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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군함도’ 이정현, #위안부 피해자 #대규모 세트 #소지섭 #팀워크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온 위안부 피해자 ‘말년’ 역 완벽 소화

박동제 기자 | 기사입력 2017/08/14 [17:04]

▲ ‘군함도’ 이정현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 최고의 가수이자 배우로 맹활약중인 진정한 ‘만능엔터테이너’ 이정현이 영화 <군함도>를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연기를 과시했다.[제작 외유내강 | 공동제작 필름케이 |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감독 류승완]

 

이정현을 비롯해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김수안, 이경영, 김민재, 김중희, 김인우, 신승환, 백승철, 윤경호, 장성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번 <군함도>에서 황정민은 딸과 함께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을, 소지섭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송중기는 군함도에 잠입하는 OSS 소속 광복군 ‘박무영’ 역을, 이정현은 군함도에 강제로 끌려온 위안부 피해자 ‘말년’ 역을, 김수안은 이강옥의 딸 ‘소희’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난 이정현은 <군함도>에 대한 논란부터 배우, 스태프들에 대한 감사함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명품 여배우’ 이정현의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다음은 이정현과의 일문일답.

 

▲ ‘군함도’ 이정현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군함도> 흥행.

 

이정현 : 하나도 기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다. <군함도>를 준비할 때부터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다. <군함도>가 처음 공개되는 언론시사회 전날 저만 잠을 못잤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배우들도 못잤다고 하더라. 그만큼 민감하고 예민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사실 관객수에 대해 중요시하는 편이 아니다보니 <군함도> 흥행에 대한 소식을 접해도 기쁜 마음이 안드는 것 같다. 순수하게 영화가 좋아서 참여하는 편이다. 배우들이 즐기면서 참여해야 관객들에게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보여진다고 생각한다.

 

저는 영화 작업이 좋기때문에 상업 영화와 다양성 영화를 병행하는 것이고, <군함도>는 소재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서 선택했었다. 류승완 감독님과의 작업 자체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소재가 주는 무게감은 촬영할때도 그랬고, 아직도 크게 느껴진다. 지금도 일본과의 군함도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보니 더욱 그렇다. 

 

<군함도>가 공개된 후 관객분들의 평가가 갈리는 것으로 안다. 군함도라는 소재는 실화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허구이지 않나. 그리고 저희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상업적인 영화를 찍었나고 생각하고, 관객분들도 <군함도>를 영화로 봐줬으면 싶은 마음이 있다. 

 

-<군함도> 촬영.

 

이정현 : 지옥같은(?) <군함도> 촬영장에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하나가 됐던 것 같다. 조단역 배우들도 전부 다이어트에 동참했는데, 저만 부각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다. 저는 7~8kg 정도를 감량했는데, 그분들은 10~20kg 정도를 감량했다. 사실 저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인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

 

<군함도> 촬영 현장은 분명 굉장히 힘들고 고됐다. 하지만 <군함도>를 통해 ‘일본의 만행을 알리자’라는 공통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워낙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저는 <군함도>의 주인공들은 조단역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 촬영 자체도 12시간을 넘길 수 없고,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도 틀리면 바로 NG가 나는 어려운 현장이었다. 그리고 배우와 스태프들의 숫자가 비슷하다보니 분장을 배우들끼리 서로 해줘야하는 상황도 있었다.

 

그럼에도 열정을 발휘하면서 촬영해준, 주연배우들 뒤에서 항상 먼저 나와 준비하고 열연을 선보여준 조단역 배우들이 있어 <군함도>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군함도> 위안부 말년 역.

 

이정현 : <군함도>에서 제가 맡은 말년은 그동안 봤던 위안부와 달리 멋진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어느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가 있고, 소희에게는 엄마처럼, 다른 위안부 여성들에게는 리더같은 역할이지 않나. 그리고 탈출하면서는 총을 사용하기도 한다. 위안부 피해자지만, 여성 히어로인 원더우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위안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군함도>를 선택했는데, 많은 이야기가 나오다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관객분들은 조금 진중한 다큐를 원했던 걸까’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하지만 <군함도>는 큰 자본이 투입된 상업 영화이지 않나. 그런데도 말들이 많다보니 계속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관객분들이 군함도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만 인지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영화적으로 즐기면서 봐줬으면 한다. 물론 <군함도>를 통해 과거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저 뿐만 아니라, 류승완 감독님도 <군함도> 속 위안부 피해자를 다루는데 있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아무래도 실제있었던 분들의 이야기다보니 더욱 예민했던 것 같고, 말년 역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말년이라는 캐릭터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칠성과의 유곽 장면이지 않나. <군함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게 다가왔던 부분이다. 대본리딩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으로 읽으니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울먹일 정도였다.

