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때문에 힘들다?”..국내 맥주사가 초래한 ‘자승자박’

김다이 기자 | 기사입력 2018/10/11 [15:16]

▲ 국세청 국정감사 자료    © 김광림 의원

 

브레이크뉴스 김다이 기자= 편의점 맥주 열풍을 불러온 ‘4캔 만원’ 수입 맥주가 시장을 잠식하며 국산 맥주가 점차 외면되고 있다. 이에 국내 맥주사들은 기존 세금부과 방식인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해 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국내 맥주사 스스로가 초래한 결과이며, 신제품 출시 등 투자는 등한시 한 채 정부에 ‘대기업 민원해소식’ 방법만 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2007년 맥주에 붙는 세금이 제조원가의 110%에서 총 3차례에 걸쳐 현재의 72%로 38%p 인하됐다. 맥주 회사들도 정부가 낮춰준 세율의 1/4만큼(9.3%p)은 출고가격을 낮췄다.

 

당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2개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이들은 곧바로 2008년 2차례(2%p, 6%p), 2009년 1차례(2.9%p) 등 총 3차례에 걸쳐 10.8%p의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2008년 매출은 10% 가까이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9년~2011년 막걸리 열풍으로 맥주 인기가 주춤해지고 오른 가격 요인까지 더해져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자, 2012~2015년 매출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가격 인상도 단행할 수 없었다. 

 

이에 맥주사들이 선택한 방법은 투자를 통한 신제품 출시가 아닌 수입맥주 도입이었다. 한·EU(2011년)-한·미(2012년) FTA 발효로 수입 맥주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고, 19대 국회가 소규모 맥주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낮추면서 수입 맥주 수요가 늘어난 것을 겨냥한 손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재 편의점 판매 10위권 이내에 들어가는 KIRIN·1664BLANC(하이트진로), 버드와이저·밀러·호가든·산토리(오비맥주), 블루문(롯데주류) 등은 국내 맥주사가 수입권을 가지고 있다.

 

국내 맥주회사들이 제품 라인업 차원에서 도입한 수입 맥주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이에 반해 국내 맥주 생산량은 2013~2014년 대비 11% 감소한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국내 맥주회사가 수입 맥주에게 안방을 내준 장본인은 다름 아닌 국내 맥주사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맥주사들은 종량세로 세제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세금부과 방식이 종량세로 바뀔 경우 수입 맥주의 가격은 올라가고, 국산 맥주는 내려가 시장점유율 회복이 가능하다고 맥주사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세청이 계산한 자료를 살펴보면 맥주사의 건의가 확정될 경우, 500ml 맥주 1캔당 수입산은 89원이 비싸지고, 국산은 363원이 내려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내 맥주사는종량세 개편의 또 다른 효과인 고가의 ‘고급맥주’에 대한 감세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종가세 체계에서는 다양한 첨가물을 함유한 고가 맥주를 출시할 경우 오른 출고가격 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종량세로 바뀔 경우 고가의 고급 맥주에 대한 세금도 시중의 일반 맥주와 동일하게 매겨져 사실상 고급 신제품에 대해 감세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수입산에는 세금을 더 매기고(국민 부담을 늘리고), 본인들이 생산하는 국산 맥주에는 세금을 내려달라는 아전인수식 요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 6월에 국내 맥주사의 요청대로 종량세 개편방안을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전통주와 막걸리, 소주에 대한 현재의 종가세를 유지하면서 맥주에 대해서만 종량세 개편이 필요하다는 국세청의 의견을 곧바로 세법개정안에는 반영하지는 않았다. 대신 전체 주종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위해 연구용역을 시행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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