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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5천년 역사상 제1대 사건 '세종대왕 한글 창제'

<세종 이도 즉위 600돌 기념 연재(1회)>

박용규 박사 | 기사입력 2018/06/07 [11:14]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브레이크뉴스

올해는 세종이 임금으로 즉위한지 600돌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세종 이도는 재위 33년간 많은 업적을 남겼다. 최고의 업적은 한글 창제라고 할 수 있다. 세종 이도의 염원대로 우리 민족은 한글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한글나라를 만들었다. 한글 전용의 문자생활을 통해, 현재 우리 민족은 문화 민족으로서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치고 있다. 이에 필자는 몇 차례에 걸쳐 세종의 업적과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1443년 세종의 한글 창제를 기준으로 민족사를 시대 구분할 수 있다. 한글 창제 이전의 약 1,700여년간(BC.3세기경∼AD.1,442)의 민족사는 한자 지배의 시대였다. 한글 창제 이후에서 현재와 미래시기의 민족사는 한글 시대의 개막과 전개라고 할 수 있다.


말을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하면 민중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장의 작성을 통해 생각의 깊이가 향상된다. 온갖 불합리한 제도가 눈에 보이면, 문장으로 이를 개선하고 타파할 의지가 생긴다. 인민이 자신의 의지를 말과 실천으로 담아내면서 새 역사를 창조한다.


민중이 문자의 혜택을 누리느냐 누리지 못하느냐를 기준으로 나눈 것이다. 이런 점에서 1443년 세종의 한글 창제는 5천년 역사상 제일대 사건으로 규정할 수 있다.

 

▲동학농민전쟁을 이끈 전봉준 장군 동상.   ©브레이크뉴스

세종은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피지배층에게 문자의 혜택을 주고자 하였다. 세종 이전의 어떤 지도자도 민중에게 문자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대다수 민중은 문맹 속에서 살아왔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보급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용비어천가를 짓게 하고 월인천강지곡․석보상절을 번역하게 하며, 별전(別錢)이라는 돈에 정음 글자를 쓰게 하며, 홍무정운을 번역하게 하며, 유교경전을 언해하게 하였다. 또한 한글을 공문서에도 쓰게 하였다. 이러한 언해와 번역 사업은 세조대와 성종대까지 계속되었다. 과거 시험 과목에 정음을 넣게 하였다. 특별채용시험인 취재는 훈민정음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었기에 일반 농민일지라도 하급의 실무직에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역대 왕들은 한글을 제도권 교육에서 널리 보급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자와 한문의 혜택은 양반관료층과 중인 계급에만 돌아갔던 것이다. 대다수의 피지배층은 왕조가 망할 때까지 문맹의 상태에 머물렀다. 이러한 결과는 양반 사대부의 나라 자체도 존속시킬 수 없는 상태로 빠트렸던 것이다. 


한글의 습득을 염원한 세종의 이상은 민중들의 몫에 남겨졌다. 조선후기 농민층은 한글소설 등의 유행을 통해 고유문자의 쉬움을 알게 되어 습득하기 시작했다. 조선후기에 이르러 한글은 백성의 글로 자리를 잡아갔다.

 

개항 이후 세계의 새로운 풍조가 들어오면서 조선의 사상계도 변화하게 되었다. 400년간 숭상한 한문의 허상은 깨어지고 알기 쉬운 제 문자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생겨났다.

▲ 박용규 박사.    ©브레이크뉴스

19세기말 동학농민군의 총포소리에 놀란 지배층은 농민의 요구를 수용하는 갑오경장을 실시하게 되었다. 전봉준 장군은 신분제의 폐지를 요구하였고, 개화파 정부는 이를 수용하였다. 민중이 역사의 주체임을 자각한 1894 동학농민전쟁 시기에 한글은 비로소 국문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즉 한글은 고종의 국문사용 칙령(1894)에 의해 국가의 문자로 공인되었다. 역사적으로 민중의 성장을 반영한 결과였다.


한글 애용의 선구자였던 유길준의 저서인 <서유견문>(1895)이 국한문체로 나왔다. 순한글 신문인 <독립신문>(1896)이 나왔고, 신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서는 한글로 중요한 학과를 삼았으며, 서적과 잡지도 한글로 출판되었다. 그러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한글 보급은 침체에 빠졌다. hispak@hanmail.net

 

*필자/박용규(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문학박사, <조선어학회 항일투쟁사>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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