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황교안의 삭발투쟁은 얄팍한 정치적 술수에 불과?

정치공학적으로 보아 4.15 총선-3.9 대선승리를 향한 정치전술로 읽혀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9/17 [08:47]

▲ 16일, 삭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삭발 장외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중앙).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9월16일 오후 5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에 참석, 삭발을 단행했다. 그는 머리를 삭발하면서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짓밟고 독선과 오만의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 범법자 조국은 자신과 일가의 비리 그리고 이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를 덮기 위해서 사법농단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저는 오늘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저의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저는 저의 투쟁을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린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려면 국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싸워주셔야 한다. 지금은 싸우는 길이 이기는 길이다. 저 황교안,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 이 싸움에서 이겨내고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셔야 한다. 제가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서 이겨내겠다. 우리 국민 여러분 함께 해주시라”고 요망했다.

 

▲ 황교안 대표의 삭발 장외투쟁. ©자유한국당

 

황 대표가 밝힌 삭발 장외투쟁의 이유를 분석해보면,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에 맞춰져 있다. 그는 조국 장관을 향해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고 강한 어조로 공격을 하면서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저는 오늘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청와대는 제1야당 대표인 황 대표의 삭발정치를 곤혹스러워 했던 것 같다. 청와대 정무 관계자가 찾아가 자제를 당부했다는 데서 청와대의 곤혹스러움을 읽어낼 수 있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삭발’과 ‘1보 3배 의식’은 권력에 항거하는 큰 의미가 있다. 군사 쿠데타 정권이었던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그들의  퇴임을 촉구하는 수단으로 ‘삭발’과 ‘1보3배’ 투쟁을 해왔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과거 검사생활 시절, 운동권 학생-인사들의 구속에 간여했던 공안검사 출신이다. 대한민국은 삭발했던 운동권 인사들을 구속하던 민주 대(對) 반민주 구도의 시절과 엄청난 변화가 축적된 사회이다. 민주화가 이룩된 것. 이런 시대에 과거 검사출신인 자유한국당 대표가 삭발정치를 한다는 것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있다. 그의 삭발이 민심을 동요시키거나 정치권에 감동을 줄만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삭발 투쟁을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투쟁 명분은 과연 무엇일까? 타 정당들은 비난 일색이다.

 

남자의 인체에는 머리털 말고도 자를 수 있는 털이 많다? 인체 털의 공통점은, 사체(死體)가 아닌 이상 자르더라도 금방 자라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보이지 않는 양심(良心)의 털은, 보이지 않는 관계로 못 그렸다. 삭발하는 정치인들, 삭발한 김에 온몸저항아랫털도 깎으시면 어떨지요?(하하하 웃으려고 한 말입니다. 하하하) ©브레이크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원내 대변인은 이날 “오로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의 수단으로 민생은 외면하고, 자신의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권놀음에 다름 아닌가”라고 논평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황교안 대표는 머리털로 무슨 재주를 부리려는 건가” 제하의 논평에서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이미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추석 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만큼 너무 늦은 타이밍이다. 분위기에 떠밀려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자유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는 현 상황에 실소를 금하기가 어렵다”면서 “그 중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복구되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가장 쉬운 방식을 택한 것이 아닌가. 정 무언가를 걸고 싶거들랑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나 전 재산 정도는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기가 있다고 인정받을 것이다. 황교안 대표는 담마진이라는 희귀한 병명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바 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전력은 자유한국당의 기득권 정당 이미지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머리카락 말고 다른 걸 포기하기 어렵다면 오늘 이왕 머리 깎은 김에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해서 이미지 탈색을 시도해봄이 어떨까 싶다”고 비꼬았다.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한 사람이 야당에게 그렇게 무서운 존재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리송하다. 그러나 그의 삭발을 통한 장외 정치투쟁은 정치공학적으로 보아 2020년 4.15 총선-2022년 3.9 대선의 승리를 향한 정치전술로 읽힌다. 향후 있을 총선-대선일은 많은 시일이 남아 있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로서는 절박함을 드러낸 행동이었다고 본다. 그는 차기 총선-대선까지 반정부 장외투쟁을 지속,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시키면서 총선-대선에 올인 해볼, 정치적 의미가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정치인이 자르더라도 금방 자라나는 머리털을 깎는 것은 세속을 버리고 수도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는 출가(出家)가 아니다. 직접 민주주의가 만발한 대한민국에서 그런 얄팍한 정치적 술수에 감동할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박지원 의원은 17황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를 버리고 제1야당의 대표가 초유의 삭발을 한 것은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다지적했다. 이 삭발 현장에 자유한국당 현직 의원 40여명이 참석, 차기 총선 공천에 벌써부터 대표를 향해 줄서기 하는 행태로 비쳐지기도 했다. 정치는 술수(術數)이다. 필자는 단언한다. 황교안의 삭발은 정치적인 술수에 불과하다. 자라나는 털 자르기에 무슨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나? 수염은 날마다 자르지 않나? 삭발투쟁, 빈 수레가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