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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택시 기사님과의 대화: “부잣집에 태어나셨나요?”

정치와 행복과의 관계 분석

심상근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7/06/24 [11:56]

오늘 한국일보 기사가 눈에 띈다. 제목은 의사끼리 변호사끼리 그들만의 웨딩부제로는 [고소득 고학력 동질혼확산], 그렇다.

 

내용인즉, 불확실한 낭만적 행복보다 고소득층끼리 결혼함으로써 맞벌이 귀족층이 형성된다는 추세를 기사화한 것이다. 재벌은 재벌끼리 사돈관계를 맺는 관행에 이어 이제는 교육엘리트들인 의사, 변호사 등도 자기들끼리 결혼을 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예전에는 동양 서양 불문하고 귀족은 귀족끼리만 결혼하였다. 이에 관련된 소설이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The idiot)’이다. 그 소설 중 한 대목에서, 가난한 귀족 청년이 가난한 귀족 처녀에 연정을 품고 자주 찾아오자 그 처녀의 아버지는 솔직하게 충고한다: “가난한 귀족은 돈이 많은 귀족과 연을 맺어야 한다. 아니면 힘들어진다. 자네나 내 딸이나 모두 가난하니 각기 돈이 많은 짝을 찾아야 한다.” 그러자 그 청년은 발길을 끊었다.

 

왕정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조선, 영국, 불란서 등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는 완강한 계급체제를 고수하고 있었고, 정치는 그러한 불평등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거의 2등도 없는 1등 목표였다. 그 중 러시아는 특히 악성이었고, 귀족들의 행키팽키(hanky-panky)를 극히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고발한 것이 상술한 백치소설이다. 러시아는 다른 것은 몰라도 문학의 깊이는 알아주어야 한다.

 

그러한 체제를 깨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생명을 걸 수준으로 완강하기 때문이다. 당시 군대와 치안은 근본적으로 그러한 불평등체제를 사수하기 위해 존재하였다. 유럽 국가들의 왕과 황제들은 많은 경우 서로 국제적으로 친척관계, 사돈관계였고 그러므로 NATO와 유사한 국제적 동맹의식을 갖고 공동으로 완고한 왕정체제, 귀족체제를 견지하는데 총과 칼을 기용하였다.

 

다만, 예수의 계명이 2천년 간 정신세계를 장악한 터이므로 각자 예수 앞에서 홀로 서고 홀로 선악을 분별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으므로, 천재들이 숨을 쉴 공간이 있었다. 지금도 서구 특히 미국이 모든 중요한 발명들을 하는 것은 그러한 문화의 덕분이다. 칼 마르크스,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 게이트, 스티브 잡스 등이 그 예이다. (대동여지도 만든다고 잡아다 족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김정호는 그들을 부러워할 것이었다. , 동양 특히 조선에서는, 서양에서처럼 홀로 서는 대신, 무리를 지어 골육상쟁하는 문화로 인하여 천재들의 설 공간이 전혀 없었다.)

 

그러므로 서구의 한 특징은, 천재라고 인식되면 주위에서 도와준다. 러시아에서도 귀족들의 한 중요한 일은 문학, 예술 천재들을 발굴하여 스폰서 역할을 하는 것이었고, 그 것이 러시아 문학과 예술이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서구에서도 영국 앵글로색슨은 천재를 특히 사랑했다. 그러므로 허튼 소리하다가 몰리게 된 천재들은 영국으로 도망가는 것이 탈출구였다. 한 천재는, 천재들이 흔히 그렇듯이, 사람들을 극도로 기피하여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자 귀족 서너 명은 면회를 신청하면서 우리는 당신의 서재에 들어가서 한 구석에 앉아 아무 소리 안 내고 한 시간 앉아만 있다가 나오겠습니다!”라고 졸라대었고 그 천재는 할 수 없이 허용하였다. 그 후 한 달 간 영국 사교계는 그들 이야기로 법석이었다: “아니 글쎄, 그 천재와 무려 한 시간이나 한 방에 같이 있었대!”

 

그러한 앵글로색슨의 두뇌사랑은 미국의 첨단기술계의 연구인력의 95%를 중국계 인도계로 만들었고, 3대 공대 중 유일한 공립인 (, 입학을 실력 순으로만 뽑는) 버클리 전기전자공학과 입학생의 근 100%를 동양계 일색으로 만들었다.

