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남성들, 역성차별 받고 있다"

<이색주장> 이경수 한국남성협의회 회장

이강혁 기자 | 기사입력 2006/08/19 [13:04]

정·관·재계를 막론하고 '여풍(女風)'이 거세다. 말 그대로 사회 각계각층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때문에 보수단체 일각에서는 남성들의 권익이 무너지고 있다는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낸다. 여풍이 거세지면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이는 가부장적인 우리 정서상 가족의 해체를 야기하고 있다는 논리다. 여성계를 중심으로 억측이라는 반박이 만만찮아 논란의 불씨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 같은 맥락에서 한국남성협의회 이경수(58) 회장이 이색주장을 펼쳐 이목을 끌고 있다. 여성들에 대한 각종 혜택으로 남성들이 역성(性)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이경수 회장은 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8월2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남성협의회 사무실에서 이경수 회장을 직접 만나 그의 주장을 들어봤다.

▲이경수   한국남성협회의회 회장  © <펜그리고자유db>

이경수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성매매특별법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며, 명백한 인권탄압적 법률"이라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모았던 인물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남성들만의 순수 시민모임인 '한국남성협의회' 회장에 지난 1999년 취임한 이후 여성가족부에 대한 정부조직법 위헌신청, 국군간호사관학교가 남성 입학을 제한 것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 남성의 역성차별에 대한 주장으로 대외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다음은 이경수 회장과의 일문일답.

사회 곳곳 '여풍'…여권 높아지고 남권 제약?

-성매매특별법의 경우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 남성들에 대한 역차별적 발상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지 않는가.

▲물론 성을 사고 파는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과연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과정이 단순히 성매매 근절에 대한 것인지 의문이다. 기존 성범죄에 관한 법률에 가중처벌 등의 조항을 삽입해 기존 형법을 보완하면 되는 사안을 특별법까지 만들어 시행한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남성의 사회활동을 좁아지게 하고 여성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판단이다. 남성의 존엄성이 상실되고 남성의 가치가 희박해 지는 것이 오늘날 남성들의 현실인데 정부가 너무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를 들어 여성계의 목소리만 대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성매매특별법은 한국 남성 모두를 예비 범죄자로 보는 명백한 인권탄압이다. 여성들의 시각에서 본 남성들에 대한 역차별적 발상으로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남성단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남성 옹호 주장을 편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단적으로 3d업종 종사자 98%가 남성이라는 통계처럼 가족을 위해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남성 가장이 대부분이다. 온갖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평균수명까지 8년 이상 여성보다 적게 나타날 정도로 남성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남성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정책적 여성 지원 확대되며 남성은 역차별"

▲직장인     ©  <펜그리고자유db>
남성 권익과 성의 가치에 대한 강력한 옹호 발언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권익이 높아지고 남성의 권익이 제약받으면서 일부분 가족 붕괴의 원인이 되고 있고, 출산율의 하락 역시 이 같은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양성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계 목소리 듣기에 급급한 정부가 군가산점제와 같은 몇 안되는 남성 혜택까지 없애면서 여성 인권법 만들기에 치중하는 사이 남성들은 직장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 버렸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역성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로 나온 것인가.

▲한국 남성들은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단순히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에서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지원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남성 실업자가 늘어나고, 사회활동의 기회도 좁아지고 있다. 매맞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단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면,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사회에서 차별적인 법률의 제정과 제도의 창설로 사회 전 영역에서 여(女)권의 신장은 놀라울 만큼 성장했다. 각종 국가고시를 여성이 독점하는 시대가 도래했을 정도다.

소방관만 예를 들어도 남성들의 역차별은 여실히 드러난다. 응시자격에 남성의 경우 군필자 혹은 면제자로 되어 있지만 여성에겐 완전히 개방해 놓은 상태다. 평등이라는 말이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자체가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권이 신장되는 사이 과연 남성의 권익은 얼마나 존중되고 있는지 반문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이 있는가.

