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정략적인 '조국 청문회' 거부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국정조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제도적인 길이 있으니 그 길을 따라 가는 게 순리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기사입력 2019/08/23 [09:57]

▲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뉴시스

 

'조국'이 촛불일 수는 없다. '조국' 논란으로 '조국'이 시끄럽다. 언론은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정치권은 정파별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정략적인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대학가도 서울대와 고려대, 부산대, 건국대 등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촛불시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하고 여권 내부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왜 일개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개최와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이토록 사회적 논란이 격화되는 것일까?

 

이는 조국 교수가 가진 위상과 상징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촛불시위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서 그는 정권의 상징이자 개혁의 아이콘 처럼 여론에 투영됐다. 그의 SNS 메시지는 여론을 좌지우지했고, 대통령의 뜻을 대변하는 것 처럼 비춰졌다.

 

민정수석 시절 그는 단순히 일개 수석이 아니라 청와대의 2인자였다.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는 문재인 정부의 심장이 되었다.

 

민정수석을 마치자 마자 법무장관으로 임명되는 이례적인 일도 당연스러운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 그가 이 난국에 중심에 섰다. 자녀의 입시 관련 의혹과 가족들을 둘러싼 숱한 의혹들은 보수층 뿐만 아니라 촛불시위에 나섰던 많은 사람들도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고 있다.

 

굴곡진 역사를 살아온 우리 모두 조금씩의 흠결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입시나 군 입대와 관련된 흠결은 치명적인 것이다. 그것은 과거 부패 특권세력의 전유물이었다.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브레이크뉴스

조국 교수는 이 땅의 민주화와 개혁에 많은 기여를 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그를 둘러싼 의혹과 문제 제기는 정략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상식에 반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진솔한 소명과 책임있는 행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 법적인 측면을 떠나 도의적인 책임도 따라야 할 것이다. 그게 조국을 사랑한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런 측면에서 야당의 정략적인 청문회 거부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국정조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제도적인 길이 있으니 그 길을 따라 가는 게 순리다. 조국의 소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조국 교수에 대한 과도한 상징화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모차 를 끌고 나온 주부 부터 청소년, 회사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시위를 한 것은 반독재 투쟁이 아니라 '공정한 나라'에 대한 갈망과 불공정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어떤 가치도 인격화의 과정을 거치면 오염될 수 밖에 없다. 독재자들의 우상화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기에 성경에서도 우상 숭배를 금했다. 인간은 오류의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이제 우리도 촛불시위의 상징에서 조국을 놓아주어야 한다. 조국 자신도 가치의 인격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가 그토록 소망하는 개혁을 위해서도,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조국은 조국 다워야 한다.

조국이 촛불일 수는 없다. 조국이 있든 없든 '공정 국가 건설'을 위한 촛불은 계속 타올라야 한다.

 

*필자/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청와대 정치국장과 영남매일신문 회장, 인간개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현재 한중 공공교류 전문기관인 한중도시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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