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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은 세계 최저가…지배구조 때문"

장하성 교수 특별강연 '한국기업 가치평가와 국제경쟁력'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7/09/18 [17:12]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 학장이 상장기업 ir 담당 임원들을 상대로 한 특별 강연에서 거침없이 쏟아낸 말들이 재계에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일명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의 고문역을 맡고 있는 장 교수는 8월29일 오후 3시부터 거래소 서울사옥 신관 21층 대회의실에서 '기업지배구조와 ir'을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연을 가졌다.
 
강연회를 주최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는 imf나 gmi 등 외국의 금융관련 기관들이 평가한 국가별 기업지배구조 평가 순위에서 한국이 최하위권에 속해 국가 이미지 및 경쟁력 저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기업지배구조 평가 순위에서 한국은 imf(국제통화기금) 기준으로 아시아 11개국 중 10위,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gmi(government metrics international) 조사에서는 세계 50개국중 46위로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날 강연에서 장 교수도 세간의 인식과 달리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가장 일조를 하는 부분은 공공부문이 아닌 기업의 지배구조 자체라고 지적하고,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자본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는 것이 선진경제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장 교수의 발언을 정리, 재구성해보았다.
 
▲29일 장하성 교수가 한국증권선물거래소 21일층 대회의실에서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와 ir이라는 제목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김상문 기자

 
지배구조 논쟁의 핵심은 '기업가치 높이기'
영미식·스웨덴식 따지는 이념 논란 무의미

 
일부 기업, 제조업 본연의 목적보다 자산운용
운용 능력도 떨어져… 현금 쌓아두는 것 문제

 
지배구조에 대한 논쟁이 많다. 영미식, 일본식, 스웨덴식 등등 하는데, 그런 논쟁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식을 택하더라도 지배구조의 목적은 단 한가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들의 이익을 어떻게 함께 보호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지배구조이고, 그 핵심은 투명경영과 책임경영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의 비밀에 속하지 않는 것에 한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면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이 보호될 것이며, 경영자의 경영행위에 대해 사후적으로 평가하고 공과를 제대로 묻는다면 책임경영이 정착될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몇 대 기업의 임원들은 저에게 감사를 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스톡옵션제도입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저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던 당시, 삼성전자 주총에 13시간 반 참석하면서 수많은 안건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임원의 보수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 임원의 보수가 이것밖에 안 되느냐면서 더 올리자고 주장했다.
 
지배구조 핵심은 기업가치 고양
 
지배구조 논쟁의 핵심은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더 높일 것이냐"이다. 어떻게 하면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지 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여러 가지 문제를 볼 수 있는데, 자원과 노동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사람은 부지런하고 돈은 게으르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노동생산성은 중요시 여기는 반면, 자본의 생산성은 아주 경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굉장한 규모의 현금성 자산 또는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부자금을 조달하고 축적하고 있는 것이라면 좋은 일이다. 그것은 가치창출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 물어보면 "아직은 없는데 앞으로 생각해보겠다"고 말한다.
상당히 많은 기업이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 이런 기업들에게 저는 이야기를 한다.
 
"당신 자산 운용업을 하겠다는 거냐. 왜 당신이 내 재산을 관리하려드는 거냐, 당신은 물건이나 열심히 만들어서 팔고 돈 문제는 각자 주주들이 알아서 하도록 해라."
 
기업이 현금을 쌓아두는 것은 기업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주주와 자본시장과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 배당을 달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기관투자자마저 있다.
 
은행들한테 이자 달라고 하면 나쁜 사람인가? 그것은 경제에 관한 기본을 이해 못한 것이다.
 
기업이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내가지고 돈을 벌었는데, 그 기업 스스로 투자할 내용이 없다면 그 돈을 주주에게 배당을 주든지 해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배당을 하면 투자자가 그 돈을 땅 파서 묻어놓는 것이 아니다.
 
소비를 하거나 은행이나 자본시장을 통해서 다시 재투자하면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인 곳을 찾아서 투자를 할 텐데 기업들이 그걸 깔아뭉개고 앉아서 배당을 안 주는 것이 사실은 거시경제적으로 자본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기업경영과 경제운용을 해야된다. 사람은 부지런한데 돈은 게으른 경제가 아니라, 사람은 적당히 일하고 돈이 열심히 일하는…, 모든 선진국이 그렇게 되고 있고 그런 게 지배구조와 관련이 된다.
 
