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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낙제’ 국감서 ‘낙제’한 대권 잠룡들

이원석 기자 | 기사입력 2016/10/18 [20:20]

브레이크뉴스 이원석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감사를 실시하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다. 때로는 새로운 정책,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더 좋은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국감은 국회나 피감 기관에 있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 그리고 국민들 생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아무래도 4년 임기 중 첫 경험이어서 일까. 이번 국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혹독했다. 한마디로 ‘최악’이었다는 것이다. 법률소비자연맹,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270개의 시민사회단체 연대인 ‘국정감사 모니터단’은 ‘F(낙제)’ 성적을 주며 여야 간의 정쟁만 가득했다고 평가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사태 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 우병우, 정유라 의혹으로 이어지는 여야간 출구 없는 싸움은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번 국감을 통해서 ‘경제가 좀 나아지겠지, 살림이 좀 나아지겠지’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철저히 짓밟히고 말았다. 

 

이러한 최악의 국감 속에서 특별히 콕 찝어서 F 성적을 받아야 할 이들이 있다고 본다. 바로 내년 대선에 나서려는 잠룡들이다. 약 한 달간 이어진 국감 기간 동안 그들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라를 이끌 리더가 되겠다고 외치지만 국정을 전반적으로 살피는 국감에선 그저 존재감 없고 관심도 없는 ‘이방인’ 같았다.

 

현재 정가에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잠룡들 중 현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김무성·유승민 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등은 국감장에서도 자리를 비울 때가 많아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들은 국감 때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노력의 결과이자 기본 자료가 되는 ‘보도자료’ 작성도 거의 하지 않았다. 다른 의원들이 하루에 3,4개씩 자료를 쏟아내고 조사에 임할 때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또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질의에 임했는지도 의문이다. 대선 주자급이 하기엔 너무 가벼운 일이었던 것일까?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인 예비 주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대부분은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하긴 했지만 질의에 답하기에 급급한 채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쩌면 그들은 아직 자신의 자리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대통령의 그릇을 보여주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들이 국감장에 등장하면서 국정감사보다는 ‘대선’ 자체에만 관심이 쏠려 방해가 됐다.

 

국회 안에선 조용하던 잠룡들은 국감장 밖에선 매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민생을 살핀다며 전국을 다니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강의도 했다. 국가 비전을 위해 싱크탱크도 만들어 경제성장론을 역설했다. 재야로 물러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국감 기간 자신의 대선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사실 최근 민생, 비전, 정책, 성장 등 이 모든 것이 가장 필요했던 곳은 국감장이었다. 민생을 돌보고, 강의를 하는 등의 활동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열정을 국감 속에서 녹여내지 못했냐는 것이다. 왜 국감은 외면한 채 다른 것들에만 열중했냐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여야가 정쟁만 거듭하고 있을 때 중재하고 출구를 제시하는 지혜를 보여주고,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시원하게 해결할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 국가가 가족이라면 대통령이 될 사람은 적어도 엄마, 아빠처럼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해낼 수 있는 ‘슈퍼맨’ 같은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 브레이크뉴스 이원석 기자     ©브레이크뉴스

이번 국감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이가 한 명도 없었다고 판단한다. 국감이 F 성적을 받은 것처럼, 앞으로 대선에 나설 잠룡들도 모두 이번 국감에서 F, 낙제했다고 감히 평가한다. 

 

내년 대선까지는 약 1년 2개월이 남았다. 잠룡들이 일찍부터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낼 공약들을 공개하면서 정치권은 이미 대선 정국에 접어든 분위기다. 국감은 끝나가고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기간, 잠룡들이 국감은 물론이고, 국가와 국민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F가 아닌 A+의 성적을 받길 바란다. 국민들은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 고통스런 현안을 해결할 참다운 대통령, 진짜 대통령이 나타나길 고대하고 있다는 점을 대권 잠룡들은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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