 

이를 앵글로색슨의 포용력이라고 일컫는다. 그 것이 영국-미국을 해지는 적이 없는 나라로 만든 근본 동력이다.

 

이야기하다 보면 곁으로 흘러 나 자신 뭔 소리를 하려고 시작했는지 제목을 다시 읽는 적이 많은데, 오늘도 그러하다. 다시 보니 제목과 부제는 다음과 같다:     

 

제목: 어느 택시 기사님과의 대화: “부잣집에 태어나셨었나요?”

 

부제: 정치와 행복과의 관계 분석

 

본론으로 돌아가서, 칼 마르크스는 불평등에 관하여 엄청 분노하였다. 특히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심지어 십대 아동들까지 개돼지처럼 혹사시키는 것에 격분한 마르크스는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기 시작하였다. 돈 버는 일조차 때려치우고, 친구의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집필에만 열중하였다. 그 과정에서 자식 하나는 병약하여 죽었고 마르크스는 손수 그 자식을 야산에 묻고 한참 울다가 돌아와 다시 책상에 앉아 집필을 계속하였다. 그는 종교를 부정적으로 대했지만, 나름대로 성인이었다.

 

나약한 선비 마르크스의 이론은 가장 완강한 혁명투사였던 레닌에 의하여 실현되었다. 레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산혁명에 몰두하였고, 그는 가장 완고하고 고루한 왕정 러시아를 쳐부수는 임무를 띄운 혁명가로서 우뚝 섰다. 그의 동지들도 그의 에너지에 혀를 찼고 동시에 감복하였다.

 

왕정 러시아 뺨 치게 불평등 체제를 지녔던 중국에서는 모택동과 등소평 등이 공산주의를 무기로 하여 그 체제를 박살을 내었다. 몰론, 이는 한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중국인들은 세계에서, 아마 우주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돈 버는데 골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하여 영국의 버트랜드 럿셀은 예전 중국 체제는 너무 완강하여 공산주의처럼 지독한 사상으로 무장하지 않았다면 깨부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하였다. 이는 진실이다.

 

마르크스의 가장 큰 허점은 마누라에게 물어보지 않은 것이다: “마누라야! 내가 이런 이런 사상을 정립하고 있는데, 임자 생각은 어때?” 그랬다면 그 마누라는 대뜸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에이그, 남자들은 어느 나라나 똑 같아! 현실감각이 모자란다고! 아니 모두가 자기 새끼 생각하고 죽기살기로 일하는 것이지, 같이 일하고 같이 나눈다고 하면 어느 시래비가 열심히 죽어라 하고 일하겠어요?” 그랬을 것이다. 마누라 말 안 들으면 많은 경우 고랑땡 먹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 역사를 되짚어 보면, 공산주의는 어쨌든 인간들이 고수해온 불평등체제를 깨부수는 무기로서의 기능을 화끈하게 해준 것은 사실이며, 다만 국가경제를 파산지경으로 몰고 가는 것이 병이라면 큰 병이어서 러시아건 중국이건 이용만 해먹고 결국 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산업혁명 및 그 후의 기술발전으로 인하여, 귀족이 되어 사람들을 동물처럼 마구 부리는 것으로는 가장 잘사는 층이 될 수 없게 되었다. [발명-개발-생산-판매-자본회수-재투자-발명-개발-생산-판매-자본회수-재투자-…]의 경제사이클에 가장 능숙한 자들이 경제적으로 우뚝 서게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그러므로 근래 브레이크뉴스에 발표한 두 글들 즉,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513654&section=sc11&section2=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조언(Input)’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514974&section=sc11&section2=

 큰 땅, 작은 땅, 김현철 땅, 정유라 땅, 모기 땅

 

두 글에서 설명하였듯이, [발명-개발-생산-판매-자본회수-재투자-발명-개발-생산-판매-자본회수-재투자-…]의 경제사이클에서, 발명은 홀로 서는 유목문화의 서구 특히 미국에서 도맡아 하는 반면, 돈 버는 것은 코 대고 협동하며 춘하추동 사이클에 맞추어 농사를 지어온 농경문화의 일본-한국-중국이 하는 패턴이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나는 1996년에 펴낸 저서 백만 명 먹여 살리기’ (도솔)에서 분석하였고 이는 문화의 문제이므로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예언하였으며, 이는 사실인 것이 증명되어 그 동안 왔고, 거의 절대적 우월의식을 지닌 서구인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교정하느냐를 놓고 완전 고심에 빠져 있는 것이 현재 지구촌의 갈등구조이다.

