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진영의 ‘한나라당 이간질’ 성공할까?

박근혜-이명박 분열에 올인···자충수 가능성 있어

김주년 기자 | 기사입력 2006/09/04 [15:54]
 
▲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 ⓒ프리존미디어 db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집권세력의 계속되는 자충수로 인해 정권 연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좌파진영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을 분열시켜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몇몇 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내 일부 인사들을 겨냥하며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일부 극좌 매체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근거한 ‘이명박-박근혜 분열설’과 ‘노무현-이명박 연대설’, ‘박근혜-김대중 연대설’ 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좌익세력의 조직적인 승부수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좌익세력, 이명박-박근혜 분열에 올인하나

친노-극좌 인터넷매체인 ‘데일리서프라이즈’는 ‘박근혜-이명박 지지자 “된장녀-노가다” 비방전 과열’ 이라는 제목의 4일자 기사를 통해 박 전 대표를 된장녀로, 이 전 시장을 노가다로 비하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양측 지지자들 간 감정싸움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에는 ‘6.25 당시 미군의 참전으로 인해 적화통일이 실패해서 아쉽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한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한때 고정필진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역시 극좌 언론인 ‘오마이뉴스’는 3일 ‘자꾸 나오는 노무현-이명박 연대설... 왜?’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두 사람의 연대설이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나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의 진원지가 어디이며, 그런 주장이 나온 구체적 근거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기사 중간에서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은 박근혜-김대중 연대설의 부산물”이라고 언급했으나 박근혜-김대중 연대설의 근거 및 진원지에 대해서는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난달 18일 주간지 ‘뉴스메이커’는 ‘노무현 최후의 대권카드는 이명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노무현-이명박 연대 시나리오가 부상하고 있고, 차기 대선이 박근혜·고건·이명박의 3파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는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 의원으로부터도 감지됐다. 여당 내에서 극좌 성향으로 분류되는 장영달 의원은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였던 지난 7월 22일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을 향해 “이재오 동지가 변화 가능성이 없는 한나라당에 머문다면 어떤 일도 못하고 시간과 정력만 낭비하게 될 것이므로, 2007 민주세력 국민대연합운동에 함께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손을 내밀었다.

당사자인 한나라당 “분열은 없다”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의 당사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일축한 바 있다. 이 전 시장 진영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지난달 18일 <프리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시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대설은 어떤 실체도 없는 헛소문”이라고 선을 긋고 “한나라당 내부를 이간질하기 위한 집권층의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시장 본인도 노무현 정권과의 연대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3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이 전 시장이 탈당할 수도 있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려는 음해성 정치공작”고 말하고 “자꾸 변명하면 말려들까봐 이야기를 안 하니까 그런 공작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며 쐐기를 박았다.

한나라당 내부 인사들도 당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낸 김영선 의원은 지난 7월 정치웹진 ‘프리존’(www.freezone.co.kr)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분열 가능성은 항상 소폭으로 존재하겠지만 위험수위를 넘어서 현실적으로 당이 깨지는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분열이 되려면 확실한 컨텐츠와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 능력이라면 집권을 하는 게 훨씬 쉽다”고 언급, 당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소장파의 대표 인사인 남경필 경기도당 위원장도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분열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수요모임과 소장파가 앞장서서 저지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당 외부에서도 “한나라당 분열은 안된다” 한목소리

원외에서도 한나라당의 분열을 막겠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파 진영을 대표하는 논객 중 한 명인 월간조선 조갑제 전 대표는 3일 칼럼을 통해 “한나라당내 경선은 치열하게 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패자가 승복하고 승자는 패자의 역할을 만들어준다는 약속을 사전에 할 필요가 있다”며 “승자는 대통령 후보가 되고 패자는 국무총리를 맡는다는 약속을 한 후, 대통령은 안보와 외교를 맡고 내치(內治)는 국무총리에게 거의 전담시키면 된다”며 ‘공동정권’을 위한 권력분점 방법을 제안했다.

박근혜-이명박 양측 지지자들의 감정싸움이 두 사람을 이간질하기 위한 친노-좌익세력의 공작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파’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3일 정치웹진 ‘프리존’ 게시판에 “요즘 노빠들이 양 진영을 오가면서 서로 이간질 시켜서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이간질시켜 다음 대선에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명박-박근혜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 숨어있는 위장세력들을 분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네티즌 ‘정세분석’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당내 후보경선에 참가했다가 패배한 경우 대선참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유력한 후보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한나라당에게는 큰 축복”이라고 전제하고 “결국 내년 중반경에 있을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이 참가신청을 하는 순간이 대한민국이 좌익세력으로부터 정권을 되찾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분석, 대선후보 경선이 성공적으로 열리는 그 순간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도 사라질 것임을 시사했다.

좌파들의 ‘한나라당 이간질’은 자충수?

현재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각종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를 제치고 1, 2위를 다투고 있다. 따라서 좌파 진영은 한나라당 소속 유력 대선후보들이 따로 출마하게 함으로서 이인제 의원이 단독출마를 감행했던 지난 97년 대선의 복사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좌파 진영의 이런 시도가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이인제 학습효과’를 경험한 범 한나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당의 분열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좌파 진영의 공작에 의해 박근혜와 이명박, 두 우파 정치인의 내분 양상이 거듭 거론될수록 이들 두 명 모두 인지도를 높이며 차기 대선구도를 양분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하며 극심한 상실감에 빠진 우파 진영의 표심은 결국 한 곳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결국 노무현 세력과 코드가 맞는 극좌 정치인이 부상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좌파 진영은 한나라당을 분열시키는 데도 실패한 채 우파의 외연만 확장시켜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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