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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한일 무역전쟁 감정대응 자제 “숨 고르기 진입”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8일자-12일자’ 비교분석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8/12 [16:44]

▲8월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장면.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8월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의 대(對) 일본 발언이 그 전 보다 약화(弱化)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한일 양국 정부의 숨고르기로 들어선  것으로 비쳐진다.

 

12일,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수보회의는 광복절을 사흘 앞두고 열렸다. 이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 한일 간 무역전쟁이 숨고르기로 들어섰음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5일 수보회의 때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 오히려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이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그간 아픈 과거를 딛고 호혜 협력적 한일관계를 발전시켜온 양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만들고 있다. 일본이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매우크다. 일본은 경제력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에 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 긴 세월의 대립과 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가능한 일이다.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찌 보면,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본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과격(過激)하게 드러냈다고 평할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12일 수보회의에서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결연하게 반대하면서도 양국 국민 간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수보회의 발언 내용은 5일자 수보회의 발언에 비해 짧았다. 감정 자제를 주문한 것.

 

문 대통령이 주재한 5일-12일자 수보회의 발언을 전문을 비교해서 읽어보면 그 행간에서 격함이 누그러져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일본 정부에 대한 격한 감정의 약화는 미 트럼프 정부의 중재, 일본 아베 정부의 공격 후퇴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두 번에 걸친 청와대 수보회의 문 대통령 발언의 전문이다.


8월12일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전문>

 

사흘 후면 광복절입니다. 올해는 3.1독립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큰 고통을 받았던 우리로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경제 보복을 매우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 보복은 그 자체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그 시작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광복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한층 결연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100년 전 피 흘리며 독립을 외치는 순간에도 모든 인류는 평등하며 세계는 하나의 시민이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주창하고 실천하였습니다.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우리의 정신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성숙한 시민의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대해 결연하게 반대하면서도 양국 국민 간의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양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민주인권의 가치로 소통하고 인류애와 평화로 우의를 다진다면 한일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꼼꼼하게 살피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역량을 믿고 자신 있게 임하겠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고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경제 강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평화협력의 세계 공동체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인권이나 평화 같은 가치의 면에서도 모범이 되는 나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8월5일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전문>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한마음으로 대응해 주고 계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번 일을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일본의 무역보복을 극복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과 함께 경제 전반의 활력을 되살리는 폭넓은 경제정책을 병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당장 이번 추경에 이어 내년도 예산편성에서부터 그와 같은 정부의 정책의지를 충분하게 반영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인 역동성을 되살리고 더욱 키워야 합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IT 강국이며 혁신 역량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2벤처 붐 조성으로 혁신창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고,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냈습니다. 우리가 미래먹거리로 삼은 시스템반도체, 전기차와 수소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수출입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의 경제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믿습니다.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입니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긴 세월의 대립과 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가능한 일입니다.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간 아픈 과거를 딛고 호혜 협력적 한일관계를 발전시켜온 양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이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매우 큽니다. 일본은 경제력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에 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 질서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며 국제무대에서 공존공영과 호혜 협력의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 보편의 가치와 국제규범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위에 평화국가와 문화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강국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담대한 목표와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승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데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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