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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위기 해결하기보다는 변화를 추진하기를...

"군대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닌 만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예산을 책정할 수가 있다"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 기사입력 2019/12/06 [14:31]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교수.   ©브레이크뉴스

동북아시아에서 요즈음 미국의 입지가 커다란 위기상태에 빠져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중국과의 경솔한 무역전쟁을 비롯해서, 일본과 한국과의 동반관세 분쟁은 물론이거니와 중국을 군사적 위협이 잠재된 적성국가로 규정하며 홍보하는데 따른 것이다. 그 결과로 그동안 동북아시아의 국가 간 상호협력 체제를 해체하며 관계를 악화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유지됐던 외교적으로 점잖았던 품위가 서로 악의적이고 노골적인 언행들로 전이되는 현상들을 모두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인들은 말하길 꺼리는 편이지만, 미국행정부를 파괴적이고 도발적인 세력으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핵 확산금지와 테러방지 그리고 국가 간의 무역 분쟁 등을 처리하고 국제조약을 지지하는 UN본부가 자리하는 나라, 자유의 여신상을 통해 구현된 미국의 위상은 사라졌다. 트위터에 의해 술렁거리며 지배되는 행정부와 ‘트럼프 퍼스트’라는 새로운 버전으로 그동안의 미국의 전통을 땅에 파묻어 버리고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만 가속화하고 있다.


동북아의 혼돈질서와 위기가 평양에서 발발한 것은 분명 아니며, 오히려 탐욕과 이기성에 빠진 워싱턴의 리더십모델이 아시아 각국들의 리더십에 영향을 끼친 이유가 클 것이다.

 
미국이 잃었던 명예를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아시아 영향력이 아예 소멸될 위기를 자초하는 신 냉전체제를 조장하는 데에 각국들은 자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동조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은 현재 한국과의 무력충돌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우리는 지금 다급하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기타 국가들 간에 무기 전략경쟁이나 경제전쟁 발생에 따른, 비극적인 악몽을 모면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에 최선을 다할 때이다. 이러한 일련의 위험한 전개는 동북아 권역에서 미국의 역할이 끝나게 될 뿐만 아니라, 많은 부정적인 큰 변수들을 내포하게 된다.

 
당면한 동북아의 위기는 겉치레 정상회담이나 의회에서 몇몇 법안을 제정하는 것만으로 결코 극복될 수 없는 위중한 과제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급변하는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분명히 가시화할 수 있는 희망의 비전이 제시되어야만 한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게임 명인이 있다고 일본 철학자 오규 소라이는 말한다. 한 부류는 게임의 규칙에 통달해서 다른 이들을 쉽게 이기는 자들이다. 또 다른 부류는 기존의 게임 틀에 매이지 않고, 새로운 경기 규칙을 창조하여 성취하는 자들이라고 한다.

 
후자의 방향으로 접근하고 사고하는 경우는 몹시 드물다고 한다. 지금 우리 역시도 새로운 질서를 창달하기 보다는 2차 세계대전 종료 당시에 제정된 세계질서의 고착된 유지책에 매달려 익숙해져만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개혁안만으로는 동아시아에서 점점 약화되고 있는 미국의 역할과 위상을 되세울 수는 없다. 이제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역할과 수행기능들을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한다.

 
그리고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의지와 투쟁은 더 이상 그 누군가를 적대시하는, 즉 우르반 2세의 십자군원정에 목청을 높였던 원시적 적개심을 고조시켰던 시대와는 달리 전혀 새로운 해답을 어쩌면 이 시대에 우리는 내놓을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레타 툰베리가 UN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한 연설을 통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세계인들의 열망이 절정에 달했음을 잘 알게 되었다. 수만 명의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와서 기후변화의 재난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도록, 기존의 모든 경제, 정치와 문화적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들은 이미 기후변화가 최악의 결과로 곧 다가오게 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세계적 요구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중국과의 대립을 완화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의 상생협력을 장려할 수 있는 대 전환을 위한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해수면 상승과 해양온난화 그리고 사막화의 확산 또는 열대성 폭풍우가 동반되어 동북아시아의 큰 위협이 되고 있음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그 영향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 동안 수백만 명의 희생자들이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반적인 규정과 틀을 바꿔야 하는데, 그레타 툰베리가 주장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는 미국이 전투기와 항공모함 그리고 미사일 등 군수방위 안보 중심에서 벗어나, 화석연료 사용금지와 숲의 복원 그리고 해양 및 강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으로 새롭게 안보의 개념을 확장함을 의미한다. 현재로서 최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대표 중 하나인 미군에게 새로운 임무로 오염을 정화하는 등 이러한 과제에 주력하게 하면서 군대의 기본 임무와 역할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전은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극한의 위기인 만큼 모든 것을 재고해야만 한다.


동북아시아의 경우, 기존의 전투훈련에서 벗어나 나무 심기 등의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영리 목적으로 기업들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요 임무를 변경함으로써 여러 기존의 전선에서는 일본과 한국군이 서로 협력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국의 군대들이 기후변화대응에 군사적인 중점을 두게 된다면 중국과의 협력 또한 원활하게 될 수 있다고 본다.

 
군부대의 존속 이유와 목적이 당초에 그러한 변화를 위한 역할수행이 아님으로 기존의 군사방위안보를 고수하려할 것이며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군대가 그런 방향으로 역할전환을 하게 된다면, 민간 부문의 그 어떤 활동보다도 빠른 속도의 변화와 성과를 기대할 수가 있다.


군대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닌 만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예산을 책정할 수가 있다. 예를 들자면, 모든 전력을 태양열이나 풍력에너지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 당장 시행이 가능해진다. 그동안의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전문지식과 경험들을 총체적으로 결합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전쟁을 위한 위험한 군사 무기와 시설 등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에서 가장 빠르고 적극적인 행동이 될 것이다.

 

*필자/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한국이름 이만열 교수).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동아시아언어문화학 박사. 2018.03~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 조지워싱턴대 교수. 아시아인스티튜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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