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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들어가니 ‘훅’ 바뀌더라..공기관 채용비리 백태

탁지훈 기자 | 기사입력 2017/09/21 [10:30]

 

 

 

브레이크뉴스 탁지훈 기자= 입김이 들어가자, 훅훅 바뀌었다. 성적이 미달되니 합격자 정원이 늘어났고 서류도 조작해줬다. 직접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편파적인 점수를 주기도 했다. 결과는 항상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금감원이 감사에 들어간 공공기관, 공기업들에서 채용비리가 쏟아져 나왔다. 소위 돈 없고 '빽' 없는 '흙수저' 취업준비생들은 들러리 노릇만 한 셈이다.

 

채용비리 난무한 강원랜드

 

강원랜드의 대규모 채용비리는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불거졌다.

 

강원랜드에서 16년째 근무중인 직원 A씨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채용비리는 개장 때부터 이어져 왔다. 직원 6명 중 1명이 낙하산이라고 했다.

 

경력을 위조한 이력서를 확인조차 안하고 채용하거나 인력 수급 계획에도 없던 특별채용이 갑자기 진행되기도 했다.

 

알레르기성 기관지염(천식)으로 군대를 면제받은 사람이 찬 바람을 계속 쐬는 스키강사로 발탁되거나, 스키를 타다 팔이 부러져 3개월 동안 일을 안한 아르바이생이 정직원이 됐다.

 

국회의원 비서 출신도 '수질 환경 전문가'로 특별채용됐다. 관련 경력이 자격 요건에 미달됐지만 당시 최흥집 사장의 지시 한마디에 채용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부산항보안공사, 고위직 낙하산 위한 기관?


부산항 보안을 전문으로 하는 부산항보안공사에는 소위 힘있는 청와대와 정부부처 출신들이 주요 임원자리를 꿰찼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이 밝히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출범직후인 지난 2013년 10월 1일 최기호 당시 청와대 경호실 경호안전교육원장이 수장으로 임명됐다.


또 지난해 11월 27일에는 허홍 청와대 경호실 경비본부장이 새 사장으로 내정됐다.


경상남도 경제통상국장 출신인 박헌규씨, 청와대 경호실 기술본부장 출신의 유병천씨가 전무이사로 채용됐다. 이들의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공사 내 임직원들의 자녀 7명도 부정채용됐다. 당초 '계약직'으로 채용했으나 현재 7명 중 4명은 정규직, 1명은 무기계약직, 나머지 2명만 계약직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철민 의원은 "전문가를 채용하는 형식으로 했다고 하나 사실상 이른바 힘있는 부처와 기관출신 인사들을 낙하산 인사로 채용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소위 고위직들의 자리보전용 기관"이라고 꼬집었다.

 

사장 조카 특별채용한 대한석탄공사 


대한석탄공사는 사장의 조카와 노조지부장의 딸 등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정황이 감사원에 포착됐다.
 
권혁수 전 사장(당시 사장)은 2014년 8월 청년 인턴 채용 과정에서 경영지원실장에게 자신의 조카를 인턴에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5년 조카를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특히 권 전 사장의 조카는 인턴 서류전형 지원자 362명 중 321위로, 합격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권 전 사장의 입김에 따라 26위로 점수가 변경되며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이후 면접에선 심사표를 재작성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최종 합격자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인턴 계약 기간이 종료될 즈음 권 전 사장은 다시 경영지원실장을 불러 조카의 정규직 검토를 지시한다. 조카는 전환형 인턴에 해당하지 않았음에도 2015년 4월 별도의 채용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전직 원장 딸 채용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도 석탄공사와 유사한 채용비리가 발각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5년 하반기 신입직원 공개 채용 과정에서 전임 김모 원장의 딸과 지인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 조작, 점수 조작을 벌였다.

 

감사원으로부터 이같은 채용 비위 행위가 적발되자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당초 정 원장의 임기는 내년 5월 31일까지였다.

 

금융업계엔 칼, 내부조직엔 특혜 준 금융감독원

 

금융업계의 비위를 감시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채용비리엔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사원칙과 기준은 지켜지지 않았고, 인사담당 간부들의 입맛에 따라 합격 당락이 좌우됐다.

 

감사원에서 밝힌 금감원 2015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과정 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인 채용을 위한 인사담당자의 노력(?) 흔적이 강하게 엿보인다.

 

지인에 "챙겨달라"는 연락을 받은 A 총무국장. 그는 B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담당 직원을 통해 확인했다. 당시 경제학 분야 채용 예정 인원은 11명. 면접 과정에선 2배수인 22명을 합격시키는데, 청탁을 받은 B 지원자는 33등으로 불합격 대상이었다.

 

그러자 총무국장은 채용인원의 정원을 3개 분야에서 1명씩 늘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제학 분야 필기전형 합격자가 24명으로 늘어나며 B씨의 서류 합격이 결정됐다.

 

이어진 면접에선 총무국장이 직접 면접 위원으로 참석했다. 그는 B 지원자에게 10점 만점에 9점을 줬고, 나머지 응시자에겐 8점 이하의 점수를 줬다. 결국 면접점수 87.5점으로 2위를 기록한 지원자는 최종 9위로 합격했다.

 

특히 금감원은 당초 채용인원 53명에서 56명으로 바꿨다, 최종 합격단계에선 다시 53명으로 줄였다. 이로인해 특정 지원자의 채용을 위해 채용인원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는 의혹이 짙다.

 

한편, 이같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대해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낙하산식 채용비리 파파라치 제도 시행하자", "공기관 임원들, 신입사원들이 다 거의 낙하산. 누구는 등록금도 못내서 자살하는데", "채용비리 드러난 기업외에도 마찬가지다. 빽이 있어야 가산점이라도 받는다"고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분노감을 표출했다.

 

break98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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