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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본 대기업과 스타트업

나성재 문화전문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12/15 [10:16]

▲그룹 퀸(Queen)의 멤버들. ©브레이크뉴스

최근 히트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400만 달러 거액 전속금을 받고 밴드를 버리고 솔로로 독립한다. 길거리 무명 밴드 시절부터 함께 꿈을 키워 온 친구들이었다. 밴드를 떠난 그를 많은 사람들이 둘러싼다. 대부분 프레드 머큐리의 말에 절대 복종하는 사람이거나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뿐이다. Queen의 멤버들처럼 창조적인 비판을 제기하고 진심으로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프레디 머큐리는 밴드로 돌아온다. 이런 말과 함께.


“내가 이기적이었어.


하지만 가족들은 때로 싸우기도 하잖아”


그리고 그 유명한 Live Aide 콘서트가 탄생하게 된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이길 수 있는 이유는 많다. 반면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많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어떻게 경쟁이 되겠어?


당연히 대기업이 진출하면 스타트업은 문 닫아야 되는 거 아냐!”


이런 생각에 대한 반론을 여기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 굳건하게 자기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존재가 이미 이를 증명하고 있지만 말이다.

 

비전과 야망을 함께 공유한 조직은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런 환경에서 디테일과 탁월함을 추구하면 혁신을 만들어내는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난다. 퀸 라이브 공연을 보면 명곡 We will Rock을 부르며 관객과 함께 발을 구르며 손동작으로 하나되는 가슴 떨리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이러한 동작들은 모두 밴드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 나성재     ©브레이크뉴스

비전 공유없이 야망만 추구하는 조직은 경쟁과 생존 법칙이 지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공간에 사람은 있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개방적인 대화도 본질에 대한 탐구도 모두 없어진다. 프레드 머큐리가 자신의 밴드를 떠나 활동할 때 그는 “갑”이었고 다른 멤버들은 “을”이었을 뿐이다.

 

이건 대기업이냐 스타트업이냐의 문제보다는 그 기업의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다. 대기업이지만 비전과 야망이 조화를 이루어 혁신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내는 대기업들도 많다. 다만 규모가 크면 아무래도 조직문화가 딱딱해진다. 딱딱해지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기업들이 조직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은 교육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기업에는 조직의 견제와 균형 논리가 작동된다. 견제와 균형이 과도하게 작동이 되면 변화와 혁신을 숨죽이게 만든다. 한 예로 신규사업팀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재무팀 등은 리스크 측면을 과도하게 따지게 된다. 그러면 실제 사업을 하는 것보다 내부조직을 설득하는데 에너지를 더 쏟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견제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기 쉽지 않다.

 

스타트업 사업영역에는 주로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많다. 대기업은 성공적인 사례(레퍼런스), 특히 외국의 성공사례가 없으면 쉽게 뛰어들지 않는다. 그리고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커야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며 시장을 선도하기 보다 기존의 사업을 현상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쪽을 선호한다.
 
대기업은 직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과도하게 집중한다. IT 기업에 근무했을 때 일이다. 물류팀 임원과 미팅을 했다. 물류창고에 3개월 이상 제품이 출고되지 않고 있으니 제품을 빨리 출고하라는 압박이었다. 고객의 사정상 출고가 늦어진다고 설명하였으나 요지부동이다. 다른 영업 선배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문제가 있었지만 물류팀 임원과 더 이상 충돌이 없는 비결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미리 물류창고 비용을 다른 명목으로 잡아 놓는 것이었다. 회사 창고는 비워놓고 다른 물류 창고를 필요할 때마다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류팀 임원은 효율적인 물류 관리로 높은 고과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또 역할에 묶여있는 대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본인의 영역을 뛰어넘어 일을 하려면 다른 부서가 언짢아 한다. 그리고 자신의 팀장도 싫어한다. 정해진 일만 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한번 만들어내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 경험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고객에게 제공한 유익한 정보, 소비 경험은 충성도를 만들어낸다. 대기업이 시장성을 보고 늦게 진입해서 대규모 자금으로 마케팅을 해도 반짝 효과만 있기 십상이다. 기업의 규모보다는 누가 먼저 업의 본질을 파헤쳐 풍부한 고객 경험을 먼저 제공하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sjn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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