"한국기업이 세계에서 제일 싸다"
 
코리아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한국 기업에 대한 일괄적인 할인 효과)를 말하는데, 사실인지, 사실이면 어느 정도인지, 왜 그런지를 짚어보자.
 
최근 보도를 보면 아시아의 메이저마켓 10개에 대한 주가수익률(price earnings ratio, per)에서 우리가 최하위이다. 인도 대만 싱가폴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 태국… 한국은 아시아 메이저 마켓에서 가장 수익률이 가장 낮은 나라이다.
 
다음은 오늘(8월29일) 아침에 받은 자료인데, 8월20일 현재 전 세계 메이저 이머징마켓(홍콩·싱가포르 등 메이저 시장 제외) 조사에서 아르헨티나 칠레, 중국, 콜롬비아 필리핀, 모로코, 멕시코 등등 우리나라의 수익률은 18번째이다.
 
경제 규모로 보나, 국민경제 수준으로 보나 시장의 수준으로 보나 우리나라는 아래쪽에 있다. 최근의 주가 폭락 때문이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난 5년 평균으로 보면 더 아래로, 전체 25개 나라 중에서 23번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부가가치 상품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가변적인 부분인 기업가치 부분이 문제가 심각한데도 그렇다.
 
코리아디스카운트는 누가 한국을 미워해서 만든 말이 아니라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은 이해가 안 가는 시장이다 교육지수, 경제지수, 정치 지수 등 무엇을 봐도 이렇게 낮을 수가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폐쇄경제가 아닌 이상 글로벌한 경쟁시대에 국가의 경쟁력은 노동에서 나오지만 최종적으로는 자본으로 귀결이 되기 때문에 자본의 효율성이 낮은 나라는 아무리 노동력이 우수해도 경쟁력을 가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저도 한국이 제일 하위그룹에 속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꼴찌인 줄은 몰랐다. 조사하는 기관마다 샘플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위는 달라지지만 분명한 것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제일 싸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똥값이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이 기업이 헐값이라는 말이다.
 
왜 코리아디스카운트인가?
 
세계에서 한국기업이 가장 싼 이유는 지배구조
공공 지배구조보다 기업 지배구조가 훨씬 나빠
lg그룹 영업 부진했음에도 지주회사 효과 톡톡

왜 그런가. 여러 가지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가 단위의 요인(sovereign factor)에서는 남북관계와 공공 지배구조의 효율성을 볼 수 있는데, 사실 이것은 국가신용등급에 이미 다 반영이 돼있는 것이고, 우리가 지금 a 또는 a+ 단계에 와 있다.
 
남북한 관계의 경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기는 하겠지만 결코 크지는 않은 변수가 되었다. 핵실험 때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무슨 문제가 일어났을 때도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더 이상 자본시장에서 주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 지금까지 결론이다. 물론 업사이드(관계 개선 확대)로 갈 때에는 이야기가 다르고 시장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공공지배구조의 효율성. 이것은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기업지배구조가 공공지배구조 훨씬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적 요인(industrial factor). 사실 산업 구성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강자를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되지 않는다.
 
자동차, 전자, 철강, 조선, 석유화학, it, 이런 다양한 제조업의 글로벌 기업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우리, 북미중미남미 통틀어봐야 미국 하나 밖에 없다. 나머지 두세 개는 유럽에 있다.
 
굉장한 제조 강국이고 모두 마켓리더들이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산업구조적인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문제는 기업의 구조적인 요인들이다. 다시 말하면 1980년대 이후 굳어진 경제 지배구조가 폐쇄화되어 가는 것이다.
 
제가 대학을 갈 때에는 나도 김우중처럼, 신선호 율산그룹 회장처럼 될 수 있다, 나도 창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80년대 중반이후로 우리나라에 창업성공의 신화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 어려움을 겪어서 본인의 재산을 다 포기하고 기업을 다시 회생시킨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 같은 사람은 정신나간 사람이다.
 
