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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 표절 법정공방 中, 『네티즌 재판부』의 판결은?

[박철성의 핫 키워드] 최종림 작가 "이럴 수는 없다. 분하고 억울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

박철성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6/12/06 [08:52]


1300만 관객2015년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2016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암살의 표절 법정공방이 진행 중이다. 네티즌 재판부는 어떤 판결을 내릴까? 사진은 영화 암살 포스터.

 

최종림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암살(2015722일 개봉, 감독 최동훈)당한 것일까소설가 최종림이 영화 암살측을 상대로 제기한 표절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 부장판사 김현룡)에서 패소했다. 사건은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등장인물 설정 등 추상적인 부분에서 유사한 점은 인정된다."면서 "그런데 구체적 표현양식에서는 다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림은 같은데 다른 색깔이 많다는 게 재판부 얘기였다.

 

이에 대해 당시 최 작가는 "이럴 수는 없다. 분하고 억울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면서 "수년에 걸쳐 집필한 나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영화 암살이 무단 도용했다. 당연히 항소할 것"임을 밝혔다앞서 최 작가는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작가 최종림은 내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무단 도용한 영화 암살 측의 작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면서 꼭 벌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방송 캡처)

 

 

최근 최종림 작가를 만났다그는 우리나라에서 지적 재산권, 저작권 등을 거침없이 도용하는 무리가 무전유죄 유전무죄인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을 뼛속까지 경험했다면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 친구들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변호사 선임을 했고 고등법원에 항소했다고 덧붙였다. 최종림 작가를 응원하는 동아리의 신성찬 대표는 영화 '암살'은 최종림 작가의 '코리안 메모리즈'100% 도용한 것이라면서 지난 서울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 천천히 충분히 심리하자'던 재판부 태도가 돌변, 황급히 판결 선고공판을 했다. 재판부의 기각판결 내용문은 영화 '암살' 측 변호인의 주장과 글의 순서까지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법정에서 채택된 증거물을 공개한다. 독자 여러분과 네티즌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pcseong@naver.com

 

법원 증거물 공개!!!

 

법원 증거물로 채택된 암살의 도용 흔적을 밝힙니다.

 

독립투사 거구 김구와 합류하다!

 

코리안 메모리즈에서는 김창숙 선생이 좀 더 적극적인 독립저항운동을 위하여 임시정부의 김구 선생과 합류합니다.

 

한편 '암살'에서는 김원봉 선생이 마찬가지 이유로 임시정부의 김구 선생과 합류합니다.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25페이지 7~20:

 

", 선생님께서 중국으로 오신 건 참 잘하신 일 같아요. 사분오열한 채 지쳐 쓰러져가던 임시정부가 노구를 이끌고 오신 선생님 한 분으로 신기하게 모든 것들이 다시 생기 충천해졌어요.“

 

현두는 자신의 부친에 대해 그녀가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누구보다도 백범 선생님이 아주 반가워 하셨지요. 만군을 얻은 듯 힘을 내셨으니까요. 백범 선생님께서는 그분을 다시 한 번 임시정부를 일으켜 세울 최후의 동반자로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으시죠. 중경에 있는 광복군들도 그렇구요.“

 

여운형이 조직한 건국동맹에서는 재작년에 현두의 부친인 심산 김창숙을 남한 책임자로 추대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김창숙은 그것을 마다하고 일본 경찰의 경계가 느슨해지는 틈을 타, 상해 임시정부로 왔던 것이다. 그녀는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하는 '암살'에 나오는 일본 대사관 직원의 대화 중 하나입니다 :

 

조선놈들은 같이 서로 안 뭉치는 족속이잖아. 그런데 김구, 김원봉이 합작을 해서 경성에서 암살작전을 벌인다.”

 

이 두 사람의 공식적이고도 조직적인 결합은 소설 전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이는 역사적인 사실이 아닌, (최종림) 작가의 문학적인 픽션입니다. 우리 역사에는 심산 김창숙이나 약산 김원봉이 암살 저격조를 만들기 위해 김구를 임시정부로 찾아간 적이 없습니다.

 

 

 

일본 민간인 살상을 금하다

소설과 영화 모두 일본 민간인은 저격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32페이지 14~15:

 

더욱이 중경을 떠나올 때의 밀명은 의열단원의 거사와는 달리 될 수 있는 대로 일본인의 살상을 피하라는 것이었다.

