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차베스를 만나러"

- 굴욕의 방중(訪中)열차 -

오정인 소설가 | 기사입력 2006/08/30 [15:49]


 
압록강을 넘은 북한의 특별열차에 탄 김정일은 착잡 했을 것이다.나는 주시했었다.

김정일이 중국의 이번 명령과 같은 충고를 무시하고 중국엘 가지 않는데 51% 의 확률을 주었다.

그러나 김정일은 나의 예측을 여지 없이 깨고 그의 특별열차에 기어코 몸을 실은건가?

김정일은 북한에서 누가 뭐래도 혼자 절대 신(神)이다.

그러나 벼랑끝에 매달린 외로운 신(神)은 이제 현실에 타협하는 인간으로 스스로 추락하고 말았다.

압록강 철교를 넘으면서 김정일은 부르르르 신(神)으로서의 마지막 탈을 벗기위한 몸부림을 치면서 가슴속으로 처절한 오열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 순간 김정일로서는 절대 군주, 불세출의 영명한 장군, 절대 신으로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던 것이다.

압록강 철교를 건너는 김정일의 특별열차는 곧 중국에의 굴욕적인 복종이고 그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

베네주엘라의 챠베스 역시 중국의 권고를 받아 들였을 것이다.

중국을 들렀다가 공산주의 국가의 마지막 남은 위용을 보이고 궁지에 몰린 김정일동지에의 의리와 구출을 위해 북한에 가겠다고 호기롭게 선전했던 베네주엘라의 차베스는 중국의 충고에 의해 북한행을 보류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시 또 말하지만 중국은 중국을 위해 미국을 택했다.

지금 중국으로서는 낯설지만 가슴뛰는 미국과의 새로운 밀월(蜜月)의 분위기를 아직은 깨뜨릴 이유도 생각도 없다.

비록 누구에게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아 보이는 한시적인 계약상의 관계일지라도 .

그래서 중국은 차베스와의 중국을 위한 원유 확보협의를 끝내고 북한으로 가려는 그를 말렸다.

순전히 미국의 ´심기를 살펴서´였다.

지금 이런 예민한 시기에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게 전혀 없다.

차베스가 평양에 가서 김정일과 담대한 배치기 포옹을 하면서 공산주의와 김정일의 무너진 체면을 조금이나마 세워주려던 공산주의식 특별 이벤트는 그대로 미국을 화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차베스를 베이징에 붙들어 놓고 김정일을 불렀던 것이다.

그 정도는 미국으로서도 드러내놓고 말 할 수는 없으리란 생각에서다.

중국의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노력은 차라리 눈물겹기까지 하다.

북한의 김정일이 또 중국의 말을 무시하면 중국의 체면은 그야말로 이제는 회복불능으로 추락한다.

그래서 중국은 김정일을 가장 강한 몇 개의 주먹으로 눌러야 했다.

핵실험을 하면 이제 중국과는 끝장이다.

중국은 김정일을 더욱 압박해 갔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김정일은 치욕의 압록강을 건너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특별열차에 주인은 타지 않았을까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김정일로서는 차베스를 평양에서 만나고 기세좋게 미사일계약도 하고 원유공급 약속도 받아내고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형제애도 과시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핵실험에 대한 위협의 긴장감도 늦출 필요없이 미국과 한국에 공포 분위기도 계속 끌고 갈 수 있었으면 그나마 땅에 떨어진 그간의 김정일의 영원한 신으로서의 체면은 많이 회복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일은 그런 위상의 전환이 너무도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이제 그 좋았던 신(神)의 날은 더 이상 김정일에게 남지 않았다.

그만큼 북한 내부의 상황이 심각하게 처절했다.

고집이나 반항해 볼 바늘구멍만큼의 여유도 북한 김정일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중국의 호통과 권유에 마냥 뻣대고 있다가는 차베스도 베네주엘라로 돌아가 버릴수 있다.

썩은 새끼줄이라도 잡아야 하는 김정일로서는 차베스를 만나러 중국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미사일은커녕 전투기 몇 대를 띄울 기름이라도 차베스에게서 약속받아야 한다.

그동안 죽자고 개발해 놓은 미사일도 팔고 계약금이라도 받아와야 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중국조차 외면하는 이즈음에 똥고집 부리다가 차베스조차 놓치면 이젠 정말 막막하다.

백두산의 영기를 받은 영명한 장군님, 절대 신(神) 김정일은 굴욕과 타협의 세상으로 이제 스스로 하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임시방편으로라도 중국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그래 며칠만 참아내자. 그러나 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결코 핵실험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우선은 얼마간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차베스로부터의 은전을 먼저 챙기자.

그리고 두고보자. 이 수모를 결코 잊지 않는다.

미국도, 중국도 세계도 놀랄 김정일식 핵실험은 더 빨리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곧 이 지구상의 더없이 잔혹한 폭정의 신으로 복귀할 것이다.´

라고 김정일은 분노로 터지려는 가슴을 누르며 더욱 야멸차게 결심했을 것이다.

그렇게 입술을 깨물며 압록강의 푸른 물에 치욕의 눈물을 섞어 감추면서 김정일은 차베스를 만나러 중국으로 향했을 것이다.


2006년 8월 30일

[소설가 오정인] http://blog.chosun.com/blog.screen?userid=ini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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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基督山伯 2006/08/31 [02:56] 수정 | 삭제
  • 흥미 있는 가정입니다만 . . .
    북한의 무기수출이나 무기개발에 관한 일체의 물자 수송과 금융활동 (돈거래) 이 전 세계적으로 봉쇄됀건 아시고 이 소설을 쓰신건가요?

    돈이야 현금가방으로 해결된다지만 물자 수송은 트럭이나 기차로 육로를 이용해서 제삼국에 보내서 거기서 국적도 세탁하고 물건 내용도 다른 물건으로 위장한후 배에 태워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뿐 아니라 육로수송은 중국과 러시아외에는 길이 없는데다가, 러시아와 중국이 이걸 해 줄가요?
    김대중씨와 노무현씨 두사람이 밀수선이나 판문점을 통해 물건을 남한으로 밀반입해서 남한제 수출상품으로 위장해서 배달하는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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