대한민국에서 감히 다른 것도 아니고 핸드폰을 가지고 삼성하고 lg한테 도전하다니 괘씸하죠. 그래가지고 3위 업체까지 올라갔는데, 그런 성공의 신화였는데 결국은 실패의 신화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창업의 신화를 만드는 것이지 대기업이 새로운 창업신화를 만드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다.
 
물론 cj그룹 같은 경우에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새로운 창업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의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에서도 새로운 성장산업의 성공 신화가 나오기 어렵다.
 
오죽하면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이 사업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면서 "빌게이츠가 와도 한국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후진성도 하나의 요인이다.
 
미시적으로 보면(corporate factor) 즉 지배구조의 문제 노사불안정의 문제 그리고 재계에서 주도하고 일부 언론이 동조하고 있는 반개방, 반외국인 정서 이것도 한국할인(코리아디스카운트)에 기여하고 있다.
 
헤르메스라는 영국펀드가 있는데, 삼성물산 주식을 이 회사 펀드매니저가 좋게 이야기했다가 그 다음날 팔아 가지고 검찰에 내부자거래로 조사를 받았다.
 
헤르메스펀드 ceo가 저와 오래된 친구이다. 얼마 전 아시아 쪽에 올 때 강의를 요청했는데 한국에는 안 온다고 한다. 기소가 되니 겁이 나서 안 온다는 거다.
 
그래서 그 내용을 쭉 보고 "이건 절대 한국 법원을 믿어라. 이런 정도가지고 유죄판결 안나온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왔는데, 그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더니 "그래도 한국에는 믿을만한 법원이 있다"고 다행스러워 했다.
 
▲기업 ir관계자와 일반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장하성 교수     ©브레이크뉴스

 
지배구조에 대한 외국의 평가
 
글로벌 경쟁시대 국가 경쟁력은 자본으로 귀결
자본효율 낮으면 노동력 우수해도 경쟁 어려워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 지배구조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다국적 회계법인 pwc(pricewaterhousecoopers)가 2001년에 실시한 자본 시장 투명성 조사(opacity index)에서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의 불평등성은 35개국 중에서 31위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나라들이 체코 루마니아 이런 정도다.
 
6년 전 자료니까 위안이 되죠. 우리가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으니까….
 
세계에서 가장 친기업적인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이 2003년에 발표한 지배구조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30위권이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보나 국민교육 수준으로보나 문화적 사회수준으로 볼 때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조금 더 가까이 2004년 12월 미국의 버첼에서 코리아 리포트를 냈다. 한국의 투자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조사했는데 10여가지 항목 중에서 제일 나쁘게 평가받은 것이 바로 기업 지배구조였다.
 
매년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내는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2006년 발표한 자료에서도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부분을 보면 한국은 전체 61개 나라 중에서 51위이다.
 
그리고 아주 최근 것으로 지난 5월에 나온 자료에서 아시아국가에 대한 부분만 보면 싱가폴, 홍콩,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대만, 필리핀의 순서이다.
 
우리 스스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세계화된 경제에서 우리를 보는 국제적인 시각에서 한국의 지배구조는 아직도 바닥권이다. 우리의 경제규모나 우리의 문화와 비교해볼 때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나쁘게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가 많이 변했는데 왜 이런 평가가 나올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분들이 모르는 사실은 그동안 우리만 변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가 지난 10년간 지배구조와 관려해 변해도 엄청나게 변했다는 점이다.
 
여러분 안 믿으시겠지만 파키스탄 정부에서 저에게 와달라고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에서도, 베트남 정부에서도 와달라고 한다.
 
도대체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이나 베트남에 회사가 뭐가 있어서 지배구조를 논하냐고 하겠지만 지금은 국제 기구나 원조 기구에서도 지배구조가 되어있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는 원조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사람이 직접 관리하려고 보니까 장부상에는 다리가 있는데 나중에 가보니까 없는 경우가 나타나니까 시스템으로 투자관리를 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지금 보신 보고서에 말레이시아가 한국보다 굉장히 높게, 아시아에서는 싱가폴과 홍콩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왜 그런가 하면 이미 경제위기가 나기 전인 97년에 아시아에서 사외이사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는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폴 3개 나라였고 감사위원회 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는 말레이시아, 싱가폴 2개 나라뿐이었다.
 
