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젊은이들 한민족 공동체 자연스럽게 교류-협력 시대 올 것

6.12북미정상회담 평가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2018/06/14 [09:05]

▲ 6.12 미북정상회담   ©조선중앙통신

 

6.12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꽤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4개항의 합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표현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단, 마지막 항의 '미군 유해 송환'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북미 간에 합의한 4개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실은 다른 근거에 기초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그동안 미국이 소위 CVID를 줄곧 주창하면서 기대치를 너무 높여놨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김이 빠진 것이다. 하지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에서 '불가역적인'은 사실상 말이 안 되는 조건이라 볼 수 있다. 도대체 국제관계에서 불가역적인 일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둘째, 반트럼프 정서 때문이다. 쉽게 말해, 트럼프가 하는 일은 무조건 다 싫은 것이다. 따라서 오늘 북미 간의 합의에 어떻게든 딴지를 걸고 싶은 것이다.

 

회담의 결과는 북한의 완승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는데, 겉으로 보면 그런 것 같지만 속내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상당 수준까지 진전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며, 북미수교도 당장에 서두르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 두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부분을 유예시켰다. 따라서 북한의 일방적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 

▲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브레이크뉴스


1) 미국과 북한은 70년의 긴 세월을 적성국가로 행동해왔다. 2) 불과 6개월전까지만 해도 두 나라는 당장에라도 핵전쟁을 벌일 것처럼 상대를 위협하기도 했다.3)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기회로 남북미 사이에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양국은 굉장히 많은 실무 미팅을 통해 심도 있는 협상을 계속해 왔다.4) 미국은 계속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아니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라 (심지어 회담 전날까지) 공언했다.

 

따라서 당연히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되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CVID가 빠졌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회담이 빈수레만 요란한 경우처럼 보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달인이라고 자칭하는 트럼프가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회담에서 미국내 매파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내 정치 입지가 급속히 위축될 것을 잘 아는 트럼프가, 그런 가시적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과거 수차례 공언했던 대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대신 양국의 합의문이 매우 훌륭하다고 공언했다는 점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모순적 상황이 가능한가?


이 말은, 합의문에 담기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대단히 많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비록 합의문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추상적으로 꾸몄지만, 그러나 실무 협상 과정에서는 매우 구체적인 해법들이 오갔으며, 트럼프 입장에서는 그 실무 협상 내용에 기초해서 앞으로의 추가 미팅과 협상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일은 시간이 설명해줄 것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북미 간에 실무 협상이 다시 시작된다고 하니, 그리고 트럼프도 말했듯이 김정은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빠른 속도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 하니, 머잖은 장래에 북미 간에 오간 비하인드 스토리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운명을 전적으로 미국(혹은 중국과 같은) 강대국에만 맡겨둘 수는 없는 노릇이며, 당연히 남과 북이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최상의 수준에 도달하기 이전에라도, 당장 어느 시점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는 단계까지만 미북 사이에 우호적 신뢰관계가 형성되기만 한다면 그다음부터는 남과 북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가며 남북의 군사적 대결 종식(군축 포함)과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체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매파 입장에서는 CVID가 가장 중요한 덕목일지 모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CVID에 전적으로 목을 매달 이유가 없다.


앞으로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한 민족 공동체처럼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협력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일어나 열방을 향해 뻗어나갈 것이다. heungyong57@hanmail.net

 

*필자/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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