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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암살 다룬 장편소설 '신의 속삭임' 출간

[단독 인터뷰]김정은 암살그린 소설 쓴 소설가 하용성

배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17/02/24 [17:17]
▲ 현직 기자로서 장편소설 '신의 속삭임'을 출간한 하용성 작가가 인터뷰를 하며 소설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 배종태 기자

 

현직 기자가 남북 통일국가 초대 대통령 김정은 암살을 배경으로 쓴 픽션 장편 소설 '신의 속삭임'(작가 하용성, 행복우물)이 최근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가 하용성(일요신문 기자)은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지적에 그의 반응은 “허무맹랑 하다고요? 현실이 더욱 기가 막힙니다"라고 응수했다.  소설 '신의 속삭임'은 남북 통일 후 초대 대통령이 된 김정은 시해사건을 소재로 해 주목을 받았지만, 숨은 주제는 따로 있다.

 

작가이자 기자인 하용성은 "스릴러, 추리, 판타지, SF, 정치, 구도 등의 흥미요소가 마치 하나의 부품처럼 소설의 스토리를 구성하도록 노력 했다”면서 “'신의 속삭임'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국가 고려연방공화국 초대 대통령이 되는 예상치 못한 기발한 착상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기독교 등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우리사회 주류 종교의 기득권층과 친일 및 수구 세력에 대해 비판하고, 그 대안을 찾아 보려고 시도했다”며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장르의 픽션 소설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소설을 쓰게된 동기를 밝히면서 보여준 그의 인생궤적도 이색적이다. 하용성은 청년시절 프로뮤지션으로 아티스트(Artist)의 길을 걷다가 이후 언론계에 입문, 10여 년간의 경험을 쌓은 베트랑 기자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기자생활은 ’신의 속삭임’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면서 “이 기간 자신의 내부에서 고스란히 농축된 관념이 진화되어 소설을 쓰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녀작 ‘’신의 속삭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의 속삭임'의 작가 하용성을 만나 책과 그 자신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픽션 장편 소설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계기는 명료하다. 현 단계에서 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로 보면 된다. 거기에다 굳이 ‘특별’이란 수식어까지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원하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게 바로 계기가 됐다.

 

-북한의 김정은을 소재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어떤 책인가?

▲‘재미를 위해 창작된 명백한 허구’다. 주된 소재가 보기에 따라 말도 안 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른바 ‘북한 김정은을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하는 통일국가’라는 게 전혀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남북 정치권의 합의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 이와 같은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끌어다가 대입한 게 바로 <신의 속삭임>의 특징이다.

 

-착상과 상상력이 기발하고 흥미롭다. 어디에서 동기를 얻었나?

▲동기는 따로 없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꽤 오래됐다. 내가 음악활동을 할 때에 이미 이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을 했다. 물론 당시엔 통일국가의 대통령으로 상상한 인물이 김정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망했다. 그래서 훨씬 젊은 김정은이 이를 대신하게 됐다. 오히려 이게 더욱 많은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소설이 다루는 주제와 메시지는 뭔가?

▲기독교를 비롯한 주류종교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가했다. 많은 교인들에게는 미안한 얘기가 될지는 모르나, 현존하는 주류종교들이 그 태동이 오래된 까닭에 모순을 가득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여겼다. 수구세력, 그리고 여전히 잔존하는 친일세력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공격은 덤이라고 보면 된다. 소설 <신의 속삭임>이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에는 아주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많이 허접하지도 않는 수수한 평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재미는 있을 것이다. ‘재미 추구’와 ‘메시지 전달’이라는 두 개의 갈림길에서 전자에 더욱 무게를 두고 집필한 게 장점 혹은 단점이 됐는지 아직은 모른다. 이는 오로지 독자들이 평가하고 판단할 몫이다.

