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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끌림’ 양파, 3년 9개월만에 신곡..까면 깔수록 매력 재발견

이남경 기자 | 기사입력 2017/12/11 [12:58]

▲ ‘끌림’ 양파 <사진출처=RBW>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남경 기자= 가수 양파가 오랜 준비기간 끝에 ‘끌림’으로 돌아왔다.

 

지난 8일 발매한 양파의 신곡 ‘끌림’은 히트메이커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 곡이다. 8비트의 베이스 라인과 기타 리프가 모던 락 발라드의 분위기를 만들고, 그 위에 스트링의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기존 양파의 발라드와 다른 새로움을 선사한다.

 

감성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더욱 세련된 양파의 보컬은 마치 가까운 곳에서 귓가에 속삭이듯 전해진다. 특히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설렘, 익숙한 끌림과 그럼에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다시 만난 연인들의 떨림’을 일상어로 담은 가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양파는 3년 9개월 만에 공개하는 신곡 ‘끌림’을 통해 대중에게 새롭게 다가갈 예정이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양파는 담담하고 가감없이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털어놨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은 열정 하나로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온 양파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다음은 양파와의 일문일답.

  

▲ ‘끌림’ 양파 <사진출처=RBW>     © 브레이크뉴스

 
-컴백 소감.

 

양파 : 일단 너무 감사하다. 저는 20년차 가수라는 말이 부담스럽다고 늘 말씀드린다. 20년이나 된 게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그 2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하지 않은 게 부끄러워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거다.

 

6년 만에, 4년 만에, 텀이 길게 앨범을 내도 많이 관심가져주시고 이 자리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노래한 지도 오래 됐고 나이도 있는데 되게 행운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곡 작업에 임하는 마음.

 

양파 : 그래도 아티스트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다 있을 것 같다. 발라드 가사들을 주로 썼는데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어떤 말로 공감이나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제 나이와 일상을 들여다 보게 됐다. 현대인들, 예를 들면 제 친구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면 다들 비슷하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회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서 심심하고 외롭게 잠이 들 것 같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설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설렘을 주는 사람이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일 수도 있지만 과거의 연인이 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그런 일이 흔해져서 이 가사의 발단이 됐다.

 

‘지금 뭐 해? 얼굴이나 볼래?’라고 하는 건 요즘 사람들의 만남인 것 같았다. 요즘은 겁이 많아져서, 혹은 다들 너무 지쳐서 조심스럽게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것 같다. 다시 만나는 연인들은 겁이 나고 두려운 감정이 들 수도 있는데 쉽게 일상말로 풀고 싶었다. 

 

도훈 오빠와 작업은 늘 감사하다. 제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제가 원하는 걸 들으려고 해주시고 그런 것들을 맞춰 주려고 하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번 노래도 유명한 세션 분들과 녹음했다. 음원 공개 전날까지도 믹스를 몇 번째 하시는지 모르겠다. 벌써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람이 음악 동료로 남아있고, 회사 대표이기도 해서 계속 같이 걸어갈 수 있다는 게 외롭지 않고 기쁜 일인 것 같다. 

 

-창법 변화.

 

양파 : 기존 양파 노래는 정통 발라드였다면 이 곡은 팝스럽다. 기존 곡과 달리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고 편안하게 계속 틀어놔도 무방한, 젖어드는 감성의 곡인데 고민을 많이 했었다. 

 

원래 양파 스타일로 나가야 친근하게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또는 너무 예상대로 가면 오히려 재미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가장 호응이 좋았고 빨리 완성된 곡이다. 곡에 맞게 보컬을 계속 변화해 왔기 때문에, 발라드를 하던 양파 창법으로 이 곡을 불렀으면 스타일리시함이 살지 않았을 것 같다.

 

이 곡에 맞춰서 담백하게 숨소리를 많이 썼다. 내지를 때도 크게 터트리지 않고 속으로 삭혔다고 할까, 그런 부분들을 조절했다. 가사에 중점을 두고 감정을 맞춰서 불렀다.

 

보통 ‘양파’ 하면 ‘감정이 출렁인다’, ‘감정 과잉이다’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노래 같은 경우는 좀 더 담담하게 부르려고 계획하고 부른 노래다. 목소리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내고 싶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바꿔보려는 의도는 없었다. 곡에 맞게 부르고자 했고 기존의 발라드를 하게 되면 그 때는 또 바뀔 것 같다. 제가 1997년도에 데뷔했지만 2017년을 살고 있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시류가 반영된 것 같다.

 

▲ ‘끌림’ 양파 <사진출처=RBW>     ©브레이크뉴스

 

-20년 돌아본다면.

  

양파 : 10대는 진짜 성실하게 살았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성실할 수 있나’라고 할 만큼 인생을 통틀어 가장 성실하게 살았던 것 같다. 20대는 끝없는 방황이었던 것도 같고, 30대에도 조금 우왕자왕 했다. 중후반이 돼서야 내 그릇의 크기를 인정하게 된 것 같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안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안달복달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좋아진 것 같다. 지금 오히려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는 모습.

 

양파 : 예전의 양파 같은 모습이었다. 누가 하지 못한 것들을 해내는데 꾸준히 하는 가수. 저는 진짜 곡도 잘 만들고 싶고 가사도 잘 쓰고 싶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싶은데 그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는 경향이라는 게 있더라. 나는 더딘 편이었다.

 

활동하는 것도 에너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스스로를 보기에) 진짜 꾸준히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것들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 오고, 이걸 가장 효율적이고 의미 있게 쓰는 일들을 해나가자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가진 소리가 뭔지, 양파가 어떤 걸 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음악도 옛날에는 팝을 많이 들었다면 요즘은 경음악 같은 것도 많이 듣고 있다.

