묻혀 있다고 보고했다. 이 과학자들은 영구동토층이 지구온난화로 녹으면, 과거의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런데 치명적일 수 있는 고대바이러스들이 현실에서 발견되면서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올해 1월 7일, 신종 코로나 정보를 올리는 ‘바이오 알카이브(bioRxiv)’에 미·중 과학자들이 티베트 굴리야(Guliya) 빙하에서 28종의 고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보고한다.

 

과학자들은 1만 5천 년 전의 이 바이러스들이 면역력이 없는 인간 사회와 접촉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빙하라는 갇힌 시스템 안에 있던 고대 바이러스들은 기후위기로 언제든 인류와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빙하 혹은 영구동토층이라는 닫힌 시스템이 온난화로 사라지면, 신종 바이러스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게 된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빙하에 갇힌 바이러스를 밖으로 소환하고 있고, 어떤 계기로 우리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비행기 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다. 결국 인류는 기후위기를 만들면서 신종 바이러스라는 난제를 만난 셈이다.

 

그래서 코로나19로부터 경제와 사회, 공동체를 복구하는 시나리오에 기후위기 해법이 들어가야 비로소 안전해진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산업의 일부분이 중단되면서 생긴 일이다. 기후변화 매체인 ‘카본브리프’는 지난 2월 4주 간, 중국의 석탄소비량이 1년 전보다 36% 줄었고, 이산화탄소도 25% 줄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대기오염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질소는 32%가 감소했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최근 들어 우리는 10여 년 만에 예전의 공기와 푸른 하늘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오슬로 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는 중국에서의 대기질 개선으로 조기 사망자 수가 올해 최대 10만 명이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3,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무척 좋은 신호다. 문제는 코로나 이후 경제적인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다시 석탄시대로 돌아가는 경우다. 특히 석탄에 의존해온 우리나라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전환의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 지금 지구촌의 대세를 잘 보아야 한다. 지구촌의 대세는 석탄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 있다.

 

지난 1월, 7조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금융회사 ‘블랙록’은 석탄에 대한 투자회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금융기관들도 일제히 석탄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고 있다. 더 이상 석탄이 돈이 안 된다는 선언이다. 미국 석탄과 석유의 중심인 미 광산협회는 지난 3월 20일, 백악관과 미 의회에 구제자금 요청을 하면서 스스로 사양 산업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것이 대세다. 이러한 때에 우리 정치, 정부와 금융은 무엇을 해야 할까?

 

온실가스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화를 높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새로운 질서로 이동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석탄과 석유에 대한 투자를 회수하고, 유럽이나 중국, 미국에서 이미 진행하는 ‘그린 뉴딜(정부 주도 투자와 시민 참여를 통해 10년 안에 온실가스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 정책)’과 같은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기후위기, 바이러스, 미세먼지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 이번의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기후위기가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잘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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