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정보?” 논란의 포털사이트 ‘실검 마케팅’

김다이 기자 | 기사입력 2019/04/24 [14:43]

▲모바일 네이버 첫 페이지    © 김다이 기자


브레이크뉴스 김다이 기자= 최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에 기업들의 홍보 키워드가 자주 올라오는 것과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품을 저렴하게 사거나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정보성 키워드로 해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사실상 실검을 악용하는 꼼수성 돈벌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실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왔다.

 

네이버에서도 실검에 뜨는 광고키워드의 악영향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다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기업들 "네이버에서 ooo 검색해보세요"

 

최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서 기업들의 홍보 키워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할인혜택 및 이벤트에 참여를 빌미로 네이버에서 특정키워드를 검색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혜택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를 검색해 실검에 오르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눌러봤다. 실검 순위는 자연스레 올랐고, 기업은 그야말로 홍보 대박을 터뜨렸다.

 

먼저 위메프는 올해 네이버에 이벤트 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사 행사 관련 상품의 키워드를 검색하는 소비자들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위메프 낱말퍼즐· 메뜨(위메프를 인터넷식 유머로 변형한 말) 행사 등을 통해 실검 순위에 안착시켰다.

 

티몬 역시 ‘타임어택’, ‘1212타임’, ‘티몬데이’ 등 시간별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네이버 실검에는 해당 키워드가 올라왔다. 티몬측은 실검을 활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22, 23일 퀴즈 정답을 맞히게 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실검 1위를 장악했다. 퀴즈를 맞추면 현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퀴즈의 정답은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도록 유도했다. 실제 22, 23일에는 토스가 유도한 검색어인 ‘토스 공기청정기’가 실검 1위를 장시간 유지했다.

 

이외에도 원더브라는 지난 9일 실검 1위에 오르면 속옷 세트를 9900원에 판매한다고 내걸었으며, 임블리도 네이버 실검 1위 달성 후 50%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실검을 적극 활용했다.

 

KT도 이달 초 ‘KT 5G 가입 혜택’을 검색하면 스타벅스 커피를 제공한다고 광고했고,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SSG.COM(쓱닷컴)에서도 지난 2월 18일 ‘블랙 쓱 데이즈’를 검색하는 고객들에게 특별 쿠폰을 제공, 실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실검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은 '광고 비용 대비 효과'가 대단하다면서 반드시 해야할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검에 홍보키워드가 오르면 방문자가 실시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서 "ROAS(광고비 대비 매출 비율)가 굉장히 높아지는 좋은 마케팅 방식"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실검 마케팅을 일체 하지 않는 기업들은 대부분 '부작용이 많다'고 우려했다.

 

실검마케팅을 하지 않는다고 한 기업 관계자는 "마케팅 관점에선 반드시 해야하는 수단으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기업의 신뢰도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도 있는 문제"라며 "대대적 할인으로 홍보해서 실검에 올려놓고선 정작 혜택은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소위 낚시성 광고가 많다. 당장은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것이 반복되면 기업 이미지나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인가? 정보인가?" 소비자도 헷갈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린다. 몰랐던 세일 혜택을 네이버 실검을 통해 알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낚시 마케팅’, ‘소비자의 알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도 많았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33명을 대상으로 ‘데이&타임마케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6.6%가 ‘타임 세일은 적은 물량에 과도한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인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한,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타임 세일 구매에 도전한 적이 있다(41.5%)’고 밝혔는데 ‘실제로 구매에 성공한 적이 있다’는 답변은 10.9%에 불과했다.

 

아울러 특정 키워드의 네이버 검색을 유도해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하는 행위를 합법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했다면 업무방해 혐의로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실검마케팅은 인위적인 조작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불법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이벤트 방식을 활용해 교묘히 실검에 오르내리게 한 것을 과연 합법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달린다.

 

네이버의 입장은?

 

일각에선 네이버가 사실상 실검마케팅을 동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들이 광고, 홍보비까지 들여 네티즌을 네이버로 접속하게끔 만드는데 이보다 더 좋은 광고와 홍보가 어디있느냐는 관점에서다.

 

특히 네이버는 기업들에게 키워드 광고비도 받기 때문에, 이용자 증가와 함께 '돈'까지 따라오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브랜드 검색’이라는 네이버 광고상품을 이용하는데, 이용자가 네이버 검색을 통해 기업 페이지에 접속하면 네이버에겐 광고 수익이 돌아간다. 네이버 검색을 유도하는 광고의 경우 네이버가 일정부분 기업에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 내에서도 실검마케팅을 무조건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론조작 의혹으로 실검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돈벌이에까지 이용한다는 비판에 제기된다면, 회복할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사실상 핵심 서비스인 실검을 모바일 첫화면을 개편하면서 빼버리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 것 역시 위의 분석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네이버측은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보고 있다"며 "실검마케팅이 여론조작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당사가 사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내리기 어렵다. (실검마케팅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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