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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위기의 국산맥주, ‘돌파구’는 이미 나와 있다

이한별 기자 | 기사입력 2016/11/09 [16:37]
▲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이한별 기자= 소비자들이 점점 국산맥주를 외면하며 수입맥주를 선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수입맥주 시장점유율은 2010년 2.8%에 그쳤으나 지난해 8.4%로 성장했으며 올해 2분기 매출기준으로 15%까지 늘어났다. 5년 사이에 점유율이 약 5배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국산맥주 시장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실제, 국내 맥주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2014년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이 60%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 57%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타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 감소한 1조4908억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1년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에 오른 2006년 이후 9년만이다.

 

이처럼 국산맥주가 하향세를 타고 있는 것은 예견된 결과였다. 왜 그럴까? 답은 ‘맛’이다. 현재 국산맥주의 현실은 소주와 맥주를 타서 마시는 ‘소맥’용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산 맥주는 “싱겁다”, “맛이 없다” 등의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 한 외신기자는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악평을 내놓기까지 했다.

  

이정도면 심각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류회사와 오비맥주의 대처는 그야말로 ‘악수’를 두고 있다.


우선,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비맥주는 빈 병 취급수수료 인상 등 전반적인 경영여건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맥주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수입맥주 때문에 닥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수입맥주 라인업 강화를 택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의 수입맥주 ‘기린이치방시보리’와 ‘크로넨버그 1664 블랑’, ‘싱하’에 더해 지난 7월 호주의 라거 맥주 ‘투이즈엑스트라 드라이’를 선보였다. 그동안 맥주 수입을 하지 않았던 롯데주류도 지난 4월부터 아일랜드의 크래프트 맥주 ‘맥가글스’ 3종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구개발에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제조 업체의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은 0.41%다. 이는 전체 제조업 연구개발비 투자비율 평균인 2.4%의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  브레이크뉴스 이한별 기자

맥주는 월드컵과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행사를 포함해 계절적 특성을 타는 대표적인 주류임과 동시에, 최근 혼밥족에 이어 혼술족이 가장 즐겨찾는 주류인 만큼 점차적으로 ‘맛’에 뒤쳐지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최근 국내 주류업계가 수입맥주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국산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고, 하루빨리 대안을 내놔야 할 시기다. 

 

국산맥주 경쟁력 약화에 가격 인상, 수입맥주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선 것은 임시방편으로 당장 편한 것만 택한 고식지계(姑息之計)식 대책일 뿐이다. 해답은 이미 나와있다. ‘맛’을 잡아야 소비자도 다시 손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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