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조문정치 남북대화 기여…빈소에 기자들 진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희호 여사 애도하는 친서 올 전망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2 [15:41]

▲북한의 조문정치가 있을지?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   ©브레이크뉴스

▲조문 열기를 반영하는  이희호 여사 장례식장에 온 조화 리본들. 1천여개나 된다.  ©브레이크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소천, 5일장으로 장례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14일 오전 발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됩니다.

 

필자는 12일 오전,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이 여사의 장례식장은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장례식장이며,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화 리본만해도 1천여개에 달했습니다.

 

▲고 이희호 여사 빈소.  ©브레이크뉴스

 

▲ 2000년 김대중-김정일 남북정상회담. 이때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됐다. 사진 중앙이 이희호 여사.   ©브레이크뉴스

 

김홍업 전 의원 등 가족들이 조문객을 맞이합니다. 조문객들은 국화를 빈소에 바친 후 묵념하는 방법으로 조문하는 형태였습니다. 조의금은 받지 않았으며, 장례식장에 술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간단한 다과와 음료수로 조문객을 접대하고 있습니다.

 

이 여사의 장례가 남북 화해에 기여할 분위기입니다.

 

먼저 청와대는 11일 낸 “이희호 여사님을 추모합니다” 제하의 추모문에서 “오늘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봅니다.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사님,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습니다.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랍니다”고 강조하고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입니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습니다”고 추모했습니다.


청와대는 이어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습니다”면서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 해 안타까웠습니다.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고 피력했습니다.

 

이 여사 소천에 대해 청와대가 위 같이 예를 다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 이희호 여사 장례식장 현장. 본지 문일석 발행인.     ©브레이크뉴스

생전의 이희호 여사는 첫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키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간 협력에 최선을 다해왔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내는 조화가 개성공단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남북연락소를 통해 전달될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위원장의 애도친서도 올 전망입니다.

 

이런 류의 큰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세브란스에 설치된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장 빈소 입구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큰 뉴스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소천에 따른 남북 간 조문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해빙에 도움을 줄 전망입니다.

 

한편, 이와 관련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개인 페이스 북에 남긴 글에서 “이희호 여사님 사회장에 대해 북한에서의 조문방법에 대한 일부 보도로 전화가 많이 옵니다만 제가 받지 못합니다. 저는 일관되게 어제부터 똑같은 답변입니다. 오늘 이 순간도 같습니다”고 알리고 “11일 아침 김현철 통일부 장관과 협의, 정부 채널을 통해 부고장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대북 대화창구는 정부로 단일화 돼 있습니다. 저희에게 묻지 마시고 통일부를 취재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보도에 대해서도 저는 '노코멘트 입니다' 거듭 모든 사항은 통일부에 확인바랍니다”고 알렸습니다.

 

박 의원은 12일 오후 "이희호 여사님께서 서거하셔 저희는 조문사절을 바랬지만 조의문, 조화를 보내는 것에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나오고 우리정부의 책임있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께서 상대적으로 수령한다는 것은 하노이 회담 이후의 대북관계를 고려할 때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합니다"면서 "이희호 여사님의 서거와 기도가 남북 정부 간 고위급 대화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이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돌아가셨을 때 이희호 여사님은 노구를 이끌고 평양에 가셔서 김정은 위원장을 위로한바 있습니다고 전제하고 북측 조문단이 꼭 오셔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교착국면의 한반도 정세에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고 피력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오후,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조의문-조화를 남측에 보내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측의 조문 내용을 기자들에게 전하는 박지원 의원.     ©브레이크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오후,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조의문-조화를 남측에 보내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희호 여사 조문정치로 남북이 깜짝놀랄 큰 뉴스가 터졌으면 합니다.

 

*(추억의 옛날 이야기)이희호 여사님과의 잊지못할 순간...달콤함의 해석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님(97세)이 10일 밤 선종했습니다. 여사님은 여성운동가이자 정치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필자는 고 이희호 여사님과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지니고 있습니다. 

 

1990년 1월22일. 이 날은 민정당-민주당-공화당, 노태우-김영삼-김종필 3인이 청와대에서 합당을 발표했던 날입니다. 필자는 3당합당 발표시간에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선생님 사저에 있었습니다. 필자는 그날 김대중 선생님-이 여사님과 함께 합당 발표를 하는 TV를 시청했습니다. 이때 김대중 선생께서 이 여사에게 "우리, 축하 포도주 한 잔 합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사님이 포도주를 가져와 함께 '건배'를 했습니다.

 

필자는 이 상황을 나름대로 해석했습니다. 경쟁자였던 노태우-김영삼-김종필, 3인이 한 팀이 됐으니 "다음 차례는 나다"로 인식하고 있구나...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8년 후인 1998년 2월, 김대중-이희호 부부는 대통령에 당선되어 청와대에 입성했습니다. 기자였던 필자는 그날 이희호 여사가 따라준 달콤한 포도주를 마셨습니다. 선생님 내외 분은 달콤한 권좌를 생각하며 포도주를 마셨을 텐데, 필자는 그저 포도주의 달콤함만 음미했다는 게 다릅니다.

 

죽을 고비를 여러차례 넘기며 국가의 최고 권력을 거머쥔 김대중-이희호 전 대통령 부부의 영면을 빕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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