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울려 퍼진 감동의 판소리 'K뮤직페스티벌'

K-뮤직 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로 열린 판소리 공연은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

이일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0/16 [09:10]

▲ 제6회 K-뮤직페스티벌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 장면 (사진제공)주영한국문화원     © 이일영 칼럼니스트

 

주영한국문화원(원장 김경화)과 영국 현지 프로덕션 시리어스(Serious)가 공동 주관하여 올해 6회째 열리고 있는 K-뮤직 페스티벌이 지난 10월 3일 포스트 록 밴드‘잠비나이’공연이 성황리에 개막된 이후 10월 6일 영국 런던의 대표적인 복합 공연장 킹스플레이스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족의 정신 판소리가 영국 런던을 사로잡았다.

 

K-뮤직 페스티벌의 두 번째 무대로 열린 판소리 공연은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현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5회 K 뮤직에서 안숙선 명창이 흥부가를 완창하여 관객들의 감동적인 기립 박수를 받은 지 1년 만에 우리의 소리에 담긴 승화된 감성이 또다시 영국 런던에 울려 퍼진 것이다. 이번 판소리 공연은 한국판소리보존회가 매년 주관하는 올해로 49번째 맞는 판소리유파대제전 행사였다.

 

한국판소리보존회는 조선시대 1902년 정동에 세워진 최초의 국립극장 격인 협률사(協律社)를 바탕으로 1971년 결성되어 초대 이사장에 박록주(1905~1979) 명창이 추대되었다. 이후 판소리 각 유파의 발표회가 시작되어 판소리유파대제전이 탄생하였다.

 

이와 같은 판소리유파대제전이란 전통 판소리의 전승 지역과 그 계보와 판소리의 사설과 선율에서부터 발성과 성음 그리고 창법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맥락을 보존하고 이를 전승하여 발전시켜가는 뜻으로 개최되는 우리나라 전통 판소리의 가장 주요한 행사이다.

 

영국 런던 K뮤직페스티벌에서 열리게 된 이번 판소리유파대제전 소리 공연은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하여 준비한 공연이었다. 이와 같은 깊은 의의를 품은 이번 공연은 동양의 대표적인 도덕 사상인 유교에서 실천적인 근원으로 삼는 삼강오륜을 주제로 삼아 춘향가와 심청가와 흥부가 그리고 수궁가와 적벽가로 대표되는 판소리 다섯 마당의 주요한 대목이 공연되었다.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 적벽가 중 ‘군사설움타령’


공연 무대는 판소리학회 국제이사 민혜성씨의 연출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남정태 한국판소리보존회 이사장이 이광원 고수와 호흡하여 적벽가의 주요한 대목인 군사설움타령으로 공연의 서막을 장식하였다. 적벽가에 담긴 왕과 신하가 지켜야 할 덕목인 군위신강(君爲臣綱)과 벗의 우정에는 오직 믿음이 존재한다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을 담아낸 동양의 정신을 소통한 관객들은 동양과 서양의 맞닿은 정신에 공감하였다.

 

이어 심청가 이수자 문효심 명창은 최광수 고수와 호흡하여 심청가 중 심청이 밥 빌러 가는 대목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는 삼강오륜 중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를 담은 부위자강(父爲子綱)과 부모는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내리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하여야 한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의 깊은 의미를 담아낸 공연으로 이국의 관객들은 부녀 간의 애절한 사랑을 담아낸 깊은 울림의 소리와 이야기에 숙연하게 가슴을 매만졌다.


흥부가 이수자 이난초 명창 흥부가 중 ‘첫째 박 타는 대목’
이어진 공연은 흥부가 이수자인 이난초 명창이 최광수 고수의 신명을 부르는 장단에 맞추어 흥부가 중 첫째 박 타는 대목을 불러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분명하게 지켜야 할 질서를 중시한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중요함을 담아낸 공연으로 동양의 깊은 해학에 담긴 의미를 헤아린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판소리보존회 부이사장 춘향가 예능보유자 고향임 명창 춘향가 중 ‘사랑가’


이와 같은 우리의 전통 소리에 담긴 감성으로 이국의 관객을사로잡은 공연은 한국판소리보존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춘향가 예능보유자인 고향임 명창의 무대로 이어졌다. 고향임 명창은 최광수 고수와 호흡하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불렀다. 이는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라는 부위부강(夫爲婦綱)과 그러나 남편과 아내 사이의 도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라는 부부유별(夫婦有別)의 전통적인 덕목을 담아낸 공연으로 가부장적인 동양의 정서와 함께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가 어우러진 먼 나라의 전통에 담긴 삶의 지혜를 살피게 했다.

