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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신교단-목회자들 정치참여…법질서 무시한 ‘나쁜 짓’

한기총, 문재인 정부=김일성 추종 주체사상 무장 규정 ‘하야 1천만 서명운동’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0/17 [12:41]

2019년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일부 개신교단-목회자들, 즉 종교의 정치참여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국민이라면 그 누구든 정치참여의 자유가 있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져 있다. 그러하니 그 어떤 종교를 신봉하든 개인의 정치참여는 논외로 한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이다. 개개인이 법적 테두리 내에서 그 어떤 종교를 신봉하든 자유다. 또한 정교분리(政敎分離)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종교단체가 패거리를 이끌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 아니 현대사회에 들어 종교 스스로가 먼저 지켜온 엄한 내면규율이기도 하다. 종교가 정치참여를 한 그 해악(害惡)이 어떠한지 종교가 경험했기 때문이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사진)가 지난 6월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 단식농성 천막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1일 릴레이 단식기도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개신교가 탄생했던 16세기의 종교개혁기만 해도 유럽에서의 신구교 간 대립은 극에 달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4대 종교전쟁이 있었다. 필자는 남프랑스 몽필리에 구 도심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 신구교인들 간의 싸움은 극에 달했다. 방화와 테러 살육이 이어졌다. 내면적으로는 기독교 신구 교단 간 싸움긴 해도 정치적 패권(국왕중심 왕당파)이 개입된 치열한 전쟁이었다. 종교가 왕당파라는 정치세력을 등에 업고 전쟁을 치렀다. 1562년 왕당파와 위그노 간-신구교 간의 전쟁, 프랑스 전역에서 하루에 2만명(파리 12,000명)이 살해되기도 했다. 그 당시의 격렬했던 종교전쟁 자국이 아직도 구 도심의 군데군데에 남아 있었다. 이 전쟁의 결과, 종교의 자유가 주어졌다. 이 전쟁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패권다툼+종교자유를 위한 전쟁이었다.

 

묻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없는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자유가 주어져 있는 국가이다. 구교가 아닌, 개신교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류의 교회당이 한국에 여러 개 있다. 교회를 설립한 설립자의 생존 당대에 세계 최고의 교회가 건축됐다. 개신교(改新敎)란, 역사가 깊지 않은 가까운 기간에 만들어진 교단을 뜻한다. 이들 개신교단들은 이처럼 무성(茂盛)했다. 권력의 방해가 있었다면 결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개신교단들은 그만큼 종교의 자유를 누렸다. 그런데 왜 최근 들어 일부 개신교단-목회자들의 정치참여가 노골화된 것일까? 특히, 종교의 자유가 주어진 이 나라에서 한기총은 왜 극한적인 정치참여를 자처하고 있을까? 의문이다.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지난 7월 31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한기총은 문재인 정부가 김일성을 추종하는 주체사상으로 무장되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파괴세력으로 규정하고, 문재인하야 1천만 서명운동과 더불어, 자유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선동정치에 이용되는 종북 좌파언론의 척결을 위하여 순교를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최근 열린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는 “청와대로 진격하여 대통령을 끌어내리자!”라는 격앙된 구호까지 외쳤다. 이 정도라면 개신교-종교 단체의 확실한 정치참여로 규정할만 하다. 개인 신분이 아닌, 한기총이란 단체를 내세우고 있어서이다.


하지만, 종교의 정치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종철 철학박사(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 “정교 분리는 근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데 이들은 국가를 신정국가로 만들 속셈인가? 교회 내부의 문제를 호도하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인가?”라고 따지고 “돈을 우상으로 삼나, 이제는 정치권력을 우상으로 삼으려는가? 이들에게 신앙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의심스럽다. 교계의 한 원로는 한국 개신교가 유사 이래 가장 타락했다고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위험한 전쟁은 종교를 등에 업고 싸웠을 때다. 정부도 이들을 외면하거나 방치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떤 형태로든 보수 교단들의 정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 보수 교단과 엉터리 목사들의 이런 행태가 점점 더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역사 깊은 개신교단의 연합기관인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6월10일 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제하의 성명에서 “전광훈 목사의 한국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망언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그의 반지성적 반 상식적 발언이 반 평화적이자 반기독교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광훈 현상’은 한국의 분단냉전 권력정치체제와 결합된 종교의 사회정치적 일탈행동이다. 여야 정치권은 종교를 정권의 쟁취와 유지를 위하여 냉전적 파당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서는 협치와 사회통합의 모범을 보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종교의 자유가 완벽하게 주어진 이 나라에서 일부 개신교단-목회자들의 대통령 하야촉구 등 정치참여는 법질서를 무시하는 ‘나쁜 짓’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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