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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자살…권력이 무섭다!

“국가가 긴 시간을 가지고 길러낸 인재들을 죽게 하는 권력이 무섭다”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8/12/12 [14:35]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 운구.  너무 힘들었다는 유서를 남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고향 봉하마을로 가기 위해 병원 영안실을 나서고 있는 장면.    ©김상문 기자

 

대한민국의 현대권력은 보수진영이 장기집권을 해왔지만, 근년에는 보수와 진보가 교차(交差)로 집권(執權)한다. 그런데 권력은 무섭다. 진보로 분류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수세력에게 권력을 빼앗겼다. 퇴임 이후, 가족비리와 관련, 이명박 정권의 검찰에 불려 다녔다. 그러던 중, 고향의 산 속에서 투신자살 했다, 아마도 그의 뒤를 이어 진보성향의 대통령(권력자)가 나왔다면, 그는 자살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이 붕괴되고, 진보세력이 권력을 잡은 상태이다. 보수 대통령이었던 이명박-박근혜 두 전 대통령은 현재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만약을 전제로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에도 보수진영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아마 이명박-박근혜 두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감옥살이를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하니 권력이 무섭다.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광화문 분향소.    ©브레이크뉴스

최근 권력의 무서움을 실감케 하는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세월호 가족을 사찰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지난 7일 자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송파구 문정동 소재 건물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유서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 전 사령관의 외투에서 나온 유서에는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간다, 모두에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의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역시 “권력이 무섭다”는 느낌에 빠져 들었다

 

그는 11일 대전국립현충원 장군묘역에 안장됐다. 추모하는 모임에선 그를 추모하는 말들이 줄을 이었다.

 

▲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브레이크뉴스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이 추모식에서 “우리는 참으로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미는 물론 법과 정의가 실종된 추악하고 살벌해진 조국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서 “이 전 사령관에게 세월호 민간인 사찰이라는 누명을 씌웠다.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한 이 장군 손에 수갑을 채워 인격 살해 했다. 더러운 정치 없는 깨끗한 하늘나라에서 편히 사세요”라며, 추모했다. 김진태 의원(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사람이 죽을 때까지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적폐 수사의 총책임자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의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추도사 전문이다.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추도사 <전문>

이재수 장군 편안한 마음으로 잘 가세요 !”

 

=오늘 장군이 그토록 사랑했던 자유롭고 정의롭고 풍요롭고 인간미 넘쳤던 조국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져 투쟁하고 있는 애국시민들이 이렇게 모여 장군을 송별하고 있소. 우리는 참으로 불행한 한 시대를 살고 있소. 인간미는 물론이고 법과 정의가 실종되고 풍요마저 실종되어 가는 추악하고 살벌해진 조국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조국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군인 본연의 사명에 투철했던 장군을 이렇게 떠나게하는 부끄러운 조국대한민국에 살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못다 핀 어린 아들 딸을 잃고 통곡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하는 유가족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정부와 군에서 무었을 어떻게 도와주어야하는지를 파악하는 군사정보활동을 한 것을 가지고 세월호 민간인 사찰이라는 누명을 씌워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겨온 장군의 두 손에 수갑을 채워 인격살인을 한 조국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장군의 비보를 들은 수많은 애국국민들이 장군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국가가 의로운 장군을 살해했다고들 하는 것입니다.

 

장군은 조국대한민국의 법과 정의와 신의를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하신 것입니다.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장군의 유서가 이를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장군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 합니다. 500년 전 성웅 이순신 장군께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해 잘 싸웠는데도 누명을 쓰고 옥고를 치르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세월이 지나 진실이 밝혀지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되돌아 왔듯이 장군의 살신성인의 희생으로 조국대한민국이 지켜지고 정상을 되찾게 될 것이며 장군의 의로운 활동과 희생은 청사에 길이 남게될 것입니다.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마시고 편안히 잘 가세요. 희노애락애오욕 인간을 옥죄는 세속의 칠정을 다 버리고 너울너울 춤을 추며 편안히 잘 가세요. 장군의 옛 부하가 당부하는 바대로 더러운 정치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사세요. <20181211. 못난 선배 허평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과 군 생활을 함께 했다는 우원재라는 사람은 “한 군인이 나라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추모의 글에서 “검찰은 구속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피의자 이재수 전 사령관에게 수갑을 채워 데리고 다녔다. 영장심사를 받으러 가는데 굳이 수갑을 채워 언론 앞에 세웠다. 그렇게 이재수 전 사령관은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법원으로 향했다. 언론을 통해 나온 법조인들의 말에 따르면 흉악범이 아닌 이상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수갑을 차고 법원을 향하는 이재수 전 사령관에게 쏟아진 플래시 세례는 그가 군인으로서 가슴에 품고 살던 명예를 난도질했다”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명예로 살던 군인 이재수. 성인이 되어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간 그 순간부터 군인으로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정치세력의 부역자라도 된 듯 죄인 취급 받으며 법원으로 향하던 날, 그는 군인으로서 사실상 사망한 셈이다. 그는 유서에 지금까지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아왔다고 말했다.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세월호 유족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적폐청산 운운하며 이런 증오의 정치를 계속하는 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혐오가 끓어오른다. 이런 증오의 정치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나? 당신들의 무능함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분노를 돌리기 위해 만들어내는 희생양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마녀들이 불타 죽게 될까”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군인다운 군인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사관학교 37기 출신.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에서 인사기획과장·선발관리실장 등을 역임 했다. 또한 인적자원개발처장으로도 근무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 인사처장, 53사단장, 육본 인사참모부장을 거쳐 기무사령관으로 근무했다.

 

노무현의 자살과 그의 자살이 유사한 데가 있다. 두 자살자에게는 공히 죄과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권력의 주체가 바뀌면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들의 죽음을 볼 때 “권력이 무섭다”는, 엄연한 사실에 접하게 된다.

 

10년 주기로 대한민국 권력은 교차한다. 그러한, 권력의 교차가 정착했다. 그런데도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을 두렵게 만드는, 권력이 부추기는 자살이 항존(恒存)하는 실정이다. 그런 나라는 정치 후진국이다. 국가가 긴 시간을 가지고 길러낸 인재들을 죽어나가게 하는 권력은 무섭다. 없어지지 아니하고 이어지는 그런 권력의 구조가 무섭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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