 

전정민 명창 수궁가 중 ‘토끼가 용궁에서 살아 돌아오는 대목’


이와 같은 영국 런던의 제6회 k-뮤직 페스티벌 판소리 공연은 전정민 명창의 소리와 최광수 고수의 장단이 어우러진 수궁가에서 절정의 신명이 녹아내렸다. 공연은 수궁가 중 토끼가 용궁에서 살아 돌아오는 대목이었다. 이는 왕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오륜의 군신유의(君臣有義)를 의미하기도 하였지만, 토끼로 의인화된 설화 속에서 인간의 지혜를 견준 기발한 발상이 전해주는 해학의 울림에 현지 관객들은 큰 웃음을 담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김옥진, 김혜연, 함수연, 한혜선, 김수지 명창의 남도민요 '동백타령'과 고향임, 문효심, 이난초, 전정민 명창이 함께 부른 '진도아리랑'


이날 공연은 이와 같은 전통 판소리와 함께 한국의 전통음악이 품은 다양성을 소개하기 위하여 경쾌한 선율의 남도 민요 동백타령을 김옥진, 김혜연, 함수연, 한혜선, 김수지 명창이 불러 관객들과 현장에서 소통하며 큰 호응을 불렀다. 이어 고향임, 문효심, 이난초, 전정민 명창이 합류하여 삶의 정서가 흥건하게 녹아내린 진도아리랑을 함께 부르면서 관객과 함께하는 신명의 몸짓과 깊은 울림의 소리가 런던에 울려 퍼졌다.

 

▲ 제6회 K-뮤직페스티벌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 사회자 안나 예이츠(Anna Yates) 옥스퍼드 대학 동양학부 한국학과 교수 (사진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이일영 칼럼니스트


이와 같은 한국판소리보존회가 우리의 정신과 감성을 열정으로 드러낸 이날 공연은 연출을 총괄한 민혜성 명창의 수제자인 영국인 안나 예이츠가 사회를 맡아 진행하였다. 안나 예이츠는 런던대학교에서 한국음악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동양학부 한국학 교수이다. 그는 박사과정 중에 한국에 건너와 우리 판소리를 직접 배우면서 연구하였던 인물이다. 또한 그는 지난해 안숙선 명창이 BBC 라디오 4의 프로그램에 소개되었을 때 해설을 맡기도 했다.

 

이번 한국판소리보존회의 K 뮤직 페스티벌 런던 공연도 공연 다음 날 국영방송 BBC 월드 서비스에 방송되어 지난해 안숙선 명창의 공연 소개에 이어 또다시 우리의 정신을 알리고 그 위상을 널리 펼치는 쾌거를 이루었다. 작년에 이어 안나 예이츠가 공연 소개를 다시 맡았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우리의 전통 소리에 담긴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섬세한 음악적 구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또한 공연을 관람한 대표적인 음악 매체 송라인스의 편집장 사이먼 브로턴Simon Broughton은‘여러 명창들이 각 판소리 마당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살려서 굉장히 재미있었다’면서 ‘특히 춘향가 대목이 흥미로웠으며 관객과 끝없이 소통하며 무대를 이끌어 가는 부분이 매우 인상 깊은 공연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판소리보존회에서 주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김수지 명창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오직 감동이었다’는 공연 분위기를 전하였다. 김수지 명창은 ‘이국의 관객들이 우리 소리에 담긴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는 신명이 고스란히 전해져 국내 공연과 다르게 실제로 현장의 흥을 따라 동작이 커지고 목소리가 높아져 스스로를 느낄 수 있었다'. 면서 공연 당시의 감동을 상기했다.

