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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과 개인 프라이버시

박도순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09/23 [09:27]

 


CCTV

중국에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감시 카메라가 현재 2억대를 넘어서고 몇 년 안에 4억대 이상을 설치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내가 어디를 가던지 중국 정부에서는 다 알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금 사용이 아닌 위쳇페이를 사용하니 내가 어떤 호텔인지 어떤 쇼핑을 하고 있는지 중국 정부는 당연히 안다. 한국도 비슷하다.


우리는 개인적인 즐거움, 타인과의 소통, 편리함 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정보)를 동의 또는 비자발적 동의를 통해 포기하고 있다. 고유정 사건 그리고 화성연쇄살인 사건에서 보듯이 사회적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은 cctv나 유전자 검식을 통해 범인을 검거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국가의 감시체계를 정당화시킨다.

 

지난 몇 년간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친구들만 아니라 익명의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과감하게 희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개인정보를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많다.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일상을 공개하거나 먹방이라고 무언가를 (많이) 먹는 방송이 유행하고, 그것을 미래 직업으로 생각하는 어린이들도 많다. 이렇듯 개인의 사행활과 자유는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사라져 가고 있다.

 

컴퓨터의 네트워크

현재의 모든 산업기반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 만약 인터넷이 연결이 되지 않고 어떤 일을 하려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이 독립된 컴퓨터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방식이 변경되었다. 현재 시장조사부터 광고 심지어 판매까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하며, 향후 5G시대의 컴퓨터는 빠른 속도와 저지연성으로 인해 다시 한번 완전히 다른 사회적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5G를 통해 사물인터넷을 통해서 자동차부터 모든 전자기기가 연결되면 세상은 아주 편리하게 변하겠지만 개인의 사생활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가는 모든 곳은 위치추적 기능으로 인해서 스마트폰으로 장소가 저장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많은 곳에 대해서 댓글을 남기는 기능을 스마트 폰은 제공하는데 이는 나중에 개인에 대한 평가 등을 거처 마케팅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자발적인 참여가 많을수록 포털이나 기타 몇몇 거대 정보통신 기업은 우리를 잘 알게 되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더 잘 알게 될 가능성이 많다.

 

유전자 분석


인간의 유전자 분석이 1990년 시작되고 2003년 인간의 염기서열이 처음 해석되었을 때 이 기술이 범인을 특정하고 잡는데 이렇게 많이 사용되리라 생각은 못 했을 듯하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목표는 30억 개 정도 되는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어떤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사업이다. 현재 인간게놈프로젝트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간 유전자는 모두 약 20,000개에서 25,000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 인간게놈은 심장병, 암, 알츠하이머, 심지어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각종 질병의 원인을 근본부터 밝힐 수 있게 해주어 의학과 약학을 포함한 생명과학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유전 정보는 개인의 가장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개인정보이다. ‘자신이 향후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가’ 에서부터 심지어는 성격과 개인적인 특징을 알려줄 수 있는 비밀이 담겨있다. 그런데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제공하고 편익을 받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알지 못하지만 대략 40% 정도의 사람들이 유전 정보를 제공하고 병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에 동의하는데 연령이 낮아질수록 그 비율이 올라간다고 한다. 결국 모든 사람들은 개인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또한 필요하면 자손을 위해서 유전자 변형까지 시도하리라 생각한다. 유전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개인정보를 공개해서 얻는 손해보다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보를 분석하고 가공해서 많은 돈을 모을 어떤 미래의 회사를 위해 우리는 기꺼이 개인 정보를 팔 용의가 있어 보인다. 이 유전자 정보만 있다면 개개인의 질병에 대한 예측과 특정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특질을 빅데이터로 분석이 가능하니 예방 의학에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러니 기꺼이 자신의 정보를 아주 싼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인간의 네트워크

우리는 모든 사회조직이 한 사람 개인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다. 종교는 개인과 신의 관계가 주를 이루고, 개인의 인권에서부터 교육에 이르게까지 사회의 기본 단위는 모두 개인이다. 친구를 사귀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독립된 개인간의 일이다. 따라서 모든 법도 개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 박도순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현재 브레인 인터페이스 (Brain-Computer Interface)라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 기술은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두뇌의 정보 처리 결과인 의사결정이나 생각을 언어나 신체 동작을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생각하고 결정한 특정 뇌파를 시스템의 센서로 전달하여 컴퓨터에서 해당 명령을 실행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 물리학자인 스티브 호킹 박사가 사람들과 의사를 전달하던 방법이다. 이제 막 시작이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상상해본다면 개인간의 의사소통이 더 이상 언어라는 음성 언어가 아닌 뇌파로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겠다. 뇌와 컴퓨터의 연결에서 직접 개인의 뇌에서 다른 사람들의 뇌로 직접 연결된다면 그래서 독립된 컴퓨터가 네트워크 컴퓨터가 되면서 슈퍼컴퓨터가 되듯이 인간이 슈퍼 인간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네트워크화한 인간은 미국에 있는 사람과 소통 또는 통신할 수 있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다운 받을 수 있다면 더 이상 개인이라는 단위는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이 말은 다른 의미로 타인의 생각을 뇌파로 읽을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어떤 친구에 대해서 또는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생가하고 있는 모든 것이 상대방이 알아낼 수가 있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많이 불편하고 어떻게 보면 창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지도 않은 어떤 사람에게 필요에 의해서 사랑한다는 거짓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 관계가 개인을 넘어서 집단화 할 때 개인의 존재 자체는 의미 없어 지고, 모든 개인 기반의 사회 조직은 다 변해야 된다. 지금처럼 음성을 통한 전화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문자에서 바뀌었듯이 뇌파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소통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인간들을 “접속된 인간(human-online)’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때에 개인들은 자신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자신의 고립을 선택할 것인가? 이러한 접속된 개인들이 얻는 이점이 엄청나게 많다면 인간은 개인임을 포기할 것인가? 기술의 발달은 개인 프라이버시와 자유 그리고 개인이라는 근본 질문을 우리에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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