 

이 동양삼국 중 일본은 문화 상 가장 서구에 가깝다. , 군국문화가 근간이다. 서구 특히 미국이 호랑이라면 일본은 살쾡이 같다. 육식동물적이다. 그리고, 그러므로, 홀로서는 성향이다(solitude animal). 그래서 일본의 과학기술 수준이 미국에 못지 않고 노벨상도 심심치 않게 타는 것이다. 이는 홀로 서는 문화가 없이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상술한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 게이트, 스티브 잡스 등은 철저한 solitude animal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회는 근본적으로 그런 문화를 지녔다. 그리고 천재가 나오면 사람들과 사회와 국가가 우르르- 돕는 문화를 가졌다. 그 것이 서구문명의 본질이다. 일본문화도 다분히 그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것이 일본을 번영케 만드는 요인이고 고로 일본은, 작은 기복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현대문명과 궁합이 잘 맞는 탄탄한 나라이다.

 

중국도 농경문화를 가졌으면서도 각자 홀로 서는 기질을 수천 년간 배양해온 나라이다. 이에 대하여 상기 칼럼  큰 땅, 작은 땅, 김현철 땅, 정유라 땅, 모기 땅을 일부 인용하자면:

 

그러므로, 중국에서는 부모들이 자식들, 특히 아들들을 정신적으로 거세한다. 아버지들은 꺼떡거리는 자식을 몹시 미워한다. 그리고 어려서 동네 애들을 때리고 들어온 아들을 어머니들은 반쯤 죽여놓는다. 그래서 중국 남자들이 웃기는 수준으로 순한 것이다. 꺼떡거릴수록 장하게 여기고 동네 애들을 패고 다니는 어린 자식을 은근히 대견히 여기는 한국 어머니들과 180도 반대다. 그 것만 알면 중국과 한국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 결과, 한국 남자들은 꺼떡거리는 재미에 살고 중국 남자들은 고개 숙이고 돈만 벌고 마누라를 공주처럼 모신다. 이에 대하여 내가 예전에 쓴 칼럼을 인용한다.

 

잘난 한국 남자들, 돈 잘 버는 중국 남자들  2011. 03. 06.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164248&section=sc11&section2=

 

그 칼럼의 끝 부분을 인용하자면, “미국 교포사회에서도 한국 남자들이 모이면 각기 얼마나 잘났는지는 과시하는 편이고, 중국남자들이 모이면 고개를 맞대고 돈 버는 데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는 일에만 골몰한다. 좀 듣기 싫게 이야기하자면, 한국 남자들은 왜 성질이 나면 아내를 두드려 팰 만큼 자신이 잘났는지를 증명하려고 인생을 사는 반면, 중국남자들은 아내에게 구박을 받거나 심지어 두드려 맞지 않기 위하여 눈만 비- 뜨면 돈 버는 일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이 인생을 살아간다.” (인용 끝)

 

그러므로, 현재 잘 나가고 있는 동양삼국 중 내가 가장 근심을 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 내지 한민족문화는 홀로 서는 것과는 가장 먼 문화이다. 조선왕조 시에는 같은 당파끼리 뭉쳐 상류층을 완강하게 구축하여 지켰다. 중국 일본은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엄청 개인적인 나라들이다. 다분히 홀로 선다. 애들도 어른들처럼 키우고 어른들처럼 대한다. 거의 애완동물 식으로 얼고 떨면서 애를 키우는 한국과는 거의 정반대이다. 한국기준으로는 상당히 냉엄하다.