▲일례로 여성과 남성의 초등학교 교원 비율은 92:8, 9급 공채의 경우 7:3 등 여성들이 독점하는 시대다. 각종 여성에 대한 지원과 법률의 제정으로 생긴 현상이다. 이런 결과로 가장으로써 남성들의 사회적 입지는 물론이고 권위 추락과 가장의 실직이 사회문제화 했다. 많은 남성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증으로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반증하듯, 40∼50대 남성 사망과 자살률이 여성의 3.3배로 세계 1위다. 극단적으로 세계에서도 유일한 2∼3년 현역병사의 징병제는 꽃다운 황금시간대의 청년들에게 엄청난 차별적 사회활동의 장애요소로 작용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찾아 볼 수 없다.

남성 상대적 박탈감…'정신적 공황상태?'

그러나 여성의 경우 단적으로 세계에서도 최초이면서 우리나라가 유일한 생리휴가 제도까지 보장받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여성가족부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성부가 생겨난 것부터 위헌의 소지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어떤 면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것인가.

▲정부가 여성부를 신설한 것은 남성들에 의해 여성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 바탕이다. 그러나 남성들이 여성들을 차별하는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여성부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성의 평등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성을 이유로 사회적 특수 계급의 제도를 인정하는 중대한 모순이자 법의 이념에도 배치된다.

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성별과 종교, 사회적 신분 등 모든 사회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제11조1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도, 창설도 할 수 없다(11조2항)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여성부는 태성적으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내 주장이다. 여성부가 설치된 국가는 한국과 뉴질랜드 등 전세계에 딱 2개 나라뿐이다.

여성부가 생겨난 이후 오히려 남녀간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여성가족부에 4∼6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한해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남성을 위해서는 얼마나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맞다. 그러나 문제는 사회적 약자가 꼭 여성인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남성들 역시 사회적 약자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적어도 현재 처해진 남성들의 고단한 삶 자체는 단순히 치부해버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많은 제도가 여성에 맞춰져 있는 현실에서도 여성들의 성차별 피해 의식은 아마도 세계 1위 수준일 것이다.

"위기에 놓인 남성 위한 대안 제시할 때"

하지만 현실은 우리나라 여성의 복지지표가 세계 1백62개국 중에서 네덜란드, 벨기에와 함께 4위일 정도다. 이는 미국이나 프랑스, 캐나다보다도 월등한 수치다. 꼭 이런 지표가 아니더라도 현재 여성을 위주로 한 법률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모자보건법, 모성보호법,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여성에 관한 국제협약 등등. 그러나 정작 남성에 관한 특별법은 단 한가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주장하는 남성 역차별은 어떤 방법으로 해소될 수 있는가.
▲의식적 양성평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 있다고 본다. 때문에 더 이상 양성평등이라는 명목으로 여성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단순한 생리적 힘의 논리로만 본다는 양성평등이 여전히 미흡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제도적으로는 여성들에게 충분한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남성 권익도 생각해볼 때가 됐다. 단순히 어떤 방법으로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위기에 놓인 남성들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진정한 양성평등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풍'은 분다지만…
 사회적 제약은 '여전'

사회 곳곳에서 여풍은 계속되고 있다. 전형적인 남성 문화로 여겨졌던 정가에는 이미 '여풍黨당'(?)이라는 말이 굳어졌고, 공직사회와 경제계에 이르기까지 '우먼파워'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른바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각종 국가고시에서 여성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이를 반증하듯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눈에 보여지는 일부분을 여풍이라는 말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남성에 비해 임금수준이나 사회적 제약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각 분야의 여성 고위직 비율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는 여러 곳곳에서 눈에 띈다. 특히 경제활동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성 근로자 절반 이상인 55%가 여전히 한 직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하지 못하고 있고, 30∼40대 재취업 역시 남성에 비해 고용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 같은 측면에서 사회문제인 출산율 하락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의 가장 큰 제약은 육아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어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화급한 대목이다.

여성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함께 퇴사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면서 "여성 근로자의 약 70%가 비정규직이고, 대부분이 임신과 출산 등과 관련해 휴가조차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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