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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수(數) 앞에 바보

이승철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2/24 [12:00]

▲ 이승철     ©브레이크뉴스

장관상 목사와 인도인 전도사 손발이 척척 맞는다. 인도인 전도사는 판단력이 빠르다. 교회 주체를 잘 아는지라 귀는 당나귀 귀어야 한다며 여론을 잘 듣고 분석하기 위해 신도들의 ‘열 자 건의문’을 받아들인다.

 

‘새 순 찾기’ 방법이다. 이렇게 하니 교회 키가 크고 몸이 불어 해마다 튼실해진다. 인도인 전도사와 권판사 권사가 마주했다. 주변 사람들은 무슨 얘기가 나올까 두 입을 바라본다.

 

인 전도사의 말 “권 권사님! 갈비탕 맛은 같은데 한 집은 11,000원, 그 옆집은 9,000원 어디로 가시렵니까?” “전도사님! 왜 그 걸 내게 물어요?” 전도사 “권사님은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나 부자 아니지만, 부자가 샘 속은 더 빠릅니다.” 전도사 “그러기에 여쭙는 것입니다. 권 권사님! ‘2,000원’ 적지 않지요?” “그렇습니다.” 이야기가 슬슬 경지로 이어진다.

 

인도인 전도사 “권사님이나 여러 분들 2,000원 많고 적음은 쉽게 아나 큰 돈 앞에선 바보입니다.” 주변 사람들 눈이 휘둥글 해진다. 인도인 전도사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교회 살림을 꺼낸다. “전기·수도료-사무비-사례금-자동차 기름 값-선교비-심방비-경조비-교회 고치고 수리하는 비용-비품비-출장비…들어가는 곳 많아 돈 쪼개 써야할 정도로 간당간당합니다. 이리하여 회계 집사 일요일 가슴 콩당콩당 헌금 주머니를 열어봅니다.” 같은 자리 여러 사람들 “그렇겠네요.” 이구동성 공감을 한다. 이 때 인도인 전도사는 “한 성도가 하루에 10만원씩(한 달 300만원) 8년을 내면 2억8천8백만 원입니다.”

 

여기부터 표정이 각각 다르나 수 개념 쉬 떠오르지 않아 갈비탕 2,000원 차이 깨달음과는 판이하다. 6억 원이라면 16년간 한 푼 안 쓰고 모아야 하는 큰돈인 줄을 잘 모른다. 이래서 억(億)-조(兆) 앞에서는 천치(天痴)들이다. 인도인 전도사 이를 깨우치기 위한 산수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 “▵젊은이 직장 없고, 퇴직자 직장 놓아 11조 못 내며 ▵아이 안 넣으니 감사헌금 줄고 ▵식구 적으니 생일헌금 없고 ▵노인들 아들·딸이 준 용돈 아까워 덥석 못 내며 ▵40대 50대 자녀 교육에 부모봉양 낼 돈이 없어…앞으로 문 닫을 교회 많을 것입니다.” 권 권사 걱정 어린 언성으로 “그럼 이 나라 큰일 났네요.” 인도인 전도사 “시골 이미 큰일 났습니다. 어린이집, 우체국 사라집니다. 왜 이럴까요?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 없는 곳에 성도 있겠습니까? 큰일은 벌써 터졌습니다. 교역자 생활비 못 주는 교회 몇 년 가겠습니까?”

 

주변 사람이 침울해 한다. 전도사도 얼굴이 굳어졌다. 이때 박달재 조합장이 입을 열어 “본촌교회는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보세요. 김치공장에-메기양식장-100마리 한우단지-여기에 보유재가 있어 베푸는 교회입니다. 곧 교인들에게 월급 주렵니다.” “참말인가요?” “안수 받은 자 순리를 거역하고 당회 결의 무시하며, 떼를 쓰면 하나님이 노하시지요.”   


*필자 : 이승철/ 글꾼(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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