 

▲ 제6회 K-뮤직페스티벌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 다섯 마당 하이라이트 공연 후 인사 장면 (사진제공) 주영한국문화원     © 이일영 칼럼니스트

 

올해로 6회를 맞은 영국 런던의 한국 음악 축제 k-뮤직 페스티벌은 지난 10월 3일 잠비나이 밴드의 개막 공연과 10월 6일 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유파대제전 소리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앞으로 4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10월 17일 피리, 생황, 양금 연주자 박지하 공연 - 런던 쇼디치 리치믹스홀


오는 10월 17일에는 런던 쇼디치 독립문화공간인 리치믹스에서 제4회 K-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서양악기와의 협업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던 박지하 공연이 열린다. 박지하는 한국 전통악기 피리, 생황, 양금과 같은 다양한 연주와 작곡가로 활동하는 국악의 세계화를 걸어가는 국내, 외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이다.

 

10월 29일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 신박서클(SB Circle) 공연과 헤이스트링(Hey String) 공연 -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


10월 29일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 에서는‘이것은 가야금이 아니다’라는 외침과 활동으로 전통의 한계를 일깨운 작곡가이자 가야금 연주자인 박경소가 새롭게 결성한 밴드 신박서클(SB Circle)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날 공연에는 서울대 국악과 출신의 여성 가야금 연주자 3명이 결성한 주목받는 연주그룹 헤이스트링(Hey String) 무대도 열린다.

 

11월 11일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밴드 공연 - 런던 재즈클럽 피자익스프레스


이어 11월 11일에는 런던 재즈클럽 피자익스프레스 라이브 공연장에서는 국경이 없는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밴드의 무대가 열린다. 그는 어려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예향 광주의 가야금 명인 황승옥 명창에게 가야금병창을 공부한 이후 서강대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하여 교내 록밴드 광야의 보컬 활동을 거쳐 어쿠스틱 기타로 바꾸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였다. 2010년 EP 앨범‘36.5'C’로 데뷔한 최고은 아티스트는 2012년 독일의 세계적인 음반사 송즈 앤 위스퍼스가 초청하여 유럽 일대의 주요 나라 공연을 통하여 세계무대에 올랐다. 이어 그는 2013년 일본 후지TV가 주최한 싱어송라이터 경연 무대Asia Versus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는 아티스트 뮤지션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2014년과 다음 해 2015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노천에서 벌어지는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그의 음악성을 알렸다. 이와 같은 최고은 아티스트는 ‘무국적자의 영혼’ 또는 ‘국경이 없는 감성의 소리’로 평가할 만큼 특성적인 감성을 소유한 보컬이다.

 

11월 18일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 공연-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


이와 같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무대인 제6회 K-뮤직 페스티벌은 11월 18일 사우스뱅크센터, 퍼셀룸에서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블랙스트링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2017년 제4회 K-뮤직 페스티벌의 개막 공연을 열었던 블랙스트링은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인 거문고의 명인 허윤정 교수를 주축으로 타악(장구) 연주와 구음의 달인 소리꾼 황민왕, 그리고 대금과 단소 양금을 자유롭게 연주하는 이아람과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오정수 서울예대 교수가 2011년 결성한 4인조 국악 그룹이다. 이와 같은 동서양의 감성적 선율을 조화로운 의식의 음악세계로 펴가는 블랙스트링은 아시아 그룹 최초로 세계적인 재즈 레이블사 ACT에서 2016년 1집 앨범 탈춤(Mask Dance)을 발매했다.

 

이에 세계적인 음악 전문가들의 리뷰와 비평으로 잘 알려진 음악 잡지 송라인즈가 영국 BBC 라디오3의 월드 뮤직 시상식을 바탕으로 2009년 재편한 '송라인즈 뮤직 어워드’상을 2018년 한국 뮤지션 최초로 수상하였다. 재즈 레이블사 ACT에서 금년 9월 27일 발매한 2집 앨범 카르마(Karma)의 남아메리카 민요에 담긴 정신성을 품은 타이틀곡 수레나Sureña가 영국의 저명한 음악잡지 더 와이어 11월 호의 커버 CD에 선정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음악팬들이 주목했다.

 

이와 같은 음악으로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의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제6회 K-뮤직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블랙스트링의 무대에 대한 세계 음악인들의 관심이 크다. 필자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 칼럼니스트. 시인. art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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