 

몇일 뒤 감독님이 다큐멘터리 링크를 보내줬는데, 북한에 계신 위안부 할머니의 인터뷰다 담겨 있더라. 그런데 그 당시의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하는데 더욱 슬프게 느껴졌다. 그래서 저 역시 연기톤을 바꿨고, 제 의견을 존중해준 감독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했다.

 

만약 제가 슬픈 감정만으로 연기했다면 기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역할들과 비슷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이번 <군함도>를 통해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그릴 수 있어서 좋았다. 저에게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영상을 보는 시간은 영화 준비 과정 중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군함도>에서는 위안부 피해자인 말년이 총을 쏘니 카타르시스가 있었던 것 같다. 

 

<군함도> 말년 역을 준비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영상을 보고 알게 된 지점이 있다. 일본 군인이 나쁜 만행을 저질렀지만, 조선인들에게 속아서 위안부로 끌려간 분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하더라. 동네 이장과 면장 등이 아무것도 모르는 그분들을 속여서 일본에 보냈다고 하더라.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거짓으로 위안부로 보냈다고.

 

불편할 수 있는 진실이지만, <군함도>를 통해 알려질 수 있어서 기뻤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님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같은 용기있는 시도와 도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군함도> 욕 그리고 사투리.

 

이정현 : 말년이는 원래 서울말을 쓰는 인물이었는데, 대사가 강한데 말투가 서울말이면 예뻐보일 것 같아 감독님에게 먼저 사투리를 제안했다. 사투리와 욕이 가장 힘들었다. 욕을 찰자게 해야하는데, 제가 할때마다 어색하다고 하더라.

 

<군함도> 촬영 현장에 사투리와 욕 선생님이 계실 정도였고, 그 부분에 대해 후시 녹음을 두 번이나 했다는 것이 후회스럽다. 그만큼 완벽하지 못했던 것이니.

 

▲ ‘군함도’ 이정현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브레이크뉴스


-<군함도> 대규모 세트장.

 

이정현 : <군함도>같은 대규모 세트장에서 촬영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큰 축복이엿다. CG 앞에서 할 수도 잇지만, 그렇게 안하고 현장을 완벽하게 재현해줬다. 그 현장에서의 에너지는 어마어마했다. 재촬영이 없어도 항상 갔고, 촬영이 끝나도 모든 배우들이 현장을 지켰다.

 

황정민 선배님이 워낙 파이팅이 넘치니 촬영 후 소주한잔을 기울이면서 ‘으쌰으쌰’ 했던 것 같다. 모든 배우가 하나 될 수 있게 만들어준 황정민 선배님에게 감사하다. 6개월 간 고생하면서 연기했던 배우들, 스태프들이 있어서 행복했다.

 

몸이 다치면 촬영 당시에는 몰랐다가 샤워하면서 알게되는데, 다친 것을 보면서 뿌듯함이 들었던 것 같다. 현장가면 아프지도 않았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저에게는 천국같은 곳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촬영장이었다.

 

-<군함도> 소지섭.

 

이정현 : 소지섭 씨는 <군함도> 속 칠성 그 자체였다. 배우들 사이에서 태도가 좋기로 유명한 분인데, 칠성과 정말 비슷했다. 츤데레같은 느낌이 있더라. 촬영 내내 <군함도> 속 칠성이로 있어주다보니 말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상대 파트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에 들어가야 더욱 좋은 연기가 나오는데, 소지섭 씨와는 리허설부터 잘 맞았다. 1~2번 만에 전부 오케이됐다. 정말 행운이었다. 액션 연기가 처음인데, 단역배우들도 엄청난 준비를 하고 있고, 폭탄이 터지고. 무술팀은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총이 5KG 정도인데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걱정이 됐고, 스트레스도 엄청났다.


그런데 소지섭 씨가 액션을 많이 했다보니 총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줬다. 반복해서 총 사용법을 알려주다보니 안정이 됐다. 위험한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액션에 대한 부분은 소지섭 씨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감사할 뿐이다.

 

-<군함도> 김수안.

 

이정현 : 우리 수안이(웃음). 제가 3년전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을 했었는데, 김수안은 <콩나물>이라는 작품에서 연기를 너무 잘했다. 그때 너무 반해서 김수안이라는 아역배우가 가슴 속에 있었는데, <군함도>에 함께 캐스팅됐더라. 이번에도 너무 잘해줬고, <군함도>의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한다.

 

<군함도> 촬영 현장의 마스코트였고, 순수하고 표현력도 좋은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한다. 손편지를 저에게 준 적이 있는데,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이자 후배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웃음).

 

dj32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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