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시인' 마야코프스키와 “나를 향해 총을 쏘았다”

한국인들은 촛불혁명을 달성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촛불을 들었을까?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8/01/14 [12:31]

▲러시아 시인 마야코프스키. ©러시아 마야코프스키 박물관 자료.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9년 2개월, 특히 박근혜 정권 4년2개월간 문화-예술인들을 압제-탄압하기 위한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나, 보수정권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지 않은 다수의 문화-예술인들을 골라 불이익을 주었다고 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을 왜곡시킨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러시아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1893.7.19 ~ 1930.4.14. Vladimir Vladimirovich Mayakovskii)의 짧았던 삶을 반추해본다. 그는 '혁명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러시아 혁명에 열정을 바쳤지만, 혁명이 이뤄진 후 종국엔 권총자살을 했다. 레닌 이후 스탈린 체제가 들어서면서 관료체제화 됐다. 강력한 체제를 강조하는 쪽으로 당 노선이 변화되면서 개인주의 성향의 문학인들은 점차 고립을 당하게 된다. 혁명에 참가했던 시인 마야코프스키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주의 성향 문화-예술인들은 정부 당국과 적대적 관계에 놓였다. 마야코프스키는 시인으로서 통제사회를 비판하는 입장에 섰다. 관료화 되어가는 정부를 비판한 것. 반정부 성향의 문학-예술인들을 다루는 정부 관계자들의 눈에는 블랙리스트적 존재였던 셈이다.

 

마야코프스키는 1917년에 쓴 '인간'이란 장시에서 “모든 것은 죽어 없어지리라./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리라./생명을/주관하는 자는/암흑의 혹성 저 너머로/마지막 태양의/마지막 빛까지도 불사르리라./오직/나의 고통만이/더욱 가혹하다-/나는 서 있다,/불 속에 휘감긴 채로,/상상도 못 할 사랑의/끌 수 없는 커다란 불길 위에.”라고 읊조렸다.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정부 노선과 다른 길을 걸었던 그는 그 사회에 만족하지 못했다. 고립되고 지쳤다. 1930년 4월 14일, 모스크바 자택에서 권총자살을 했다.

 

차창룡 문학 평론가(시인)는 마야코프스키에 대한 한 글에서 “그의 죽음도 그의 시처럼 강력하고 단호하고 가차 없었다. 36년 동안 그는 짧았지만 누구보다도 굵게 살았다. 10대 때부터 혁명의 대열에 뛰어들어 갖은 풍파를 겪어야 했고, 많은 시와 희곡을 썼으며, 세상을 뒤흔든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파격적이고 정열적인 사랑의 폭풍에 기꺼이 몸을 맡겼다”고 기술하면서 “만년에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않는 정부와 문단과 대중들이 야속했지만, 그는 목숨을 스스로 정리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죽기 전 유서를 남겼다. 유서는 “여러분 모두에게”로 시작된다. “나의 죽음에 대해서 그 누구도 탓하지 마오. 그리고 이야깃거리로도 만들지 말아주오. 죽은 자는 가십을 싫어하오. 어머니, 누이, 동지들이여, 나를 용서하오. 이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여러분에게는 이 방법을 권하고 싶지 않소) 나로서는 다른 출구가 없었소”라는, 마지막 글을 남겼다.

 

▲안중근의 단지된 손을 합성한 사진.     ©브레이크뉴스

 

민윤기 시인(서울시인협회 회장)은 “주목과 박수-마야코프스키3”이란 시에서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나는 알고 있다 러쌰혁명은 그루지야 인민들의 피로 달성했다 레닌은 그걸 알고 있다 그러나 스탈린은 그루지야를 무시했다 스탈린은 나,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를 처형할 것이다/그렇다면 네 손에 당하느니 차라리 내가 방아쇠를 당기겠다/볼세비키는 동지를 향해 총을 들지 않는다/스탈린은 진정한 볼세비키가 아니다 동지가 아니다/인민의 영웅이 어느새 철지난 낡은 외투신세가 되었다“라는 시어를 동원했다.

 

박근혜 정권은 예술인-문인들을 압제-탄압하는 블랙리스트를 작성,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

 

만약, 혁명시인인 마야코프스키가 박근혜 시대 한국에 살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촛불-횃불혁명으로 권력이 교체됐다. 그런 정권에 살고 있다. 그런데 도합 1100만명에 달하는 시민-민중들은 왜 촛불-횃불을 들었을까? 민윤기 시인은 “나를 향해 총을 쏘았다-마야코프스키4”라는 시도 썼다. 아마 마야코프스키를 추모하는 이 시의 제목에 촛불-횃불혁명을 대입한다면 “나를 향해 촛불-횃불을 들었을 것이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야고프스키 선집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라는 책에 마야코프스키와의 가상 인터뷰가 게재돼 있다. 가상 인터뷰에서 마야코프스키는 “무수한 혁명을 겪었지만, 우리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미완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어야 하는 혁명의 숙명 때문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촛불-횃불혁명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원히 지속되어야할 혁명일 것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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