 

일본 근대사는 서양 복사하기라고 볼 수 있다. 명치유신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서양 식으로 아이들을 홀로 서게 만든 것이었다. 당시 포고문의 요지는 대충 이러하였다: “우리의 고루한 계급주의적 일본식으로는 서양을 쫓아가는 것이 어림도 없다. 앞으로는 계급에 관계없이 교육을 실시할 것이며, 아이들은 부모의 신분과 경제력과 전혀 관계없이, 오직 개인적 두뇌와 노력으로써 무한경쟁적 경쟁을 통하여 자신의 신분을 형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     ©심상근

, 봄마다 밭은 갈아엎고 다시 모종을 하여 농사를 짓듯이, 세대마다 다시 갈아엎어 새로운 경쟁을 시작시킨다는 복안이었다. 그 결과 생긴 것이 소위 제1고보, 2고보 식의 명문고들과 동경대학이었고, 그 결과 수상, 장관 등은 대부분 극도로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천재 수재들은 가난한 집에 훨씬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들은 교과서적 성향이고 고로 권모술수나 정치에 서툴러 경제적으로 바닥에 깔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교육시책의 힘으로 일본은 미국과 맞서는 수준의 강대국이 된 것이다. 예수가 이룩한 홀로서기를 일본에서는 명치유신의 교육제도가 달성하였었다.

 

한반도를 식민지화한 후 일본은 자신들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이식하였고, 경기고, 서울고 식의 명문고들과 경성제대(서울대)는 돈은 잘 못 벌지만 머리는 좋은 천재 수재들을 양성하여 국가운영에 포진시켰다. 대한민국의 소위 한강의 기적은 국민 모두가 노력을 한 덕분이지만, 그러한 인재들이 선두를 섰던 것에 크게 덕을 입었다. 경제성장의 첫발은 어차피 복사하기이고, 미국의 것들을 복사하려면 영어에 능통하고 머리 회전이 빠른 수재들이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뿐 아니라 삼성 LG 등의 선발대는 거의 모두 그러한 교육엘리트들이었고, 그들 대부분은 가난한 집 출신들이었다. 내가 1962년에 서울공대에 입학했을 때, 아마 80% 이상이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갈아엎고 다시 시작하기는 한국 내지 한민족 문화에 100% 역행한다. 그러므로, 요즈음은 서울대 학생들이 대부분 부모를 잘 둔 유복한 집안 출신이라고 하는 것을 나는 당연히 여긴다. 물은 결국 아래로 흐른다. 문화는 결국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러므로 서두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늘 한국일보 기사에서 의사끼리 변호사끼리 그들만의 웨딩부제로는 [고소득 고학력 동질혼확산] 운운의 기사가 나온 것이다.

 

지난 5년여 간 내 딴에 기여한답시고 정치분석에 풀타임으로 골몰하고 수많은 글을 쓰다가 최순실 사태에 닭 쫓던 개 모양이 되어 속된 표현으로 멍 잡은 심정이 된 후 나는 최소한의 분석을 제외하고는 글도 더 안 쓸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하였다. 그리고는 그 이전 35년 간 살았던 대로 이공계인의 본분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발명과 개발에 혼을 쏟고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장수롤러그리고 장수롤러침대컨셉이다.

 

그에 관련하여 침대회사를 방문하기 위하여 근래 경기도 광주에 내려갔었다. 한국은 실제로 미국보다도 더 살기가 좋아진 면이 다분하다. 그래서 이민자 수효보다 역이민 수효가 더 많아진 지도 오래되었다. 특히 전철시스템은 아마 세계는 둘째 치고 우주에서 가장 발달된 것 같다. 화끈한 한국사람들 기질을 느낄 수 있는 것 중에는 삼성과 현대의 세계적 성공도 있지만, 전철 시스템도 그 중 하나다. 특히, 나는 만 73세이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줄넘기를 2천 번 하는 체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전철의 계단들이 무섭지가 않다. 실제로 나는 두 세 시간 전철을 타는 경우에도 앉는 적이 전혀 없다. 앉는다면 그날 몸이 아주 안 좋은 날이다.

 

인천 서쪽 끝에 살므로 경기도 광주 가는 것이 예전으로 치면 큰 일에 속할 것이었다. 그러나 공항철도를 타고 두어 정거장 가서 김포에서 9호선 급행으로 갈아타면 인천에서 서울 동부까지 순식간에 갈 수 있다. 헬리콥터 다음으로 빠를 것이다. 그리고는 신분당선과 광주-여주 행 경차까지 이어져서, 가히 빨리빨리화끈한 한국인 기질의 덕을 보게 된다.

