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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백만명 모인 대규모 평화시위…’해외 수출감’

광주 5.18 잔인한 학살진압은 미얀마 88항쟁에 수출돼 ‘국가오명’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10/06 [15:27]

악성시위 또는 평화적인 시위는 국제사회에 수출(?)된다.

 

필자는 본지 지난 2019년 2월10일자 “광주5.18 '잔악한 진압' 세계로 수출 ‘악몽재현 막아야’” 제하의 글에서 ”광주 5.18사건(1980년)은 이미 신군부의 권력장악을 위한 쿠데타군의 폭력진압 사건이었음이 밝혀졌다. 이 사건은 국제적인 사건이다. 전 세계가 이 사건을 지켜봐 왔다. 광주 5.18사건은 군사 쿠데타 세력의 집권용 잔악한 진압사건으로 결론이 난 가운데, 이 사건은 한국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로 수출되는 오명의 사건으로 진행형“이라고 전제하고 ”지난 1월9일. 필자는 미얀마 양곤에 있는 88항쟁 기념관을 방문했었다. 총칼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가 잔인하게 학생-민간인 시위를 진압하는 사건, 소위 ‘1988년 8월8일’ 사건의 자료를 모아놓은 곳. 미얀마 8.8항쟁은 광주 5.18 사건과 동일한 행태의 학생+민간인이 시위였다. 군부의 시위진압군이 쏜 총탄에 의해 공식적으로 1만여명(정부측 발표는 3.000명 사망)에 달하는 순진무구한 미얀마 학생-시민이 희생됐다. 그해 3월16일 군부는 시위하는 양곤 기술대학 학생들을 향해 발포했고, 이 발포로 어린 학생들 100여명 정도가 사망했다. 정부의 사망자 축소가 탄로나자 승려도 시위에 가담, 시위가 커졌다. 결국 이 사건으로 1만여명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얀마 88항쟁 전개과정은 한마디로 광주 5.18진압 행태가 그 모델이었다. 한국 12.12 군사쿠데타 세력은 광주사건에서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권력을 빼앗아 집권했다. 미얀마 군부는 한국의 광주사건 진압사건을 모델로 88항쟁을 마무리 했다”면서 “미얀마 군부는 자비를 종지로 삼아온 전통 불교국가인데도 무자비한 학살을 거쳐 권력을 거머쥐었다. 이후, 국제사회에 그 어떤 폭악한 군사진압사건이 나타날지 모른다. 그 시작은 1980년 광주 5.18사건이다. 광주 5.18 사건은 국민이 부여한 국방용 총칼로 국민을 난도질한 사건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한민국 광주학살과 미얀마의 88항쟁은 군부정권에 의한 학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한민국 5.18은 1980년에 발생했고, 미얀마 88항쟁은 1988년 8월8일 발생했다. 미얀마 88항쟁은 시간적으로 봐 대한민국 군부의 잔인한 시위대 진압사건인 5.18 학살행태를 그대로 본뜬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위진압 방법이 그대로 수출된 셈이다. 이 두 사건은 시민들의 민주적 시위에 군부가 발포, 시민을 대량학살한 예이다.

 

▲ 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가 주최한 대규모 시위.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뉴시스

▲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2019년10월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뉴시스.

 

그런데 대규모 시민 시위에서 학살모델이 아닌 평화로운 모델이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만들어졌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정권 탄핵을 부른 촛불시위와 올해 서울 광화문-서초동 검찰청사 앞의 대규모 군중 시위는 지극히 평화적인 시위였다. 군부정권은 1980년 시위대에 발포, 잔인한 진압을 했다. 그런데 근년의 평화시위는 세계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적인' 시위였다. 2017년의 촛불시위 때는 1,100만 여명이 참여했다. 최근 보수-진보 진영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진행한 서울 광화문-서초동 시위에는 200만-400만명이 참여했다. 이 두 시위는 큰 불상사가 없는 평화적 시위였다. 이는 성공한 ‘직접 민주주의’의 현장이었다.

 

최근 대한민국의 평화적 시위는 세계로 수출될 수 있는 명품(名品)시위로 평가된다. 1980년대 행태의 학살진압이 아닌, 평화로운 시위라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대한민국의 시민의식, 국가의 민주의식이 최고조로 높아졌음을 보여주었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등의 국가, 또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도정(道程)에 있는 국가들의 경우, 대한민국의 대규모 평화적 시위에서 폭력이나 학살이 없는 선진국형 시위 행태를 배워야만 한다.

 

대한민국 시민들이 보여준 대규모 평화시위의 미래 과제도 있다. “수천만-수 백만명이 모이는 평화적인 시위대가 분단해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의 문제이다. 1990년 동서독 분단장벽을 허물어버린, 동서독 통일을 부른 베를린 장벽을 허문, 그리하여 분단으로 인한 냉전을 해체한, 동서독 주민들의 평화시위 벤치마킹이다. 한반도 분단-냉전 지속과 관련된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등의 큰 국가들은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규모 평화시위를 지켜보면서 자국의 이익논리로 분석하고 있을 법 하다. 대규모 평화시위가 한반도 남북끼리 우리끼리의 힘으로 하나 되는 데 기여하는 강력한 에너지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대한민국의 대규모 평화시위는 세계로 수출할만한 명품시위라고 평할 수 있다. 민주적인 대규모 시위에 최루탄을 쏘지 않은 나라, 그 많은 시위 인파가 모였어도 폭력이 없는 나라, 서로의 주장은 다르지만 악성 편 가르기가 아닌, 종국적으로 애국(愛國)하려는 시민들이 살고 있는 나라.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국가개혁을 성취해가는 나라, 이런 대한민국은 위대한 시민 민주주의의 모델국가로 성장해가고 있다. 한 번에 수백만 명이 모여서 한 목소리로 외치는 대한민국, 대규모 평화적인 시위라는 선진국형 시위모델만 수출해도 잘 사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희망찬 예견을 해본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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