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로 입법·사법·행정부 옮겨 서울부동산 폭등 막았으면...

민주당 현장 최고위서 밝힌 ‘국회분원 설치’로는 부족

이계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8/09/10 [21:59]

 

▲ 이계홍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결론부터 말하겠다. 숨막히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세종시에 입법·사법·행정부를 과감히 이전하기를 바란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세종시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회분원 설치''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밝혔지만, 그것으로는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날 민주당 현장 최고회의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박주민, 박광온, 설훈, 김해영, 남인순 최고위원과 윤호중 사무총장,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이해식 대변인 등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 이춘희 세종시장,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 이원재 행복도시건설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세종시는 사실상 민주당이 만든 도시로 행정수도 기능을 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세종시를 완성하기 위한 여러 사업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된다""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는 행정비효율을 해소할 핵심과제"라며 "국회 사무처는 국회 세종분원을 위한 연구용역비를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헌법 개정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헌법에 명문화 해야 한다""정부부처의 추가 이전이나 국회 분원의 설치 등 필수 인프라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내년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할 예정이지만 아직도 수도권에 잔류한 부처 중에서 세종시에 오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여성가족부와 각종 위원회 이전 문제도 고민해달라""세종시 특성과 관련해 정부부처와 밀접한 연관 기관이나 국책연구기관 이전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로써 민주당 지도부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 설치,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등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서울의 인구분산과 치솟는 부동산 문제를 잡기에는 부족하다.

 

세종시는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개발되었다. 충남 연기군, 공주시, 충북 청원군 일부의 약 73.14부지에 정부기관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신도시가 조성되었다.

 

그후 주요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해 왔지만, 주민은 주로 인근 대전과 청주, 공주 등에서 유입됐다. 현재 인구는 30만을 넘는다. 세종시가 조성되면서 일정 부분 서울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투기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러다 부동산 망국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왜 그럴까. 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에 지방의 돈 좀 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욕망 때문이다.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손해인 것 같고, 실제로 현실이 그렇다. 수도권 사람들은 물론 전국의 모든 이들이 서울에 집이 없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서울 집값을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중앙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왔다고 해도 공무원들, 특히 고위직 공무원일수록 세종시로 이주해온 경우가 드물다. 세제 혜택과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분양을 받아 프리미엄을 받고 되팔 수는 있어도 입주하지 않는다. 대신 오피스텔을 얻어 살다가 금요일 오후 서울 집으로 올라가 월요일 아침 내려온다. 그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아예 매일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숫자가 수천 명이다. 예산집행권이 있으니 각 부처는 수십 대씩 통근버스 예산을 책정해 길바닥에 돈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이들이 내려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교육 때문이다. 세종시내 중고교에 다니면 서울의 유명 대학 진학에 불이익을 당한다는 우려 때문에 내려오지 못한다. 각종 문화적 혜택도 못받고, 병원시설도 마땅치 않다. 실질적 불이익에 겹쳐 이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직장이 세종시인데도 서울을 고수한다.

 

이들이 서울을 벗어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또 있다. 서울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세종시로 내려오면 손해를 본다는 계산 때문이다. 서울은 부동산 매매가, 전세가가 기회만 있으면 오르는데 세종시 아파트 값은 특정한 일부를 빼고는 거의 오른 것이 없다. 언론에서 떠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잘못된 정보들이다. 33평형 기준 세종정부청사와 세종시청 주변의 아파트 시세만 4억원대를 호가하고, 여타 지역은 3억원 초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의 3분의 1 가격으로 보면 된다. 그것도 매매 움직임이 거의 없다. 문닫는 곳이 부동산이거나 상가들이다.

 

서울의 부동산을 안정시키려면 명실상부하게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대학의 세종시 이전(혹은 지방이전)과 주요 기업의 본사 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정치·경제·문화·교육의 서울집중 현상으로는 어떤 부동산 정책도 백약이 무효다.

 

기왕 세종시가 행정도시로 조성되었다면 그에 걸맞는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고, 수준높은 교육기관과 대기업 집단이 이전해와야 한다. 부동산 세금정책으로 치솟는 부동산 폭등을 때려막으려 말고, 국립대학을 통폐합하여 세종시를 비롯한 지방 거점도시로 분산하고, 세종시로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 사법부까지 완전하게 이전하면 해결된다.

 

세종시로 이주하도록 공무원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어도 내려오지 않는 것은 품질좋은 교육기관, 대기업 본사, 최고의 병원시설, 문화시설이 서울에 집중해있기 때문이다. 달콤하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적 욕망이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무턱대고 주소지를 옮기라는 것은 일종의 행정독재발상이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세종시라고 탓할 것이 아니라 기왕에 태어난 것이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세종시는 각 지방을 두 시간 내에 연결되는 장점이 있다. 5km의 도심을 통과하기 위해 한시간 가량을 허비하는 서울의 교통지옥도 없다.

 

2,300만이 밀집해서 살아가는 수도권의 교통지옥, 매연과 배기가스, 하수도와 분뇨 악취가 넘쳐나는 환경오염, 각종 범죄 등 과다하게 지불되는 사회적 비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서울이 제대로 숨쉴 수 있고, 기형적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는 답도 나와 있다. 과감한 실천력이 문제다. khlee0543@naver.com

 

*필자/이계홍. 소설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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