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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광장 태극기집회 ‘민심얻기 실패’ 르포에 대하여

“태극기를 들고 서울역 광장 시위에 모인 숫자는 600여명 정도로 추산”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2/26 [09:38]

▲ 태극기집회. 지난 2월23일, 태극기집회 만2년 되는 날 서울역 광장의 시위행사 사진.     ©브레이크뉴스

 

필자는 지난 16일-23일 서울역 태극기집회 현장을 취재(르포)했습니다. 이 시위는 장기시위로 만 2년간 지속된 시위입니다. 시위에서 어떤 내용이 주장되어지는 지가 궁금했습니다.

 

필자는 본지 지난 2월25일자 “서울중심가 태극기집회 만2년…민심 크게 얻는데 실패” 제하의 기사에서 “이 집회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한 마디로 친 박근혜 전 대통령, 친박 성격의 집회였다. 그러나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한 것 같았다. 태극기를 들고 서울역 광장 시위에 모인 이들의 숫자는 600여명 정도로 추산(주최 측 경찰신고는 3000명) 됐다. 이 집회는 지난 2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거세게 부나 줄기차게 열렸다. 이들이 한결같이 외쳤던 구호는 ‘박근혜 무죄석방’이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이 외쳤던 무죄석방은 성취되지 않았다. 수감상태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2심에서 “징역 25년 200억원”이 판결됐다. 그들의 무죄석방 주장은 무위(撫慰)였다“고 했고 ”서울역광장-광화문 일대에서 벌여온 태극기 집회에서는 법치가 부정되고 있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집회 본부석 하단에는 '죄 없이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살인적 정치보복, 정치적 인신감금 즉각 중단하라!'는 큰 글씨가 씌여 있었다. 또 광장 주요 장소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살인적 정치보복, 정치적 인신감금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위로의 우편엽서 보내기용 엽서배부가 행사장 한쪽 켠에서 진행됐다. 집회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무죄석방’이라는 구호가 여전히 강조되고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구호는 전무(全無)였다“고 쓴바 있습니다.

 

이어 “필자의 눈에는 미국 국기가 더러운 길 바닥에 깔려 있어 '천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정부 시위 현장에 늘 등장해온, 미국 국기가 주는 의미는 과연 무얼까? 태극기집회에서의 미 성조기 등장은 우방국인 미국에 대한 결례로 비쳐졌다. 반정부 시위에 미 성조기를 왜 흔들어대는가? 미국이 대한민국 정부를 반대하는 반정부 운동을 사주하는 국가인가? 의아심을 갖게 만든다“면서 ”태극기집회 현장에 참석해보면, 남녀 성비에서 남성 노인들이 주류다. 여성-젊은층 참가자들은 희귀하다. 만 2년째 시위 참석인원. 시위참석 인원은 몇 명이나 될까? 주최측이 경찰에 신고한 시위 인원 규모는 3000명. 정치가들은 수천 여명이 모였다고 부풀려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실제인원은 600여명 정도로 추산됐다. 서울역 광장을 오가는 시민들과 노숙자들이 광장을 차지하고 있어 1000여명 정도의 인원으로 과대 계산되어 보였다. 극소수 노령의 남성들만이 시위에 참석, 민심을 크게 얻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를 본 분들이 항의해왔습니다. 필자에게 항의한 그 분은 2월23일 서울역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면서 “이날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실제 인원은 600여명 정도로 추산됐다” 부분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했습니다.

 

기사와 함께 본지에 게재한 한 장의 사진(위 사진)은 서울역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제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사회엔 사진판독 전문가가 있을 것입니다. 이 사진에서 태극기를 든 분을 세어보면 몇 명인지 계산이 나올 것입니다. 사진 아래 부분이 본부석이 있는 곳입니다. 태극기를 든 분, 또는 들지 않는 분, 거리를 지나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부석 앞의 인원은 모두 200여명 정도 됩니다. 이 시위에 열성을 보인 분들일 것입니다. 물론 행사를 중계하는 화상중계기가 설치돼 있어 화면으로 시위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태극기 집회’란 말 그대로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를 들고 하는 시위를 말할 것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에서 판독이 가능하겠지만, 16-23일 태극기 집회에서 태극기를 들고 시위현장에 나온 분들은 600명 내외(주최측 3000명, 경찰에 신고)입니다. 그 외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었거나, 손에 아무 것도 들지 않은 분들입니다. 또 태극기집회에 웬 성조기가 펄럭입니까? 그러면 ‘성조기 집회’라고 해야지요. 시위를 진행하는 본부석 앞을 기준으로 할 때, 200여명이 열성적으로 참여했을 뿐입니다.

 

필자는 이런 시위 현장을 보고 “극소수 노령의 남성들만이 시위에 참석, 민심을 크게 얻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는, 결론의 글을 썼습니다. 만 2년간이나 지속된 태극기집회, 서울역 광장의 집회는 지리멸렬(支離滅裂), 아주 초라한 시위였습니다. 확성기 소리만 요란스럽게, 귀 아프게 들려왔습니다. 다만, 지난 2년간 나이 많으신 분들이 팔이 아프도록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었으니 ‘애국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은 필자에게 시위 참석인원 문제로 항의해온 분을 위한 공개적 답변의 글로 읽어주었으면 합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르포라이터.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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