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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은 타락한 한국교회를 그대로 보여 준 것"

“교단이 왜 세습금지법 만들었나? 돈-권력 있는 곳 문제 생기니 이것을 막기 위해 마련"

김덕권 시인 | 기사입력 2017/11/17 [11:40]

▲ 명성교회 예배 장면.   ©브레이크뉴스

 

요즈음 서울 강동구 명일동 소재 명성교회의 부자 세습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회법이 금지하고 있는 세습을 강행했고, 지난 11월 12일 A 목사의 담임목사 취임식에서는 세습 반대를 외치던 신학생을 폭력적으로 끌어냈습니다. 교단의 일부 목사들은 총회 재판 국에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새로운 담임목사로 김 아무개 원로목사의 큰아들인 A 목사의 취임을 강행했습니다. 
 

A 목사는 명성교회의 원로목사인 김 아무개 목사의 아들입니다. 그 역시도 아버지를 따라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습을 위한 꼼수로 명성교회는 수백억을 들여서 하남시에 ‘새노래명성교회’를 건립했고, 이 교회의 담임목사로 아들 A목사를 맡깁니다. 또한 부목사 4명과 교육전도사 2명, 신도 600명을 함께 그대로 물려준 것이지요. 
 

명성교회에서는 김 아무개 목사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앞으로 교회를 누가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해서 논란이 나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명성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교단 소속인데 통합 총회에서 2013년 9월 12일 세습금지가 결의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서 사실상 교회를 세습하는 것이 불가능해 졌습니다. 
 

그런데 A 목사의 ‘새노래명성교회’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통합총회는 세습을 금지했습니다. 이는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직접 물려주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그러나 명성교회에서 새노래명성교회를 설립함에 따라 명성교회는 내부 회의를 통해 외부에서 담임목사를 추대하는 것이 가능해 졌습니다.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그러니까 A 목사의 경우 새노래명성교회는 외부교회가 되고, A 목사를 다시 데려오는 것이 외부교회의 외부목사를 임명하는 형태가 가능하게 되는 논리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명성교회는 교회세습을 이어가려는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그럼 왜 명성교회는 아들에게 세습을 하려는 것일까요? 명성교회는 인사권이나 행정권이 다 담임목사에게 집중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즉, 교회운영이나 책임의 전반적 권한이 이양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 교회는 교인의 재적이 10만 명 정도가 되는 엄청난 교회입니다. 800억대의 적립금과 함께 병원과 복지재단 등의 여러 개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교회이지요. 즉,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세습적인 상황이라고 의심을 할 수 있으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세습을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명성교회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지금 한국기독교 안에서 이런 세습을 위시한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 안에서 사람을 왕처럼 만들어 섬기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값진 희생과 섬김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일도 횡행하는 모양입니다. 대형교회의 욕망과 성도 수를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교회는 교회 분열이나 목사의 개인적 타락을 지나 교회 세습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교회 안에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좌 빨(?)’이니, ‘사탄’이니 하면서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당하기도 합니다. 왜 한국교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중세 사제(司祭)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들키지 않기 위해 우민화(愚民化) 정책으로 교인들을 무지라는 틀 속에 가두어 놓고는 그냥 믿기만 하라고 했습니다. 
 

무지한 맹신자들과 욕망에 사로잡힌 사제들로 인해 결국 교회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종교인의 입장에서 참으로 서글프고 암담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성경》이 정확하고 오류(誤謬)가 전혀 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신학적 구호만 난무합니다. 그러나 정작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직자는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말씀을 왜곡해서 전합니다. 그리고 듣는 자도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만 들으려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판국이다 보니 욕망에 충실한 성직자들이 마음껏 자기 배를 불리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 시도 가운데 하나가 교회 세습인 것입니다.
 

홍성현 원로목사의 말에 따르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일은 ‘돈’이라고 합니다. 500년 전 가톨릭 신부들은 큰 죄를 지어도, 돈만 내면 용서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돈 때문에 부패한 것이지요. 지금의 한국교회도 이와 똑같다고 합니다. “다른 것 회개할 것 없다. 돈, 물질을 좇아온 것을 반성해야 한다. 대형 교회 목사나 자녀들이 돈 문제로 얽히는 것 봐라. 목회자는 돈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없는 자들 찾아가 심방(尋訪)하고, 불행한 사람 돌봐 줘야 한다. 그나마 최근 들어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시골에서 ‘마을운동’을 하거나, ‘작은교회운동’하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아무리 봐도 서울의 대형 교회가 문제다.”  그리고 “교단 헌법에 있는 ‘세습금지법’을 지켜야 한다. 원칙을 깨는 건 타락의 ‘극치’를 보이는 것이다. 총회 헌법을 어기고 세습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노회(老會)도 그렇고, 시찰회도 법을 어겼다. 이건 명명백백한 타락의 모습이다. 세습은 타락의 한 단면이다. 왜 법을 어기느냐고 야단쳐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다.”  “교단이 왜 세습금지법을 만들었나?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에 문제가 생기니까 이것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아무도 안 가려는 교회, 다 쓰러져 가는 교회에서 세습한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결국 대형 교회가 문제인 것이다. 명성교회 세습은 타락한 한국교회를 그대로 보여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손들이 보면 창피해할 거다. 부끄럽지도 않나 싶다. 이건 비극이다.”
 

어떻습니까? 종교는 진리의 말씀을 전달하고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 종교가 본래의 사명에서 벗어나 돈과 권력에 취해서 교회를 세습이나 한데서야 어찌 이 땅에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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