 

-타 장르에 대한 욕심.

 

양파 : 락을 좋아해서 락밴드를 늘 하고 싶었다. 친한 음악 동료들과 발족식도 하고 그랬는데 역사의 뒤안길로 홀연히 사라지면서 묻혔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모던 락하는 칵스라는 친구들과 같이 무대를 했었다. 다 잊고 지냈던 밴드의 꿈과 열정 같은 걸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눈 여겨본 후배.

 

양파 :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아이유가 부럽다. 다들 알겠지만 저는 많은 걸 할 수 있는 나이에 많은 걸 못했고 꿈으로 남아버렸는데, 그 친구는 굉장히 영리하게 잘 해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꾸준히 할 수 있는 추진력이 부럽다. 외에도 눈 여겨본 후배들은 많다. 그런 사람들이 많고, 요즘 다들 너무 잘한다.

 

-여자 솔로 성공 요인.

 

양파 : 자기를 잘 알고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면 남들이 해주는 것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

 

결국 스스로를 잘 파악해야 자신을 지킬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여자 가수로 사랑 받으려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음악이 마땅치 않으면 아무리 다른 것들이 받쳐줘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저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까고 까도 자꾸만 다른 모양이 나오니,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파악이 될 텐데 잘 모르겠다. 서른 다섯 이후의 시기로 접어들면서 정말 욕심이 많이 없어졌다. 어떤 마음을 먹지 않아도 ‘그냥 이렇게 되네’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가 그 쯤이었던 것 같다.

 

20년차이지만 제가 볼 때는 계속 우왕자왕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럼에도 계속 열정이 사그라들지 않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그냥 시집이나 가지’라던가, 포기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꾸준히 내 삶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어서 스스로에게 고맙다.

 

▲ ‘끌림’ 양파 <사진출처=RBW>     © 브레이크뉴스

 
-엄정화·이적·나얼 비슷한 시기 컴백 시너지.

 

양파 : 시너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적과 같은 미용실인데 컴백하신다고 해서 훈훈했다. 데뷔 초 ‘이적의 별밤’에 출연할 때 오빠가 너무 아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그 인연으로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놀러가기도 하는 사이다.

 

저보다 선배지만 같이 여러 시절들을 관통했던 사람들이 남아 있어서 저도 다행히 살아 남았다고 할까, 새 노래를 발표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엄정화 언니도 늘 모이는 멤버 중에 있는데, 언니는 진짜 짱인 것 같다. 여자 가수로서 선두를 개척하고 계신 분이다. 대단히 존경하고 있다. 진짜 힘이 된다.

 

나얼 오빠도 친한데, 얼마 전에 너는 언제 나오냐고 물어봐주시기도 했다. 저는 계속 미뤄졌었다. 친분 있는 사람들이 나란히 걸어가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 

 

-팬들과 나이 먹는 것.

 

양파 : 저도 그게 느껴진다. 중학생 때 교복 입고 만났던 아이들이 이제 결혼해서 애가 둘이고, 다들 학부모들이다. 팬클럽 내에서 결혼한 커플도 있어서 제가 그들 삶의 일부가 됐다.

 

그들의 삶에도 저를 통해 만들어진 인연이 있기 때문에 제 가족 같기도 하다. 그런 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팬클럽 행사에 오면 울컥하는 게 있다. 꾸준히 활동했던 사람들은 팬에 대한 갈증이 덜할 텐데, 저는 항상 팬들에게 기다림을 줬던 사람이다 보니 미안하다. 

 

-‘응답하라 1997’ 양파 언급.

 

양파 : 저는 좀 싫다. 추억 속의 누군가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감사하긴 하지만, 추억 속에 머물러 있는 게 자꾸만 ‘너 그동안 뭐 했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 찔린다.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응답하라 2018’이 있다면. 

 

양파 : 가장 바라는 건 ‘히트곡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뉴스가 들리면 제일 좋을 것 같다. 그런 기적들은 꿈으로 남겨두고, 여전히 고군분투 하면서 매달 살아갈 것 같다. 그럼에도 이렇게 살 수 있어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고 찾아주는 누군가가 있고, 어릴 땐 몰랐는데 스스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어떤 40대를 보내고 싶은지.

 

양파 : 29에서 30으로 바뀔 때 기억이 생생하다. 6-7년 만에 오랜만에 컴백했는데 여가수 중에 1등하고, 꾸준히 1년 활동하고 그해 12월 31일 11시 35분쯤 시상식 무대를 했다. 제 무대를 끝내고 돌아가는 복도에서 새해를 맞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날 2-3일 뒤에 깨고 싶다는 마음으로 스태프들과 술을 엄청 마셨다.

 

지금은 오히려 그런 기분이 전혀 없다. 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년이 돼 봐야 할 것 같다. 우기기로 들어가는 것 같다. ‘나이가 문제 되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면서.(웃음) 분명 어떤 변화들이 있을 것 같다.

 

20대를 오래 본의 아니게 놀면서 보냈다. 가수로서 인간으로서도 놀았다. 내 20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30대가 20대이고, 40대가 30대라고 생각한다. 포부는 ‘한 달 간격으로 신곡 발표하면서 열심히 살아야지’ 하면서 살고 있다. 진행이 돼 봐야 알 것 같다.

 

과거에 머물러있는 히트곡을 현재로 땡겨오고 싶다. 큰 꿈일 수 있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쌓여서 저만의 목소리, 저만의 자리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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