 

광주역에 내리니 바로 앞에 택시들이 서있었다. 한가한 광주 길을 따라 한가한 지역에 위치한 침대회사를 찾아가노라니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썬글래스를 낀 내가 차에 오르자 그 아저씨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대뜸, 미국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미국에 35년 간 연구원으로 살다가 10년 전쯤 귀국하여 국적을 회복하였는데, 예전에는 이런 차림을 한 적이 없었고, 다만 환갑이 넘고 나이가 들어가니 더욱 마음이 젊어져야 되겠다는 생각에 머리도 미장원에 가서 볶고 차림새도 30-40대 뺨치게 일부러 젊게 하고 다닙니다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런 식으로 묻는 말에 답하는 식으로 서울공대를 1962년에 입학하여 공군 사병 복무하고 북학하고 1969년에 졸업하고 유학 가고,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아저씨는 대뜸 부잣집에 태어나셨겠군요, 서울대를 들어가신 것을 보니.” 하였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집은 엄청 가난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서울대 들어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가난한 집 출신이었어요.”하니,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물었다. 그래서 머리만 좋고 열심히 하면 소위 일류 중학교 고등학교를 갔고, 그런 애들만 모아서 어렵게 가르치니 자연이 서울대에 많이 가게 된 거지요. 당시는 물론 가정교사니 과외니 이런 것들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모두 천재 수재들만 모여 공부하는데 왜 그런 게 필요하겠어요?”하니, 그 아저씨는 뭔 소리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어 하였다. 잘사는 집 아이 아니면 서울대 가기가 힘든 것이 요즈음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래, 침대 회사는 왜 가시는 겁니까?” 묻길래, “나이가 들수록 할 일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건강도 잃습니다. 그래서 요즈음도 발명 같은 것에 골몰하는데, 근래 장수롤러침대라는 것을 발명하였고 그래서 침대회사를 한 번 찾아가 보는 것입니다. 제 이름이 심상근인데 다움에 검색하면 시범하는 동영상도 떠있습니다. 기사 아저씨도 이렇게 일을 하시는 것이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계속 일을 해야 해요. 그래야 심신이 유지되지 아니면 폭삭 하기 쉽습니다.” 하니, “그렇지 않아도 종일 차만 타고 다니므로 매일 만보씩 걷고 있습니다.”하길래 나는 큰소리로 감탄을 하고 칭찬을 해주었다: “한국사람들은 과로하고, 게다가 여가는 모두 몰려다니는 데 시간을 쓰므로 건강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몰려다니면서 서로 자랑하고 그러므로 더욱 경쟁적으로 돈 버는 것에만 치중하고, 돈 가진 순서로 계급사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선왕조 시절과 다른 바가 거의 없습니다. 신분 대신 돈으로 계급사회를 만들고, 예전에는 신분을 지키느라고 골육상쟁이었는데 이제는 돈 많은 순서대로 계급을 만들어 그 것을 지키느라고 모두가 야단법석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랬다.

 

정치는,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인간들의 행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 왕정에서부터 현대 정치까지 대충 훑어본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한국일보기사에 난대로, 한국은 조삼모사 식으로 한 계급시스템이 다른 계급시스템으로 둔갑한 것일 뿐, 국민들의 총체적 행복을 극대화하는 데에는 별로 성공하지 못한 것이 한국의 경제발전 상황인 듯하다.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한 나라는 천재 수재들을 올려주어 발명을 하게 하고 국가와 기업들 등의 운영을 맡기어 나라를 가장 잘사는 국가로 만들어 놓고 그 혜택을 국민 전체가 향유하는 것일 게다. 이를 선진국가의 정의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상태에서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알콩달콩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국가운영시스템일 것이다. 그 대신, 계급문화만이 발달되어, 나라는 못 살게 되더라도 나와 내 가족과 내 자손만이 잘살게 되면 된다라는 식이 되면 나라는 점점 더 가난해지고 인생경쟁만 치열해지고 세상이 각박해질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반만년 역사에서 모처럼 잘살게 되었지만, 벼락부자 티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필자/심상근. 미 버클리대 박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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