 

'암살'에서도 피치 못할 때는 민간인, 일본 민간인을 죽여도 되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시 민간인을 죽이지 말라고 명합니다.

 

 

 

기이한 불문학 용어 데카당스도용!

 

'암살' 측의 영화에는 데카당스라는 말이 나옵니다. 데카당스라는 단어는 프랑스 현지에서도 불문학 사상 사조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회화용어가 아닙니다.

 

이런데도 이 단어를 소설에 도입한 것은 극히 본 작가의 개인적인 의도였습니다.

 

16세기 스페인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자신의 작품에 자화상을 그려 넣었던 것처럼 작가라면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희귀한 이 단어는 프랑스 사상을 공부한 본(최종림) 작가는 대전 전후 황폐한 사회상속에 프랑스 젊은이들의 자포 자기한 생각을 대변하는 주요한 사조의 하나로 본 작가 소설에 상해 프랑스 조계지 이야기 장면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본(최종림) 작가가 써놓고도 너무 이색적인 단어가 엉뚱하고 어색하여 몇 번이나 표현을 바꾸려 하다 깜박 잊고 그냥 둔 부분이었습니다.

 

1930년대 독립투사가 프랑스 전문 문학 용어를 이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객관적인 차원에서 그 시대 독립군이 사용할 수 없었던 용어입니다.

 

소설에서는 황보린이 상해 조계지에서 프랑스 학교에 다닌 연하의 남성 독립군에게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암살'에서도 데카당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96~97페이지, 8S-scene #2):

 

황보린 : “그런 것 있잖아요. 데카당스같은 거요. , 동이 씨는 상해 조계에 있을 때 그곳 불란서 학교를 다녔지요하지만 그런 말 모르겠네요. 퇴폐주의그런 말은 뭐 불란서그곳에서는 낭만주의와 초현실주의 그 중간쯤에 데카당시즘이라는 그런 몽롱한 생각들이 있었나 봐요. 그것맘에 들어요.”

이동이 :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 저는좋은 시절이 오면 불란서로 갈 겁니다. 〔…〕

 

'암살'에서도 이 단어가 독립군의 대사에 똑같이 이입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암살' 측은 '암살'과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는 글자 한 자도 같은 것이 없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decadence : n.f. 여성명사

1. 파손, 폐허화 2, 조락 3, 퇴폐

[] (건물 따위의) 파손, 폐허화

(사회·문화 따위의) 쇠퇴, 조락(凋落) (= affaiblissement, declin)

decadence d'une civilisation 문명의 쇠퇴

(풍속·문화·예술의) 데카당스, 퇴폐 (= degradation)

decadence des arts 예술의 퇴폐 쇠퇴기

mœurs dissolues de la decadence 쇠퇴기의 문란한 풍속

 

 

 

(최종림) 작가의 작품을 도용이나 모방하지 않고는 특정 장소 사람들이 그런 특이한 사상 풍조를 가졌다고 똑같이 말한다는 것은 확률 상 불가능합니다.

 

 

명복을 비는 두 독립투사

 

소설에서 평소 심산 김창숙을 의지해 오던 김구는 눈물 어린 심산을 지켜보는 가운데 심산은 초에 불을 붙이고 정안수를 떠올려 놓고 저격조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독립군과 임시정부의 두 지휘관의 의무와 책임들을 묵묵히 처리해오던 두 사람은 극히 인간적인 자신들의 슬픔을 토해냅니다. 영화에서는 동일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42페이지 scene#1790페이지, 7S-scene # 1 (scene # 35) :

 

중경 연화지 임시정부청사 2층 사무실 창문 안 이른 새벽

 

[]김창숙 자로 잰 듯한 동작으로 동쪽 벽에 놓인 단상으로 가 굵은 초에 불을 붙이고 정안수 그릇 뚜껑을 연다.

 

[]사방이 조용하고 촛불만 흔들리는 모습. 엎드린 김창숙의 옆으로 백범.

김창숙 : "아까워서. 아까워서 말이오."

 

이 장면들 역시 '암살'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김구 : "미안해. 내가 미안합니다."

 

 

♦본지 뉴스 제작진은 네티즌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겠습니다. pcseong@naver.com

 

*필자/칼럼니스트 박철성<다우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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