마치 우리나라만 사외이사제 도입하고 우리나라만 감사위원회 제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동안 아시아에 있는 모든 나라뿐만 아니라 중남미 모든 나라, 요즘은 뭐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에서까지도 다 사외이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 여러 가지 경제기관의 보고서를 보면 사외이사들이 독립성이 없다는 보고서가 나오는데, 우리만 달라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중국 같은 경우 워낙 낮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제도를 훨씬 많이 갖고 있다. 심지어는 사외이사를 강제로 교육을 받게 한다.
 
법으로 1년에 몇 시간 이상 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외이사를 할 수 없게 한다. 무식한 방법이죠.
 
우리나라 사외이사들, 교수님들, 변호사님들, 전직 관료님들 등등 교육을 받으라고 하면 "뭐 내가 교육을 받아?"하고 코방귀를 끼실 거다. 사실 내용을 보면 그분들이 지배구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공공부문 평가는 상위권
 
기업만의 문제냐 공공부문의 지배구조는 문제가 없냐 반문하는 분이 계실 것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법질서가 얼마나 지켜지고 있고, 정부의 효율성은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와 효율성이 담보되고 있으며, 규제의 퀄리티는 어떠한지, 정치의 안정성은 어떠한가 그리고 부패에 대한 제재는 어떠한가 등의 항목을 가지고 매년 전세계 모든 나라들을 평가한다.
 
지난해 세계은행 자료에서 아시아 나라들만 보면 싱가폴이 평균 88.9 홍콩 88.5 일본이 86.7 대만이 73.9 우리나라가 70.0 해서 상위권이고, 그 격차가 싱가폴 홍콩 일본을 제외하고는 그 밑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차이로 앞서있다.
 
앞서 보여드렸던 기업지배구조와 대비를 해보면 일반적으로 공공의 지배구조 퀄리티가 기업 지배구조 순위와 정비례한다. 앞에 있는 나라가 싱가폴과 홍콩이고, 공공의 지배구조는 별로 높지 않은데 기업의 지배구조가 높이 평가받는 예외적인 나라가 말레이시아이다.
 
반면 정치적 공공적 지배구조에 비해서 기업의 지배구조가 나쁜 나라가 대표적인 게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이다.
 
국가단위요인에서 공공의 지배구조가 코리아디스카운트에 일부 기여를 했지만 많은 부분은 기업의 지배구조 후진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적어도 투자자들의 인식은 그렇다.
 
지배구조 개선의 효과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삼성전자가 만드는 반도체 기판처럼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어서 누가 누구를 소유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삼성이 지금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실제 참조할 만한 개선 사례도 있다.
 
lg그룹이 삼성과 비슷한 구조였지만 ls와 gs가 계열분리하면서 지주회사체제로 재편하는 과정을 통해 2층 피라미드구조로 간 것이다. lg그룹은 현재 자회사와 손자회사 사이 상호지분 교환이 아예 없고, 전자 캐미칼 유통 등 사업 부문별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었다.
 
일부에서 이것을 두고 대주주의 지배권을 더 강화한 것이라고 비판하는데 그 말은 맞다.
 
그러나 서로 책임성이 담보되고, 경영만 잘해준다면 누가 대주주인지 별로 관심 없다. 그리고 사유재산을 보호해야되는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소유를 분산시킬 수도 없다.
 
복잡한 구조도 이렇게 언와인딩(풀어내기)해서 보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구조로 갈 수 있다.
 
2003년 3월에 lg가 이렇게 지주회사를 만들었을 때 시장은 '저래가지고 뭐 의미가 있나' 하고 반신반의했다.
 
제가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사실 lg그룹 전체가 최근에 영업적으로 보면 그렇게 공격적이지 못했고 성장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게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 주가는 2003년 3월에 비해 4배 이상 올랐다.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의 가치, 기업의 자본운용, 자본의 효율성 등이 다 모아져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적어도 imd가 조사한 국가경쟁력의 점수와 다보스포럼이 조사한 기업지배구조 점수를 대비해보면 이런 연관성이 존재한다.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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