 

-새로운 장르를 추구한 소설이란 얘기와 함께 다소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완벽하게 새로운 장르라는 표현은 과분한 찬사다. <신의 속삭임>이 스릴러, 판타지, SF, 정치, 구도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다 보니, 출판사 측에서 이를 장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수식어다. 어느 한 장르가 특별히 두드러지지도 않으면서 절묘하게 함께 배합됐다는 게 출판사 관계자의 평가이긴 하다.구조는 나름대로 독특하다고 자평한다. 우선 ‘여는 글’과 ‘닫는 글’을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게 소설 속에다 완벽하게 끌어들였다.

 

두 개의 주된 플롯이 씨줄과 날줄 처럼 서로 교차하면서 스토리가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가장 주된 특징은 소설의 스토리가 33장의 본문이 끝나고 이어지는 네 개의 에피소드들로 인해 퍼즐처럼 맞춰지며 모두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반전의 상당부분이 여기에 담겼다. 무엇보다 <신의 속삭임>을 집필하면서 ‘다시 볼 때 더욱 재미있는 영화’, 바로 이와 같은 소설을 쓰자는 각오로 임했다. 이런 내 의도가 소설의 구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고 보면 된다.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

▲속도감이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생략한 것과 더불어, 내용 전개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을 지면에 담았다.애초 집필 당시에는 등장인물들 간의 로맨스를 비롯해, 종교적인 서술이 지금보다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너무 복잡하고 진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내용의 상당량을 들어냈다. 일부 독자들은 종교적인 내용이 다소 부족한 점에 아쉬움 또는 비판을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신의 속삭임>이 재미를 추구하는 대중소설인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다른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이르러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잇달아 펼쳐진다는 점은 독자들에게 많은 흥미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본다.

 

-10년 넘게 언론인으로 활동한 경험이 이 소설의 밑바탕이 됐다고 하는데...

▲10여년에 걸친 이른바 ‘종이밥’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문지, 지방일간지 등을 거쳐 현재 일요신문 부산경남본부장을 맡고 있다.모든 삶의 방편은 기본적으로 ‘비지니스’라고 생각한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보도활동과 더불어 대부분 이를 병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소속 매체가 커짐에 따라 그 중심축이 언론 본연의 일로 더욱 많이 옮겨지게 됐다. 그러다보니 이에 맞물려 내 관념도 역시 진화를 거듭했다. 이게 일차적인 밑바탕이 됐다. 또 다른 하나는 다름 아닌 ‘루틴’이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게 어느덧 마치 타고난 천성인양 새로운 습관이 됐다. 바로 이 습관이 어느 시점에 이르자 소설을 집필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연결됐다.

 

-언론계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음악활동을 했다고 들었는데...

▲음악활동 시절은 내게 ‘아름다움’과 ‘추함’을 함께 전해줬다. 달리 표현하자면 비록 가슴은 뜨거웠으나 몸은 그 뜨거움에 응답하지 않았던 날들이었다. 정상급 프로뮤지션, 정확히 말해 유명 록가수를 꿈꾸며 평탄한 길을 마다하고 도전했으나 원하던 곳에는 이르지 못했다.무엇보다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 그게 어떤 분야든 선두에 서려면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양의 피와 땀이 요구됐으나, 난 그러질 않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젊은 나날을 음악을 향해 몸을 던진 것을 후회할 록커는 아마 없다고 본다.

 

-소설에 대한 도전을 완전히 새로운 시도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

▲뭔가를 만드는 것은 그게 뭐든 대동소이하다. 곡을 만들거나 기사를 쓴다는 것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창조적인 작업이다. 모방이라는 양념이 일부 첨가된다는 점도 유사하다. 다른 부분은 기사작성과 작곡 등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마무리되는 것에 비해 장편소설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 정도다.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건 항상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런 작업에 매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

 

-마무리 말을 하자면?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쓰는 동안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다는 점이다.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를 시도하면서 이처럼 진지했던 적은 처음이다. 혼을 담아야 한다는 각오로 임했다.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과연 여기에 혼을 담았는지를. 하지만 자신 있게 대답하지는 못했다. 늘 그렇지만 뭔가 조금은 아쉽다. 분명 앞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다. 그때는 앞서 언급한 질문에 대해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대답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 화제의 신간 '신의 속삭임'     © 배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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